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길 브이로그 ep3】 용서의 언덕

유랑쓰 YOURANG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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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오늘은 25km를 걷는 날이고
오늘 가는 곳 중간에 용서의 언덕이라는 곳이 있는데
용서의 언덕에서 그동안 나한테 죄를 지었던 사람들을
내가 마음속에서 용서를 하고
내가 지었던 죄를 용서를 구하는 그런 곳입니다.
한 20km 정도 걷는 동안 누구에게 용서를 구하고
누구를 용서하면 좋을지를 좀 생각해보면서 갈 생각이고
오늘도 되게 빡센 구간이에요.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이 심하다고 해가지고
걱정이 되는데 제 걱정이 아니고
이분 걱정이 되는 거죠.
지금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여러분 이 시내에서는 길을 어떻게 찾냐면
이 조가비 모양을 따라가면
술래 방향으로 안내를 한답니다.
길을 잃을 염려가 없어요.
나무에 이렇게 노랗게 돼 있는 것도
술래길 위치를 표시하고 있는 거예요.
방향을
제가 진짜 길치인데
여기 술래길은 길을 찾는 게 너무 쉬워.
왜냐면 곳곳마다 하살표가 돼 있어가지고
그게 진짜 좋고
그냥 여기를 걷고 있는 게 되게
큰 행복이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날만 해도 내가 도대체
여기에서 왜 걷고 있는 거지라는 어떤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서 의심을 많이 했는데
저는 종교가 없지만 이 술래길을 걷고 있는 게
하나의 또 다른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내가 이 도시들을 천천히
랩 두 발로 걸어서 다닐 수 있으면 되게 감사하고
밤에 맛있는 거 먹을 때도 너무 기분이 좋고
와인을 먹을 때는 더 좋고
뭔가 그렇습니다.
또 하나의 행복을 찾았다고나 할까
되게 다들 왜 너는 사서 고생을 하냐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술래길을 걷는다고 했을 때
술래길은 제 생각에는
전혀 고생스럽지 않은 것 같아요.
약간 재밌다고 할까? 오히려?
근데 이게 언제까지 그럴지 모르죠.
왜냐면 제가 지금 걸은 지
30분도 안 됐습니다. 오늘
한 이따 2시간 걷다가
용서의 언덕 만나면은 난리 날 수도 있죠.
여러분 여기 풍경이 지금 너무 멋있어요.
근데 지금 내가 잘 찍고 있는 게 맞을까?
시내가 되게 길다.
다들 그러더라고
여기 펌플로더 시내 빠져나가는 건
마을 종일 걸리지.
약간 돌아 돌아가는 느낌이야 지금 이거.
약간 술래자들 엿 먹으라고
지금 나 행복해.
왜?
어?
너가 하는 소리 안 들려가지고
뭐 물어봤는데?
어떠쇼? 걸을만한가요?
걸을만한가요?
지금 6km 정도 걸었고요.
펌플로나를 떠나서
첫 번째 마을에 도착을 했습니다.
마을마다 분위기가 진짜 다르다.
일단 여기서 화장실을 좀 해결을 하고
싸왔던 간식을 먹으면서 좀 쉬었다가
오늘 이제 몇 km 남았지?
6km를 걸었는데 몇 km 남았냐면
아직 20km가 남았네요.
20km를 더 걸어보겠습니다.
뭘 먹을 거냐면
이걸 먹으려고요.
이거 오늘 알베르게 주인이 준 건데
이거 하나 먹고 출발해야지.
괜찮아?
버스 타고 올래?
무리하지 마.
버스 타.
화장실이 어디예요를 스펠 에스타 엘바니오
그래서 스펠 아저씨가 날 화장실로 안내해줬어.
바니오가 화장실입니다.
애 이름 뭐야?
어디 이런 건가?
몰라?
여러분 이제 좋은 시절은 다 갔고요.
마을을 벗어나서 저 언덕 끝까지 오릅니다.
저 언덕을 넘어가면 용서의 언덕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 곳에서 모든 것을 용서하고 용서를 구해보도록 할게요.
일단 저 언덕을 올라가는 것이 관건인데
잠깐 쉬려고 앉았는데
벌써 10km나 걸어왔더라고요.
이제 10km 걷는 건 1도 아니야.
옛날에는 만보만 걸어도 다리에 불이 나고 힘들었는데
이제 20km쯤이야.
10km는 그냥 껌이네요.
제가 반정도 오면서
누굴 용서하면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오늘 떠오르는 거는
오늘 알베르기에서 아침에 만난
이상한 외국인 아줌마 말고는 떠오르는 사람이 없어요.
그 아줌마가
내가 유튜브에다가 다른 사람을 욕하고 싶지는 않은데
너무 심했어. 그쵸?
응.
이상한 아줌마였어.
내가 알베르기에서 1박 하면서
외국인한테 그렇게 계속 욕먹은 건 처음이야.
3번이나 욕을 먹었는데
모르는 언어로 뭐라고 하니까 영어도 아니었고
스페인어야.
막 역점을 내는데 나한테
처음에는 내가 무슨 잘못을 그렇게 했나?
내가 약간 너무 알베르기가 익숙하지 않아서
경거망동했나? 그런 생각도 가졌고
막 소리를 지르니까
진짜 깜짝깜짝 놀라서 기죽어 있었는데
알고 보니까 저한테만 그러는 게 아니더라고요.
다른 사람들한테도 많이 그러고
오늘 용서할 거는 아줌마뿐인 것 같습니다.
지금 일단 걷는 동안
큰 생각이 안 들어서
용서할 자도 없고
다만 그런 생각은 했어요.
내가 이 용서의 언덕을 건너면
앞으로 누군가에게 용서받을 짓은 하지 말자.
잘못은 저지르고 살지 말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아줌마를 용서하면서 마무리로는
어떤 나는 새롭게 태어난 느낌으로
살면 어떨까 싶네요.
지금 또 그 와중에 뭘 먹고 있어가지고
또 뭘 드실 거죠?
요거 되게 궁금해가지고
마리아
무슨 맛인지 한번 볼게요.
비스킷이구나.
어때? 맛있어?
이거 많이 가져왔어.
하나 가져왔어?
응. 딱 그 맛이야.
다이제 초코 없는 맛.
바다 코코넛.
바다 코코넛 맛.
Hola.
Buen Camino.
No hacemos el camino.
응?
Hacemos una etapa.
No camino 아니라고?
No, it's...
Do you speak English?
Yeah.
It's one walk.
From Poblena to Puente la Reina.
It's for training.
You just training?
Yes.
For walk is in summer.
Gracias.
Thank you.
Buen Camino.
이 언덕길이
약간 자전거 여행자들한테
헬이야 보니까 그치?
여기서 보는 게 꿀잼이네.
남들 고생하는 거 보니까 꿀잼이야.
그러니까 나는 앉아서 쉬고 있고
남들 막 운동해서 올라오니까
그래 나만 힘든 거 아니구나 하는 어떤
동지애가 생기네요.
저기는 엄마랑 아기들이
까미노를 걷고 있어요.
저렇게 조그마한 애들도
자기 몸무게에 맞는 가방을 메고
걷고 있다는 게
되게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여러분 이게
트레킹 같은 거를 제가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너무 지루해가지고
똑같은 풍경을 계속 보는 게 사실
좀 지루한 일이기도 하잖아요.
근데 지금 저는 저의 적성을 찾은 것 같습니다.
난 지금 이 슬랩길이 너무 좋아.
약간 이 체질을 만든다고 해야 될까?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냅다 걸으면 되잖아요.
걸어가는 그 방향 그대로.
그게 너무 좋고
음악 들으면서 이 길을 걷고
풍경도 너무 좋고
이따가 가서 맛있는 거 먹고
와인 먹을 생각도 신나고
이 길이 너무 멋있어.
그리고 올라가서 나는 누군가에게
용서를 구할 수 있단 말이야.
약간 이런 어떤 메시지 같은 거 있잖아요.
그런 것도 되게 좋은 것 같고.
아무튼 슬랩길
한 열 번도 더 걸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물론 몇 번 안 걸었습니다만
여러분들 슬랩길은 고난의 여행이 아니었어요.
굉장히 행복의 여행이었다.
아 힘들다.
앉아서 잠깐 쉬고 있는데
지금 또 그들이 몰려옵니다 여러분.
맛있네 이거.
개맛있다니까 그거.
이렇게
올라
약간 초콜릿 하나 조지고
아주 강을 제대로 충전하고
다시 출발합니다.
지금 몇 키로 남았냐면
제가 알려드릴게요.
궁금하시진 않겠지만 제가 알려드릴게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갑니다.
14키로 남았어.
반 정도 왔습니다.
근데 아직도
산이 저렇게 높게 남았다는 게 심각적이야.
슬슬 다가오는 게 느껴지네요.
용서를 구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지난 초딩 제자들에게
화제를 해야겠어요.
선생을 만나
제대로 배운 걸 받지 못하고
오히려 애들이 나를 약간
부모처럼
애들이 나를 생각해 줬거든요.
지금에서는
성인이 되었습니다.
저의 첫 제자들이.
그래서 작년에 만나가지고
술 파티를 했더라고요.
다행히 술은 제가 제일 잘 먹더라고요.
술은 제가 제일 잘 먹더라고요.
살고 있지 애들아.
용서해줄래?
뭐라고?
13키로 남았어.
맥주 마시고 싶다.
라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네요.
용서해줘서 고마워.
애기가
아름다워.
뭐 큰 감흥은 없고요.
내 주제에 누구 용서합니까?
그들도 날 용서하고
나도 그들을 용서하지 뭐.
사진 좀 찍어줄래?
이제 남은 구간이
지옥의 내리막길이라고
돌길로 돼 있는데
내리막이 심해가지고
무릎이 아작 나는
용서고 나발이고
지금 도가니한테 용서를 못 받는 거야.
되게 쨍쨍하다 쟤도.
다 먹네 오늘 초콜릿은.
몇 칼로리인가?
이래서 술래길을 걸으면
살이 절대 안 빠진다고 하나 봐.
먹네 계속 먹어.
560칼로리.
이거 하나가?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여기 오면서
밥 5공기 먹은 거야.
얼마나 남았죠?
7키로 남았어요.
7키로 더 걸어가면
숙소가 나옵니다.
갑시다.
이제 슬슬 지친다.
이제 한 3키로 나왔나?
저 마을인 거 같은데?
저 뒤에 보이는 마을.
지금 기분 좋은 댓글을 봤거든.
뭔데?
유랑스 주식 종목이 있다면
투자하고 싶네요.
조만간 입수문 타고 떡상각.
이런 얘기를 2년 전부터 들었어.
저평가가 오래되면
그냥 저평가가
오른평가라는 소문이 있지.
아이고 술래자들이 오시네요.
여기 끝 아니야?
우리는 가볼게.
퀸텔라 레이나로 가야 돼.
됐어.
한 계단.
지금 뭐 하는 겁니까 진짜.
여보세요.
여기서 이러시면 안 돼요.
조용히 해.
왜 길포동에서 이러고 있는 거야.
지도를 봤는데
아직도 1시간을 더 가야 돼.
왜 줄지를 않는 거야.
아니야 아니야.
안 될 거야.
내 구글 지도는 3.5km 남았다고.
죽은 건 아니지.
여보세요.
손이라도 흔들어줘봐.
죽었나 살았나.
진짜 죽을 것 같아.
뭔가 생명이 줄어들고 있는 느낌이야.
남은 2km가 너무 힘들어.
이제 힘내서
다이렉트로 가자.
진짜 가는 거야.
어디? 지옥으로?
아니 근데 숙소에 자리가 없을 것 같아.
지금 몇 시야?
지금 5시는 넘었어.
어떡해.
우리 진짜 빨리 가야 돼.
안 그러면 알베르기 체크인 자체가 안 될 수도 있어.
빨리 가.
가자.
할렐루야.
제로가 아니네.
우리 100% 숙소에 자리 없을 것 같아.
포기했어 이제.
자리가 있을 거라 기대를 안 하게 됐어.
지금 25km를 걸어서 도착했는데
숙소에 자리가 없는 것 같아요.
전화했더니 뭐라 뭐라 하는데
서로 못 알아듣는 것 같고
지금 일단 기다려 보고 있습니다.
린다.
이름이 린다.
린다가 누구냐면
저희랑 어젯밤에 같이 잤던 미국인인데
안녕하세요.
릴리.
그리고 내가 너를 주문했어.
릴리?
고마워.
그 미국인이 저희 대신에
두 명 더 예약을 해주겠다고 얘기를 했어요.
근데 알베르기에 돈을 낸 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 예약이 유효한지 안 한지 몰랐거든요.
그래서 그냥 와서 전화했더니
예약 다 찼다.
그랬는데 린다라고 얘기를 했더니
자리가 있다고 하는 거야.
그래서 저희는 여기서 잘 수 있게 되었습니다.
린다 짱.
여러분 진짜 대박입니다.
이게 지금 알베르기야.
그리고 게다가
도미터리가 아니고 2인실이에요.
너무 깨끗해.
그리고 미쳤나 봐.
이렇게 옷걸이도 있고
밖에 뷰가 풀떼기만 있긴 한데요.
이게 웬일입니까?
그렇지.
2인실.
2인실입니다.
얼른 씻고 밥을 먹어야겠어.
여러분 천국이 있다면 여길 거예요.
어떻게 기어.
기어기어기어가지고 여기까지 왔는데.
내발로.
시발시발시발.
아니 뜨거운 물도 너무 잘 나오고 해가지고
원래 이틀에 한 번 씻으려고 했는데
오늘도 샤워도 하고 머리도 감았습니다.
머리가 아주 찰랑찰랑하죠잉?
고마워요.
건배.
안녕하세요.
미국에서 왔어요.
근데 오늘이 최고의 밤이었어요.
새로운 친구를 만났어요.
안녕하세요.
그리고 여기가 최고의 곳이고
최고의 저녁을 먹었어요.
네.
그리고
오.
천국이야.
붙여주고 왔어.
괜찮대.
어때? 물 많이 부었어?
무릎이 엄청 많이 부었어.
부었어?
오늘 뭐 할 것 같다고 하고.
어제 저희랑 같이 식사했던 린다가
저희랑 숙소에 가다가
돌풀이에 걸려 넘어져가지고
완전 철푸덕 넘어져서
여기 입술이 까지고
지금 무릎이 한쪽 무릎이 엄청 부어서
오늘 같이 걸을 수 없는 상황이고
호텔에서 1박을 더 하려고 해가지고
린다 혼자 지금 남아있는 상황인데
마음이 너무 안 좋아요.
왜냐하면 저랑 바로 옆에 있다가 넘어졌거든요.
제가 만약에 조금만 한 번만 딱 붙잡았어도
이런 상황이 안 생겼을 텐데.
안녕하세요.
다 왔어.
정신 차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