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신 캄보디아…중국식 여행 밀어내기의 위험한 선택 | 이윤정의 이슈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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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행 통제로 일본 관광 수요 급감
대체 목적지로 캄보디아 급부상
스캠 범죄 국가에 대규모 관광 유도
관광 전략 뒤에 숨은 위험과 책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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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캄보디아를 둘러싼 충격적인 사건들이
면여 논란이 됐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일하기만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현혹돼
캄보디아로 건너간 한국인들이 현지에서 여권을 빼앗기고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채 범죄단지에 감금됐다는 이야기가
아직도 완전히 해결되지 못한 채 계속되고 있는데요.
범죄단지에 갇힌 이들은 보이스피싱, 불법 금융, 사기
각종 불법 업무에 강제로 동원됐고
저항하거나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폭행과 협박이 이어졌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심지어 일부 피해자들은 끝내 불법 장기적출까지 당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 문제는 단순한 해외 취업 사기가 아니라
조직화된 국제 범죄 문제로까지 번졌습니다.
이른바 스캠센터라고 불리는 곳에서
수많은 젊은이가 자유를 박탈당한 채 범죄에 연루됐던 겁니다.
이 사건들 이후 한국 사회에서는
캄보디아는 여행, 취업에 매우 위험한 것으로 여겨지며
캄보디아행 자체에 대해 뚜렷한 경각심이 형성됐고
실제로 한국인들의 캄보디아 방문과 체류는 눈에 띄게 위축됐습니다.
그리고 지난 12일 대통령실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 연루
한국인 피의자 107명을 송환했다고 밝혔습니다.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범죄들에 한국인의 연루가 점점 정리되고 있다는 뜻이죠.
그런데 바로 이 시점 중국의 해외여행 시장에서는
전혀 다른 방향의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중국 외교부와 문화관광부는 11월 중순부터 잇따라
일본 여행을 피하라는 여행 경보를 발표했고
중국의 구경여행사들과 항공사들은 일본행 단체 투어와 항공편을 취소하거나
운항을 축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11월 7일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 발언이 촉발한
외교 분쟁 속에서 나온 강력한 대응으로 해석됩니다.
일본국제관광지능기구의 추정치에 따르면
올해 10월 일본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 여행객 수는
약 389만 6,300명인데요.
이 가운데 한국인이 약 86만 7,200명으로 1위
중국 본토 관광객이 약 71만 5,700명으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만큼 일본 관광 산업에서 중국인 비중은 절대적이었는데요.
그런데 이 흐름이 한순간에 끊겼습니다.
중국 정부가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한 지 한 달
일본 주요 관광지에서는 코로나19 때와 비슷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침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니온 게이자의 신문에 따르면 오사카, 교토, 오키나와, 도호쿠,
중국 관광객 의존도가 높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단체 관광버스 예약이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 됐습니다.
오사카의 한 관광버스 업체는
11월 예약은 절반 이상 취소됐고
12월은 거의 없다고 했고
춘절에도 손님이 늘어날 것 같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단체 투어 100건을 운영하던 업체가
올해 12월에는 서너 건만 남았다는 증언도 나왔는데요.
항공편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간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하는 중국발 항공편은
지난달에만 10% 줄었고
이달에는 최대 34%가 운항을 중단할 전망입니다.
여러 중국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 운항 계획을 조정했고
그 감축은 12월 들어 집중적으로 나타났는데요.
항공 스케줄 분석 기간 OAG의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항공사 16곳이 운영하던 일본행 편도 항공편은
좌석 수도 88만 4천석에서 67만 2천석으로 줄었는데요.
운항 횟수 기준 약 25%, 좌석 수 기준 약 24%가 사라진 셈이죠.
11월 말까지 이미 900편이 넘는 항공편이 취소됐고
중일 직항 노선 가운데 최소 12개는 아예 전면 운항이 중단됐습니다.
중국 항공사들은 일부 노선에 대해
수수료 없는 전액 환불 조치를 시행했고
무료 취소 가는 기간도 내년 3월까지 연장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이 높았던 오사카 백화점과
호텔 매출도 눈에 띄게 줄었는데요.
한큐 우메다 본점의 중국인 고객 매출은
11월 하순부터 약 20% 감소했고
지난달까지 후조였던 다이마루 신사이바시점도
12월 들어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오키나와에서는 나하 베이직 노선이 결항됐고
중국발 크로즈 기항 취소도 18건에 달했습니다.
도호쿠 센다인 노선, 호카이더 노선도
줄줄이 중단되거나 취소되고 있고요.
여기에 최근 아오무리 앞바다 지진까지 겹치면서
주일 중국 대사관은 일본 방문을 피하라는 권고를 재차 내놨습니다.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42.8%가 이미 일본 경제에 부정적 역량이 나타났다고 답했습니다.
이 수치들이 의미하는 건 단순한 조정이나 제한이 아닙니다.
중국인들에게 친숙하고 안정적인
일본이라는 해외여행지가 사실상 막혀버렸다는 뜻입니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금지라는 표현을 쓰진 않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일본 여행 비용이 올라가고
노선이 줄고 선택지가 사라지면서
일본 여행 자체가 어려워진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중국의 거대한 해외여행 수요가 스스로 잘려나간 셈입니다.
관광산업의 관점에서 보면 이건 꽤 치명적인 변화인데요.
가장 인기 많은 목적지 중 하나가 한순간에 사라졌고
그 자리는 그대로 공백으로 남게 됩니다.
여행업계 입장에선 이 공백을 그냥 둘 수는 없겠죠.
일본이 막히자 중국 여행업계는 즉각 대체 목적지를 급하게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중국 최대 여행 플랫폼 시트립이 있습니다.
시트립은 뉴욕과 홍콩 증시에 상장된 민간 기업이지만
중국의 대형 플랫폼 기업답게 내부에는 공산당 당위원회가 설치돼 있는데요.
중국에서 해외여행 산업은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전략산업 중 하나입니다.
출입국 정책, 항공술로, 단체 관광 허가
이 모든 게 중국 정부의 통제 아래 있죠.
그래서 정부가 방향을 바꾸면 여행 플랫폼은 그에 따라
여행 상품과 내용을 조정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2월 1일 시트립은 캄보디아 관광청과
호텔 패키지와 관광코스 공동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죠.
그리고 놀랍게도 그 바로 다음 날
캄보디아 정부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14일 무비자 정책을 공식 발표합니다.
내년 6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여름 성수기 4개월 동안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 정책을 시범적으로 시행하겠다는 건데요.
이 기간 동안 중국인 관광객은 비자 신청이나 관련 수수료를 따로 낼 필요 없이
전자 입국 카드만 작성하면 캄보디아에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체류 기간은 한 번 입국할 때 최대 14일이고요.
이 기간 동안에는 여러 차례 재입국도 허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죠.
그런데 시트립과 캄보디아 관광청의 협력 체결식
그리고 캄보디아 정부의 무비자 발표 사이 시간 차이는 단 하루
일본이라는 핵심 목적지가 갑자기 사라진 자리를
캄보디아가 빠르게 메우는 그림이 완성된 겁니다.
사실상 같은 흐름 속에서 모든 일이 진행됐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캄보디아는 단순한 신흥 관광지가 아니기 때문이죠.
캄보디아는 이미 오래전부터 국제사회에서 대규모 사기단지,
인신매매, 강제노동의 중심지로 지목돼 왔습니다.
유엔과 인권단체, BBC, 로이터 등의 보도에 따르면
캄보디아 곳곳에는 50곳이 넘는 사기단지가 여전히 운영 중인데요.
겉으로는 호텔이나 산업단지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범죄기지로 운영되고 있죠.
여권 압수, 감금, 폭행, 협박, 보이스피싱 강제 동원, 몸감 요구까지
이미 수차례 확인된 사실입니다.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피해자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중국인 피해자 역시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와 시트립이 나서서
캄보디아를 대체 목적지로 적극 밀자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즉각 반발이 나왔습니다.
왜 하필 캄보디아냐, 그곳은 안전하지 않다,
관광객을 위험지역으로 보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고요.
일부 이용자들은 개인정보 도용이 걱정된다며
시트립 계정을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한국사회는 이미 캄보디아 범죄단지의
실태를 알게 됐고 한국인들은 캄보디아 행 자체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현지 범죄단지에서 강제 노동에 동원되던
외국인 인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여기서 또 다른 의문이 제기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와 중국 최대 여행 플랫폼이 나서서
대규모 중국인 여행 흐름을 캄보디아로 유도하는 게
단순히 관광산업 회복을 위한 선택일까요?
아니면 다른 목적과 구조적 계산이 깔려 있는 걸까요?
과연 이 여행권장은 누구를 위한 결정이었을까요?
그리고 그 선택의 위험과 책임은 결국 누가 감당하게 되는 걸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