내가 바라는 탄핵 [문자요리]

타타오墨話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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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 비디오 조회수·2024. 12. 12.
요즘 탄핵이 완전 세상을 파다하게 뒤덮고 있습니다.
저는 정치에는 참 관심이 없는지라 거의 무관심합니다만 그 문자적인 내포는 궁금하죠? 좀 끌리네요.
탄핵(彈劾)은 고대 한자로 이렇습니다. 탄(彈)은 딱 화살 당긴 모양이죠? 저 활로 쏘는 탄알입니다. 그리고 핵(劾)은 캐묻는다는 뜻입니다. 말하자면 총을 쏘아대듯이 잘못을 따져 캐묻는다는 뜻이지요. 무서운 뜻입니다. 도대체 무슨 잘못을 해야 저 무서운 탄핵을 받게 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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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탄핵이 완전 세상을 파다하게 뒤덮고 있습니다.
저는 정치에는 참 관심이 없는지라 거의 무관심합니다만,
그 문자적인 내포는 궁금하죠?
좀 끌리네요.
탄핵은 고대 한자로는 이렇습니다.
재밌죠?
탄은 딱 화살 당긴 모양이죠?
저 활로 쏘는 탄환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리고 핵은 캐묻는다는 뜻이죠.
말하자면 총을 쏘아 대듯이 화살을 쏘아 대듯이 잘못을 따져 캐묻는다는 뜻입니다.
무섭죠?
도대체 무슨 잘못을 해야 저 무서운 탄핵을 받게 되는 것일까요?
탄핵은 조선시대에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상 정치를 꿈꾸던 조광조가 반대파에 몰려 사실상 누명을 받고 탄핵을 받았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반대파 중 누군가가 남은 잎사귀에 꿀을 발라 개미가 파먹게 했는데
그 글자가 주초위왕이 되었다고 하죠.
바로 조광조가 왕이 된다는 그런 의미를 낀다고 해서 당시 왕이었던 중종의 의심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탄핵을 받아 결국은 허무하게 죽습니다.
그 일화가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최초의 탄핵 자체가 참 거짓되고 사악한 의미로 시작되었군요.
그나저나 탄핵을 받는 사람은 상당한 힘을 가진 사람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그 힘있는 존재가 그 힘을 남용하거나 오용하거나 엉터리로 써먹을 때는 탄핵이라는 비장의 카드가 나와야 제격입니다.
저는 정치에 무관심하니 제 안을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밖에서 오르니 그르니 그런 오리무중을 헤매느니 제 안을 살피는 게 훨씬 유익하고 속 편하다는 게 제 결론입니다.
그런데 안쪽도 만만치 않군요.
제 안을 살펴보니 많은 현수막, 구호, 입간판 같은 것이 서 있습니다.
어떤 종교는 어떠어떠하다, 어떤 정치인은 어떠어떠하다 이런 간판이 가장 크고 또 경고하고 색깔도 진합니다.
또 인생은 경쟁이다, 여자는 어떻고 남자는 어떻다, 사랑은 어떻다, 돈은 어떻다.
이런 수많은 것들이 내면에 꽉 차 있는데 그게 전부 관념이라고 하는 것들의 모습이죠.
원래는 일시적으로 일회성으로 쑥 솟아났다가 사라지는 염두였을 텐데
그 수많은 염두 중에 제가 좀 마음에 드는 애들에게 에너지라는 월급, 관심이라는 월급을 좀 준 결과
그것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관념으로 성장한 것입니다.
이 관념들은 본래 내의 주인이 아니죠.
그런데 오랫동안 세월이 흐르다 보니 이것들이 손에 손을 잡고 집체를 이루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너무 커져서 제 안을 가득 채우고 심지어 나를 지휘합니다.
그 순수했던 이성을 시커멓게 물들이고 난잡하게 만들고 그러고도 자기가 아니면 안 된다고 으스대며 위협도 합니다.
이른바 가짜나입니다.
그 가짜나는 수백 개의 손과 발로 내 안을 짓밟고 다니며 온갖 교란을 해댈 것인데
그 가짜나가 너무 오래 내 인생을 쥐락펴락하다 보면 어떻게 됩니까?
제 본체, 진짜 나는 숨이 막혀 죽을지도 모릅니다.
그러기 전에 뭔가 강력한 결심을 해야 하고 타계책을 찾아야 하는데 어떡할까요?
그 가짜나는 천지 사방팔방을 다니며 제 이름을 대고 행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내가 단호하게 그와 선을 그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와 나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이니까요.
좀 냉정하게 말하자면 가짜나, 그것은 잡념 아니겠습니까?
나는 그리고 당신은 그런 잡념의 먼지 한 알갱이가 생기기 전에 그 태고적 고요함이며 순수함일 것입니다.
제 안의 풍경을 고요히 바라봅니다.
문득 한 알갱이 떠오르는 잡념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반가워 다가가지 말고 두려워 도망가지도 마세요.
사실 잡념은 아무것도 아니며 그야말로 먼지 그 자체입니다.
먼지마다 반응하기에 저는 너무나 소중하지요.
그걸 알기에 저는 그저 바라만 봅니다.
그 놈은 이제 뿌리를 잃었기에 저의 관심을 잃었기에 이제 가만 놔두면 녹아버리곤 합니다.
처음에는 제 앞에서 잃어버린 관심을 되찾으려고 애교도 부리고 칭얼거리고 때로 위협도 하고 광란의 춤을 출지 모르나
그저 소다꾸듯이 바라만 보면 그것은 힘을 잃습니다.
먼지 아닙니까?
어느덧 내 안에서 새도를 부리던 가짜나는 스스로 무력화되어 이제 사라집니다.
이게 제가 바라는 진정한 탄액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