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도 못 버틴다…중국 지방정부 재정의 붕괴 신호 | 이윤정의 이슈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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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까지 번진 공무원 급여 체불
청년 실업 확대와 사회 불안 누적
지방 재정난 속 수당·성과급 대폭 삭감
국유기업 임금 지연과 구조조정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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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제 상황이 어느 정도로 악화됐는지를 보여주는 신호가
이제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조차 나타나고 있습니다.
베이징 일부 지역에서는 지방 공무원들의 급여가
정상적으로 지급되지 않고 있고
대졸자 실업 문제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호수에 거주하는 전 베이징대 법대 교수이자
반체제 인사인 위안홍빙은
중화권 매체 칸중거와의 인터뷰에서
베이징 일부 지역에서 지방 공무원 급여가
정상적으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에 따르면 2025년 기준으로
베이징시에서 연간 급여를 전액 지급받는 곳은
하이텐구 단 한 곳 뿐이고
나머지 9와 현의 공무원들은
1년에 8, 9개월치 급여만 지급받는 구조에 놓여 있다는 겁니다.
이 발언은 중국 공산당 체제 내부의 양심적인 인사들로부터
전달받은 정보에 근거한 것이라고 합니다.
수도 베이징의 재정 상황이 이 정도라면
다른 성과 도시들의 재정요건은
더 악화됐을 가능성이 크고
변방의 낙후지역은 훨씬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 수 있다는 건데요.
베이징은 중국에서 재정요건이 가장 안정적인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인데
그런 베이징에서조차 임금 체불이 발생하고 있다는 건
중국 전체 경제에 걸친 압박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거죠.
공무원 급여 체불 문제와 함께
중국 경제를 압박하는 또 다른 핵심 요인으로는
청년 실업 문제가 지목됩니다.
위안홍빙은 전국 대졸자의 취업률이
유연 취업을 포함해도
약 60% 수준에 그친다고 주장했는데요.
이를 기준으로 하면
올해 신규 대졸자 가운데 약 500만 명이
실업 상태에 놓일 수 있고
최근 3년간 누적된 대졸자 실업 문제까지 합치면
취업하지 못한 대졸자 수가
약 2천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추산도 내놨습니다.
위안홍빙은 대졸자들이 중국 사회에서
가장 큰 지식 자원을 가진 집단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장기적인 실업 상태는
사회적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그는 재정 압박과 실업 확대를
중국 경제 위기의 주요 신호로 꼽으면서
하강 흐름이 반전되지 않을 경우
사회 내부의 긴장이 점차 누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국 당국은
경제 정책의 방향을 수출해서
내수로 전환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중국 공산당은 12월 11일부터 이틀간
비공개로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고
내년 경제 정책의 핵심 방향으로
개혁과 내수 활성화를 제시했습니다.
관영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회의에서는
국내 소비 진작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보조금 지급 확대와
도시 농촌 주민의 소득 증진을 강조했습니다.
이른바 도농 소득 증진 정책은
소득을 늘려 소비를 활성화하겠다는 점에서
한국의 소득 주도 성장과 유사한 측면이 있지만
방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이 기업과 노동 간의 소득 배분 구조에
초점을 맞췄다면
중국은 정부가 보조금과 이전 지출을 통해
가계 소득에 직접 개입하는 형태입니다.
위안홍빙은 중앙경제공작회의의 정책 기조가
수출 시장이 본격적인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재정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정부 주도의 내수 활성화 정책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경제 압박은 공무원 사회 전반으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저장성에서도 공무원 급여 삭감이
현실화됐다는 증언이 나왔는데요.
저장성의 한 도시정부에서 근무하는
중경 공무원 텐모 씨는
지난 3년간 20% 이상 삭감된 급여를
받아왔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서도 공무원은 액수는 적더라도
안정된 급여와 근무 여건이 보장된
중국에서도 공무원은 철밥통으로 불립니다.
하지만 텐 씨에 따르면 그것도 옛말이 됐죠.
그는 2021년부터 공무원을 비롯해
지방정부 소속 공공인력의 급여와 수당,
성과급 삭감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고 전했습니다.
이 공무원에 따르면 과거에는 보통 연말 성과급으로
약 6만 위안 1140만 원을 받았지만
지금은 2만 위안 379만 원 수준으로 줄었고
연차 미사용에 따른 보너스도 급여 1개월치를 줬었는데
그것도 3분의 1 이하로 삭감됐다고 합니다.
그 결과 연간 수입은 2021년 이전 19만 위안
3610만 원에서 현재는 약 14만 위안
2670만 원으로 약 26%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의 공무원 급여는 기본급과 월간 수당,
보조금, 연말 성과급 등으로 이루어지는데요.
이 가운데 기본급은 중앙정부가 지급하면서
지금까지는 삭감되지 않았지만
지방정부 재정에서 부담하는 각종 수당과
연말 성과급은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현재 이 공무원이 근무하는 지역에서는
월간 수당이 전혀 지급되지 않고 있고
보조금과 성과급도 추가 삭감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하네요.
주목할 점은 저장성이 중국에서 경제적으로 발전된
남동부 연안에 위치해 있고
지난해 7월 저장성 통계국에 따르면
저장성의 상반기 GDP는 4조 900억 위안
777조 원으로 중국 31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4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처럼 경제력 상위 지역에서도 공무원 급여 삭감이
이뤄지고 있다는 건 다른 지역의 상황이
더욱 어렵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이 공무원은 동부지역이 벌어들인 재정을
서부개발에 투입해 왔지만
이제는 저장성조차 자체 재정 여력이 부족해
채권 발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공무원 급여 삭감과 인력 감축 문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홍콩 매체들을 중심으로
잇따라 보도돼 왔는데요.
상하이에서는 처장급 이상 고위 간부들의 연봉이
최대 40% 이상 줄어들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다만 기본급은 그대로 유지한 채
수당과 상여금, 성과금만 삭감해
겉으로는 임금이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이 같은 재정 압박은 공식 통계에서도 드러납니다.
중국 재정부에 따르면 2023년 8월 기준
국가 재정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고
특히 세입은 큰 폭으로 줄었는데요.
그런데 눈에 띄는 점은 토지 사용권 판매 수익이
40% 이상 급감했는데도
세외 수입은 오히려 8.8%나 증가했다는 겁니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방 정부가
각종 벌금과 과태료를 늘린 것 말고는
실제로 중국 여러 지역에서는
벌금 부과가 급증한 사례들이 확인됐는데요.
코로나19 시기였던 2021년
광둥성 포산의 한 고속도로 교차로에서는
단기간에 수십만 명에게 벌금이 부과돼
논란이 됐습니다.
또 2022년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현급 이상 도시 300곳 가운데
80곳에서 벌금 몰수 수입이 전년보다 늘었고
2배 이상 증가한 도시도 적지 않았는데요.
이런 재정난은 이제 민간기업을 넘어
국유기업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광둥성의 중견 국유인프라기업인
관회의 도로교량요한회사는
지난 11월 21일 자금난을 이유로
직원들에게 기본 생활을 보장하는 수준의
급여만 우선 지급하고
나머지 급여와 복리 후생비는
나중에 지급하겠다고 내부 통지했습니다.
회사는 직원들의 침묵을 회사에 대한
깊은 신뢰로 해석했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앞으로도
10년 넘게 근무한 직원은 통지 이후
동료들 사이에서 수입 감소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 3년 동안 관회의 공사에서는
직무 통합과 부서 폐지, 인력 감축이 이어졌고
급여 체계도 여러 차례 바뀌었는데요.
공식적인 소통 창구가 없어 불만을 공개적으로
제기하기 어렵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경제 여건이 악화돼 이직이 쉽지 않다 보니
일단 회사를 떠나지 못하고
버티고 있다는 분위기도 전해졌고요.
관회의 공사는 한때 지역 내 도로와
교량 공사를 수조하며 성장한
대표적인 국유 인프라 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신용평가가 한 단계 하향 조정되면서
정부 사업 입찰 역량에도 타격을 받았죠.
광둥성 전체로 봐도 인프라 투자 증가세는 둔화됐고
고정 자산 투자는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이 때문에 광둥성의 국유 인프라 기업인
관회의 공사에서 나온 임금 지급 지연 우려도
단순히 한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중국의 인프라 기업들은 도로와 교량 같은
국가 투자와 직결돼 있고
결국 지방정부 재정 상황의 역량을 크게 봤기 때문이죠.
실제로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구의저우성의 대표적인 도로 국유 기업은
막대한 채무 부담으로 직원 임금이 수개월씩 지연됐고
윈단성의 대형 국유 건설 인프라 기업에서도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인프라 분야의 경력난이
인간을 넘어 국유 기업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합니다.
경제 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단기간에 여건이 나아지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또 노동정책 전문가들은 임금과 복리 유생이 채불되는데도
직원들이 겉으로 침묵한다고 해서
기업이 안정적인 건 아니라고 말합니다.
임금이 불확실한 상태가 길어질수록
실제 업무 수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건데요.
관회의 공사 내부에서도 변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경영진 교체와 조직 축소가 진행됐고
가뭄과 사업 부문 축소가 동시에 이뤄졌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현재 직원들이 가장 크게 주목하는 건
채불된 임금을 언제 받을 수 있느냐는 문제입니다.
이런 경제적 압박은 사회 불안으로도 표출되고 있는데요.
자유아시아 방송에 따르면 올해 노동절 연휴 전후로
중국 각지에서 공장 폐업과 임금 채불에 항의하는
노동자 시위가 잇따랐습니다.
저장성과 광둥성에서는 수백 명의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와 미지급 임금을 요구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공안이 투입돼 시위를 진압하기도 했습니다.
베이징의 공무원 임금 채불, 광둥성 국유기업의 급여 지연,
저장성 공무원의 급여 삭감, 그리고 벌금 수입 확대까지
이 모든 사례는 중국 지방정부 재정이 이미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으며
그 부담이 공직사회와 국유기업 그리고 일반 국민에게까지
전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