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시 미쳤습니다”.. 1만 평 초대형 부지에 등장한 역대급 포스터 전시 ㄷㄷ

널 위한 문화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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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비디오 조회수·2024. 12. 20.
미술과 디자인, 그리고 건축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놓쳐선 안 되는 전시가 있습니다.
바로 이암 캠퍼스에서 열리는 침묵, 그 고요한 외침, 폴란드 포스터전인데요.
이 전시, 일단 전시가 열리는 공간부터 아주 독특합니다.
무려 20년간 미술에 대한 애정과 깊은 철학을 가지고 만들었는데요.
1만평의 초대형 부지에 8개의 전시동이 위치해 있습니다.
빈 상자라는 뜻의 이름답게 거대한 상자들이 오묘조묘 모여있는 듯한 건축 디자인이 아주 인상적이죠.
더 놀라운 사실은 이 건물들을 채운 미술품이 오직 소장품으로만 구성된다는 사실인데요.
그 소장품의 규모가 얼마나 대단한지 미술관 규모와 맞먹는 크기의 소장고가 따로 존재한다고 해요.
지금 그 화려한 컬렉션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전시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무려 200점이 넘는 폴란드 포스터 디자인, 거장들의 작품을 원화로 볼 수 있는데요.
20세기 그래픽 디자인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은 물론 지금도 디자인 업계에 영향을 끼치는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였죠.
1950년대 바르샤바 거리를 물들였던 포스터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이번 전시, 저희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포스터 하나가 이목을 집중시킵니다.
강렬한 빨간색 배경과 검정 드레스를 입은 여자.
대비를 이루는 강렬한 색감은 여자를 미친 사람처럼 보이게 하죠.
또 사방으로 뻗친 그녀의 머리카락은 마치 메두사를 연상시키는데요.
이 작품, 발대마를 12헤르지가 디자인한 영화 포스터 선셋대로입니다.
작가는 자신의 옛 명성과 재산을 과시하며 환상 속에서 살아가는 영화 속 배우의 모습을 광기로 가득한 모습으로 묘사했는데요.
창의적인 표현 기법과 과감한 색감, 컴퓨터 그래픽이 개발되기 전에 만들어진 이 작품은 지금 봐도 놀라울 정도인데요.
당시에도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이 시기, 대부분의 영화 포스터는 영화의 내용보다는 주인공의 얼굴이 중요했는데요.
작가는 영화의 내용에 집중했습니다.
강렬한 색채의 대비를 통해 주인공의 불안감과 긴장감을 담아냈고,
캐릭터를 과장하거나 축소하면서 단순하면서도 강렬하게 영화의 내용을 압축했는데요.
단순히 영화를 홍보하고 광고하는 작업을 넘어 영화에 대한 작가 자신만의 해석과 생각을 담은 거죠.
이 작품도 한번 보실까요?
맑은 하늘에 그려진 거대한 폭탄의 실루엣.
그 안에는 파괴된 도시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검은 하늘이 그려져 있고,
단어 하나가 적혀있는데요.
가로 98cm에 높이 65.5cm.
거대한 사이즈의 이 포스터.
타데우스 트레코프스키의 안되입니다.
작가는 전쟁은 파괴라는 메시지를 단 하나의 이미지로 강렬하게 전달하죠.
그런 그림들을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상상하고 생각하게 되잖아요.
그림의 주제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상황을 암시하기 때문인데요.
지금 보면 너무나 익숙한 표현 방법인데,
1950년대 폴란드에서는 대담하고 도발적이었죠.
당시 폴란드는 사회주의의 영향을 받아 회화, 문학, 연극, 영화 등
모든 문화 분야에서 매우 사실적인 묘사를 강요받고 통제당했는데요.
때문에 모든 포스터는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듯 디자인되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몇몇 청개구리 같은 작가들은
그와 완전히 반대되는 방식의 포스터 디자인을 선보였는데요.
자신의 생각을 함축적이고도 은유적인 방식으로 표현해,
보면 볼수록 궁금하고 상상하게 만들었었죠.
바로 이러한 디자인 스타일을 추구하던
전후 폴란드의 1세대 그래픽 디자이너들을 폴란드 포스터 학파라고 부르는데요.
시대를 거스르는 이들의 독창적인 포스터 디자인은
7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전 세계 그래픽 디자이너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어요.
사실 포스터라는 게 영화나 전시, 공연을 홍보하는 홍보물이잖아요.
그런데 이들은 포스터에 담긴 내용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재해석해요.
전문 디자인 교육이 없었던 1950년대
폴란드 1세대 디자이너들은 원래 화가로 교육받고 성장했는데요.
이념으로 예술이 통제된 시대의 포스터는
화가의 예술적 욕망을 표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습니다.
익숙하고 뻔한 표현 방식에는 신물이 났던 포스터 학파 디자이너들은
조금 독특한 묘사 방식을 발명해냈는데요.
종이를 찢고 뜯어 잘라붙이거나
낙서한 듯한 모양의 글씨를 조각조각 잘라붙이기도 하고요.
사진을 사용하더라도 그대로 쓰는 게 아니라
마치 그림의 일부처럼 편집해 포스터에 담았죠.
이들은 다양한 회화기법을 바탕으로
폴란드의 포스터 디자인을 예술의 경지까지 끌어올려요.
이들의 포스터는 1950년대에 만들어졌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실험적이고 감각적인데요.
이번 전시에서는 195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폴란드 포스터 디자인을 이끌었던 대표 디자이너들의 포스터
200여 점을 원화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이 작품은 이번 전시 출품작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강렬한 색과 단순한 선이 화폭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보다 보면 포스터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죠.
그 중심에는 입만 남은 얼굴이 있는데요.
고통으로 절규하는 것 같기도 하고
하고 싶은 말을 참고 있는 듯하죠.
얀 렌리차가 디자인한 오페라 포스터
알반베르크 고체크입니다.
사회적 억압과 폭력에 맞선
인간의 존엄성을 다루는 무거운 오페라의 내용을
오직 단순한 선과 색으로 표현했는데요.
오히려 그 단순함이 강렬함으로 다가오죠.
이처럼 단순하고 간결한 묘사를 통해
극적인 효과를 이끌어내는 방식 또한
포스터 악파 디자인의 특징 중 하나였는데요.
억압적인 시대를 살아가던 당시 동유럽 사람들에게
이런 포스터는 많은 공감과 위로가 되었죠.
이처럼 전시장에 걸린 수많은 포스터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궁금증이 생깁니다.
예술마저 이념으로 억압받던 그 시절
어떻게 이런 독창적인 포스터를 디자인할 수 있었을까요?
특별히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들이 아이디어가 어떻게 작품으로 탄생되는지
그 일련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요.
바로 빅토르 고르카의 단독 전시로 구성된 2층 전시장이죠.
이 작품 한번 보실까요?
가로 59cm, 높이 85cm의 이 작품은
빅토르 고르카 인맨호프에서 온 소녀들인데요.
그 앞에는 가로 14cm, 높이 20.5cm의
작은 박수나무판에 그려진 비슷한 그림 한 점이 놓여있습니다.
스케치 초안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에스키스인데요.
이 공간에서는 포스터의 스케치 역할을 하는
에스키스와 최종 포스터가 나란히 전시돼 있어요.
에스키스와 최종 포스터를 비교해보면서
특히 폴란드 포스터의 에스키스는
국내에선 오직 이암 캔버스의 컬렉션으로만 만날 수 있는데요.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작품들인 만큼
이번 전시 절대 놓쳐선 안 되겠죠?
이처럼 우리에게 다소 낯설게 느껴졌던 폴란드의 포스터 디자인을
아주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는 이번 전시.
작품의 특성에 따라 분류해둔 10개의 키워드를 참고하면
더 재밌게 둘러볼 수 있는데요.
이안 넷리차의 작품을 비롯해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표현이 특징인 단순성과 대비
한 점 한 점이 말 그대로 현대미술 작품 같은 매력의 은유와 암시 등
다양한 매력의 포스터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지하부터 2층까지 구현된 전시 공간들을 두루 오르내리다 보면
50년대 폴란드로 여행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데요.
실제로 이번 전시를 위해 전시장 곳곳을
옛 바르샤바 거리처럼 연출했어요.
특히 전시장 한 켠엔 바르샤바의 옛 기차역 풍경을
그대로 재현한 포토존이 있으니
방문하시면 인증샷 꼭 한번 남겨보세요.
이게 끝이 아닙니다.
한 달에 두 번씩 이번 전시를 기획한 기획자가
직접 전시에 대해 소개하는
사전 신청을 해야 참여 가능하다고 하니
방문하기 전 미리 홈페이지에 방문해 일정을 확인해보면 좋겠죠?
이번 전시는 11월 22일부터 내년 6월 22일까지
양평 이안 캠퍼스에서 열립니다.
평소 다른 곳에선 볼 수 없었던
색다른 감성의 포스터 작품들을 보고 싶다면
이번 전시 절대 놓치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