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복바위'에 정성을 다하는 여인의 소원은 이루어질까 [바위] 김동리 #책읽어주는남자 #오디오북 #책과함께하는하루단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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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00 인트로
00:01:43 본문낭독
00:23:48 단잠의 아주 주관적인 감상평
00:24:59 클로징 음악 "우린 어디에서 만날까"
#오디오북 #한국문학낭독 #자기전듣는책 #소설낭독 #파피루스의책읽는하루
오늘 읽어드릴 작품은 김동리의 단편소설 바위입니다.
김동리는 한국의 소설가이자 시인이며 황순원과 함께 한국 현대소설을 대표하는 작가입니다.
그리고 이 작품 바위는 1936년 신동아지 5월호에 발표되었는데요.
그의 작품 중 초기작에 속하는 단편소설입니다.
오늘 읽어드릴 작품 바위는 내용이 참 마음을 아프게 하고 슬프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한 문둥이 여인의 비극적인 삶과 죽음을 형상화한 작품으로써
어머니의 마음과 복바위를 믿는 샤머니즘적 신앙의 바탕을 둔 우리나라의 토착정서가 잘 표현된 작품입니다.
특히 모성의 위대함과 순수하고 원초적인 아름다움
그리고 혈우의 끈끈한 정서를 통해 삶의 진실을 가슴으로 느끼게 하고 있으며
복바위라는 샤머니즘적 신앙의 대상을 등장시켜서 토속적인 분위기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저는 이 소설을 읽다가 중간에 울컥 올라오는 슬픔 때문에
잠깐 쉬었다가 다시 읽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아프더군요.
그럼 지금부터 김동리의 바위를 같이 읽어볼까요?
끝까지 함께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읍내에서 가까운 기차다리 밑에는 한때의 병신과 거지와 문둥이들이 모여있다.
거적으로 발을 싸고 누운 자, 몸을 모대에 묻고 누운 자, 혹은 포대로 어깨를 두르고 앉은 자,
그들은 모두 가을 오는 것이 근심스럽다.
아, 이제 밤으론 꽤 싸늘해. 늙은 다리병신 하나가 이렇게 말하자.
싸늘이라니 사지가 마구 옹굴러드는구만.
곁에 있던 곰배파리가 이렇게 받았다. 한쪽에서는 장타령을 가르치느라고 법석이다.
요놈의 각설이 요래도 정승판사 자제로 팔도 감삼하다고 동전 한푼에 팔려서.
이까지 할 즈음에 선생은 또 손을 들어 그것을 중지시키고 나서 훈시를 주었다.
몸짓이 제일이야. 엉덩이 뽑는 거며, 고개질 하는 거며, 이따 거기에 서서 침을 뿜는 거며, 모두 장단이 맞아야 돼.
훈시가 끝나자 두 거지아이는 이내 소리를 지른다.
네 선생이 누구냐? 나보다 더 잘한다. 시전서전을 읽었나? 요식허게도 잘한다.
노노맹자를 읽었나? 대문대문 잘한다. 이번에는 고개질이며, 손짓이며, 엉덩이 놀림새가 모두가 잘 되었다.
일동은 만족한 듯이 아아 하고 웃었다.
문동이 때가 모인 아랫머리에서는 기차가 지나가자 곧 새로운 화재가 생긴다.
아주머이, 아들 소문 자주 듣는교? 아주머이는 고개만 두른다.
그녀는 같은 무리 중에서도 제일 신참자이다. 한참 동안 침묵, 검은 우울만이 그들을 싸고 있다.
참, 이제 외론들이 풍병든 사람들을 다 죄길 거라더군.
설마 죄 없는 사람들을 죽일라고? 마을에서 온 아주머이가 대코하였다.
아, 이제 날씨가 차워서. 곁에 있는 젊은자가 또 이렇게 중얼거리자 아주머이는 불현듯 아들 생각이 난다.
작년까지는 그에게도 아들과 영감이 있었던 것이다. 아들은 술이란 이름이었다.
그는 나이 30이 가깝도록 그때까지 아직 장가를 들지는 못했으나 그에게는
일백 몇십 원이란 돈이 저축되어 있어서 같은 동무들 중에서는 그를 부러워들 했다 한다.
그는 항상 200원이 귀가 차면 장가를 들고 살림을 차리리라 했다 한다.
하여 먹고 싶은 술도 늘 참고 겨울에 벗언도 대게 벗고 지냈으며
그 흉악한 병마의 손이 어미에게 뻗치지 않았던들 그래도 처자나 거느리고 얌전한 사람의 일생을 보냈을 것이라 한다.
술이는 그의 저축에서 어미의 약값으로 쓰다남은 20여 원을 하룻밤에 술과 도박으로 없애버리고
그날부터 곧 환장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두 눈에 핏대를 세워 거리를 돌아다니며 마을 사람들을 공연히 욕하고 싸우고
그의 어미의 토막에다 곧잘 불을 놓으려 들고 하다가
금년 이름봄 나뭇가지에 우밑을 무려 표현이 어디로 떠나버린 것이라 한다.
아들을 잃은 영감은 날로 더 거칠어져 갔다.
밤마다 술이 취해와서는 아내를 때렸다.
때로는 여러 날씩 아내의 밥을 얻어다 줄 것도 잊어버리고 노상 죽어버리라고만 졸랐다.
그만 자빠지라문 나도 그의 근력이 이만할 때라서 묻어놔주지.
아내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몹시 울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그는 아내와 함께 남의 집 횡랑사리에서 쫓겨나와
마을 뒤의 조그만 토막을 지어 아내를 잃게 하고
자기는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날품도 들고 술집 심부름도 하여
얻어온 밥과 술과 고기 부스러기 같은 것을 그녀에게 권하며
먹기나 낮게 먹어라.
측은한 듯이 혀를 차곤하던 그가 아니던가.
금년 이른여름 보리가 무르기 팰 때다.
먼 마을에서는 늑대가 아이를 업어 갔다는 둥
어느 보리밭에는 문둥이가 있다는 둥
흉흉한 소문이 마을에 퍼질 무렵 이었다.
영감은 술에 취해서 아내의 토막 을 찾아왔다.
그의 품 속에는 비상 섞인 찰떡 한 뭉치가 신문지에 쌓여 들어있었다.
그것은 저녁 때였다.
아내는 거정문을 열어놓고 모지라 진 숟가락으로 사발에 말라붙은
된장찌개를 긁고 있었다.
영감을 보자 손을 들어 나체 연기 는 파리대를 날리며 우는 상으로
비죽이 웃어보였다.
영감은 당황히 품 속에 든 떡 뭉치 를 만졌다.
토막 안에 들어가서도 영감은 술 기운에 알숙해진 눈으로 한참 동안
덤덤히 그의 아내를 바라보고 있다가 문득 또 한 번 품 속을 더듬었다.
처음 떡을 받아든 아내는 고맙다는 듯이 영감을 쳐다보며 또 한 번
비죽이 웃어보였다.
그러나 비상 색깔을 짐작할 줄 아는 그녀는 떡 속에 섞인 그 검은 풀
에하고 불그스레한 것을 발견한 다음 순간 무서운 얼굴로 한참 동안
영감의 나치를 노려보고 있었다.
먼 영에서 뻐꾸기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었고 여인은 모든 것을 이해하고 얼굴을 수그렸다.
송장처럼 검고 불긋불긋한 얼굴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영감은 난처한 듯이 외면을 하였다.
그는 침을 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원수야 그만 자빠지라문 그는 무한스러운 듯이 또 한 번 침을
뱉었다.
이튿날 마을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들을 수군거렸다.
아내는 남편이 나와버린 뒤에도 혼자서 얼마나 더 울고나서 마침내
그 떡을 먹기는 먹었으되 쉽사리 죽지 못하고 할 수 없이 어디로
떠나버렸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토막 속에는 벌건 떡을 수두룩히 토해내 놓더라는 것이었다.
여인은 그의 힘으로 갈 수 있는 여러 마을을 헤매었다.
그것은 저작거리보다 구걸이 쉬움 이 아니라 행여 그리운 아들을 볼까
노숙과 구걸로 여름 한철이 헛되어 이갔다.
설마 가을 안에야 아들을 만나겠지 한 것이 헛턱이었다.
이즈음엔 영감도 그립다.
나도 이만할 때라서 꽝꽝 묻어놔 주지 하고 못견디게 죽음을 권하던
영감이 본다면 그래도 겨우사리 토막 하나는 곧잘 지어줄 것 같았다.
어느 날 그녀는 하다 못해 자기 손으로 기차다리 가까이 있는 밭
언덕 안에 조그만 토막 하나를 지었다.
토막이래야 모래흙에다 나무막대 서너 개 치고 게다가 거적을 두른
거쯤이니 고작 설이나 피할 정도 였다.
하나 이것만으로도 그녀에게는 여러 날 씨름이었다.
입으로 코로 눈으로 구멍마다 모래 가 막혔다.
살은 터질 대로 터지고 뼛속은 저리고 쑤시였다.
이틀을 정신없이 누워 알았다.
사흘째는 받임자가 왔다.
그는 무얼하고 한참 동안 욕질을 하곤 하더니
오늘이라도 꽃 뜯어내지 않으면 불을 놔버릴 게다.
큰 소리로 이렇게 외치고는 돌아갔다.
그러나 또다시 지을 힘도 없을 뿐더러 그 근처에는 달리 적당한 자리도
없었으므로 그녀는 비록 불에 살리는 한이 있더라도 그것을 뜯어낼 수는
없었다.
기어이 이 기차다리 부근에서 떠나가기가 싫었던 것이다.
그것은 기차다리에서 장토로 들어가는 마을 억위에 커다란 바위 하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복을 주는 바위라 하여 복바위라고도 하고 소원 성취를 시켜준다고 하여
원바위라고도 하고 범이 누운 것 같다고 하여 범바위라고도 부르며
이 바위의 이름은 이 밖에도 여러 시 있었다.
복을 빌러오는 여인들은 사철 끊이지 않았다.
주먹만한 돌멩이를 쥐고 온종일 바위 위에 올라앉아 바위 등을 갈다
가는 손의 돌이 바위에 붙으면 소원이 성취되는 것이라 하였다.
어떤 여자들은 연 사흘씩 밥을 싸고 와서 복바위를 갈기도 하였다.
이 바위를 아끼고 중히 여기는 것은 복을 빌러오는 여자들만이 아니었다.
동네 아이들은 와서 말놀이를 하고 노인들은 와서 여기다 허리를 기대
어 들구경을 하고 마을 사람들은 누구나 다 이 바위를 대단하게
여기는 것이었다.
수리 어머니도 어쩐지 이 바위가 좋았다.
자기도 저 바위를 갈기만 하면 그리운 아들의 얼굴을 만나볼 수 있으리라
여겼다.
그녀는 몇 번인가 마을 사람들의 눈을 피해가며 수리의 이름을 부르
며 복바위를 갈았던 것이다.
그녀가 복바위를 갈기 시작한지 한 보름이 지난 뒤 우연인지 혹은
복바위의 연검이었는지 그녀가 주위하로 그렇게 그리워하던 아들을
만나보게 되었던 것이다.
사방에서 장꾼이 모여드는 아침 장터에서 그녀가 바가지를 들고
음식전으로 들어가려 할 때 문득 소매를 잡는 사람이 있었다.
순간 그녀는 직감적으로 그가 수리 인 것을 깨달았다.
고개를 들었다.
그리하여 아들의 낯을 보았다.
순간 어미의 희고 긴 덧니가 잠깐 보이었다.
아들은 어미의 손을 잡고 걸음을 옮기었다.
장터에서 조금 나가면 무너진 옛 성터가 있고 그 옆으로 오래된 지름길
이 있었다.
길은 가을 풀로 덮이고 지나다니는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두 사람은 풀로 덮인 길바닥 위에 앉은 채 서로 잡고 불렀다.
엄마 수라 그들의 눈에서는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엄마 어디서 어째 지냈노 어째 살았노
엄마 어미는 긴 덧니를 젖히며 자꾸 울기만 하였다.
피와 살은 썩어가도 눈물은 역시 옛날과 변함없이 많았다.
엄마 날 얼마나 찾았는교 얼마나 수리는 어머니의 무릎에 얼굴을
묻으며 목을 놓고 울었다.
길바닥 자풀 속에 섞여 핀 돌 메밀꽃 위에 빨간 고추쨍이 한 마리가
날아와 앉았다.
길 건너 언덕에서는 알록달록한 뱀 한 마리가 돌 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네 얼른 돈 벌어올게 엄마 나하고 살자 내 돈 벌어올 때까지 부디
죽지 마라 아들은 어미의 어깨와 팔을 만져주며
이렇게 당부했다.
그의 붉은 두 눈에서는 하염없는 눈물이 자꾸 솟아나왔다.
그들은 다시 장터로 들어갔다.
수리는 주머니에서 돈 성량 반을 털어 어미의 손에 잡혀주며 한
4날 뒤에 다시 찾아오기를 약속하고 떡전에서 헤어졌다.
해는 벌써 설피타였다.
사람들은 바쁜듯이 소리를 지르고 오고 다고 하였다.
소를 몰고 오는 사람 나무를 쥐고 가는 사람
아이를 등에 업은 채 함지에 무엇인지 담아 이고 섰는 여자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소년 인력급 위에 앉아 흔들거리며 가는
학감아짜리 그들은 혹은 짖거리고 웃고 혹은
멱살을 잡고 싸우고 혹은 무엇을 먹으며 울고
벌떼처럼 수활거리고 들끓는 속에 그는 고개를 수그린 채 어정거렸다.
복바위 지나 기차다리 그는 혼자서 몇 번이나 입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리며 빈 지게를 등에 걸친 채 장터를 서성거렸다.
그는 오래간만에 읍내 장에 들어와서 아주 그의 아버지의 소식도 알고
나갔으면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에게 똑똑한 소식 을 전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중풍으로 반신불수가 되어 거리에 돌아다닌다고도 하고 천만에 걸려
헐떡이며 읍내 어느 주막에서 심부름 을 해주고 있다고도 하고 하나도
시원한 소식은 없었다.
수리 어머니는 아들을 한 번 만나보고 난 뒤부터는 아들 생각이 더 간절
해졌다.
그녀는 날마다 장터에 기웃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러나 아들은 제가 약속한 사날 이 지나고 보름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럴수록 다만 한 가지 믿고 의지 할 것은 저 바위뿐이었다.
저 복바위가 저대로 땅 위에 있는 날까지는 언제든 그의 아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며 그리고 자기의 병도 어쩌면 아주 고칠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였다.
그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복바위 만 갈아라.
그녀는 사람들이 다 잠든 밤이면 그 아프고 무거운 몸을 끌고 언제나
남몰래 바위를 찾아와 어루만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복바위의 영검이 먼저와 같이 그렇게 쉽사리 나타나지
않았다.
이것은 아마 그녀가 언제나 깜깜한 어둠 속에서만 갈아서 이 복바위
가 잘 응해주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 그 이튿날부터는 사람들이 보지 않는 틈을 타서 될 수 있는
대로 낮에 갈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이 낮에 사람의 눈을 피하기란 지극히 어려웠다.
그날도 그녀는 역시 자기의 아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바위를 갈고 있다가
마을사람의 눈에 띄게 되었다.
어느덧 새끼줄이 몸에 걸리는가 하더니 그녀의 몸은 곧 바위 위에서
떨어졌다.
그리하여 다리밑까지 새끼줄에 걸린 채 개같이 끌려갔을 때는 온몸이
터져 피투성이가 되고 의식조차 잃고 있었던 것이다.
나중 간신히 정신을 차려 눈을 떠보았 을 때 동소임은 물을 기르다 바위
를 씻고 있었다.
그 뒤부터 여인은 언제나 이 바위 곁을 지나칠 적마다 발을 멈추고
한참 동안 그것을 물걸음이 바라보는 것이었다.
곁에 오면 절로 발이 붙는 것도 같았다.
그녀에게 있어서는 바위가 한없이 그립고 아쉽고 그리고 원망스럽고
밉살머리스럽기도 하였다.
자기의 모든 행복과 불행이 전부 다 저 바위에 메인 것만 같이 생각
되었다.
이날도 진종일 장터에서 헤매다 돌아오는 길이었다.
저녁 되었다.
산과 내와 마을이 모두 놀에 쌓여 있었다.
그녀는 여느 때와 같이 바가지를 안고 마을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바가지에는 밥 떡 엿 홍시 대추 두부 국수 콩나물 조기때가리 북어
꼬랑이 이런 것들이 한데 섞여 범벅이 되어 있었다.
머리는 깊이 떨어뜨려졌고 다리는 무겁게 끌렸다.
그녀는 가끔 머리를 돌리고 한참 씩 섰다가는 바가지를 한 번씩
들여다보고 나서 다시 걸음을 옮기곤 하는 것이었다.
내가 아까 왜 좀 다지고 묻지 못했던 거 그녀는 몇 번이나 이렇게 중얼
거렸다.
아까라고 하는 것은 목전에서 묵을 업고 있을 때 그 곁에서 감을 팔고
있는 늙은이가 어떤 사람과 더불어
수리가 아주 나올라 몰랐나 여섯 달 받았다는데 나와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고 하던 것을 귀전으로 얼핏 들은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때 자기는 묵을 얻느라고 곁의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또 거기서 자기 아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라 아주 무심히만 흘려 듣고 말았던 것인데 이제 동네 앞길을
지나 저만큼 복바위를 바라보고 내려오느라니까 문득 장에서 들은
그 말이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었다.
분명히 그때 그 늙은이들은 술이라고 하던 것 같이 지금은 생각되는 것이다.
아차 분명히 술이라고 하던 거로 생각할수록 확실히 술이라고 한
것이었다.
술이라고 하던 것이 지금도 곧 귀에 들리는 것 같았다.
그녀는 발을 멈추고 서서 도로 장 으로 나갈까 하고 망설이다가 또
한 번 바가지를 들여다보고는 그대로 바위를 향해 걸어 내려가고 있었다.
온몸은 욱신거리고 아팠다.
두 다리는 그 자리에 그냥 거꾸로 질 것 같이 무겁고 머릿속은 열병
을 앓듯 어질어질하였다.
그녀가 바위 앞까지 왔을 때 해는 이미 떨어진 뒤였다.
먼 들 끝에서 어둠이 날개를 펴기 시작하는 어슬렁이었다.
그녀는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바위 앞까지 와서는 걸음을 멈추고 고
개를 들어 그것을 물끄럼이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토막 있는 것을 바라보았다.
바로 그때였다.
그녀의 눈에 비친 것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바라보던 그 조그마한
토막이 아니라 활활 타오르는 불길 이었다.
한순간 그녀는 자기의 눈을 의심 하고나서 다시 보아도 역시 불길
이었다.
순간 그녀는 화석이 되는 듯했다.
감은 눈에도 불길은 역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감아도 불 떠도 불 불 불 불 그녀는 나무 토막처럼 바위 위에
쓰러졌다.
이미 감각도 없는 두 손으로 바위 를 더듬었다.
그리하여 바위를 안은 그녀는 만족 한 듯이 자기의 송장같이 검은 얼굴
을 비비었다.
바위 위로는 싸늘한 눈물 한 줄기 가 흘러내렸다.
이튿날 마을 사람들이 이 바위 곁에 모이였다.
그들은 모두 침을 뱉으며 말했다.
더러운 게 하필 이에서 죽었노 문둥이가 복바위를 안고 죽었네
아까운 바위를.
바위 위의 여인의 얼굴에는 눈물이 번질번질 말라있었다.
재밌게 들으셨나요 처음 인사말에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엄마가 수리와 만나는 장면에서 그리고 수리가 엄마에게 자신을
얼마나 찾았을까 하면서 울면서 말하는 장면이 마음을 너무 슬프
게 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아들
수리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엄마는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죽어갔죠.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의 모습이 다 같지는 않겠지만 자식을 그리
우하는 모정만큼은 거의 다 비슷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즐거운 감상이 되셨기를 바라면서 오늘 책 읽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저는 다음 시간에 또 좋은 작품으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끝까지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아마 아무리 겨울이 깊어도 그 안의 봄은 조용히 기다리고 있지
흔들려도 넘어지지 않아 그게 우리의 믿음
깊은 뿌리처럼 누구도 볼 수 없지만 가장 깊은 곳에서 우리는 연결되어 있어
오래될수록 더 깊어져 그게 진짜 사랑이야 깊은 곳에서 우리는 하나야
작은 불꽃 하나가 조용히 타오르고 바람이 불어와도 꺼지지 않는 불빛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고 서로를 찾아가는 것 그게 우리가 낸 진짜 이야기야
흔들려도 넘어지지 않아 그게 우리의 이야기
깊은 뿌리처럼 누구도 볼 수 없지만 가장 깊은 곳에서 우리는 연결되어 있어
오래될수록 더 깊어져 그게 진짜 사랑이야 깊은 곳에서 우리는 하나야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아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듯
우리도 그렇게 흘러가지만 끝에서 만나는 것은 항상 그대야
깊은 뿌리처럼 누구도 볼 수 없지만 가장 깊은 곳에서 우리는 연결되어 있어
백년 후에도 우리는 하나야 깊은 곳에서 우리는 하나야
강이 바다를 만나듯 그대와 나는 항상 여기 있을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