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회담 앞두고 흔들리는 중·이란 관계…중국의 딜레마 커진다 | 이윤정의 이슈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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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붕괴 공포에 흔들리는 중국
미·중 정상회담 앞, 이란 변수 부상
중국도 부담된 이란의 해협 봉쇄
트럼프 압박 속 중국의 딜레마
이란 지원 흔적, 미국 손에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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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뭘까요?
바로 이란 정권의 붕괴와
그 이후 벌어질 후폭풍일 수 있습니다
만약 이란 정권이 무너지면
중국이 그동안 뒤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란을 지원해 왔는지
그 자금 흐름과 네트워크
각종 거래 기록들이 한꺼번에
미국 손에 넘어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였을까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이란 외무장관 ‘아라그치‘가 먼저 베이징으로 날아갔습니다
그런데 중국의 반응은 예상과 조금 달랐습니다
이란의 기대와 달리
중국은 공개적으로 이란 편에 서기보다는
오히려 외교적 해결을 압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지금 중국은 이란을 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끝까지 안고 갈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는 상황입니다
아시다시피 트럼프 대통령은 5월 14일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중 정상회담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이란 외무장관 ‘아라그치‘가 먼저 중국을 찾았습니다
5월 6일 오전, 아라그치는
중국 외교부장 왕이와 회담을 가졌습니다
중국 외교부가 공식 발표한 의제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였고요
그런데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을
단순한 외교 방문으로 보지 않습니다
관영매체가 공개한 내용은 어디까지나 공식 입장일 뿐이고
실제 핵심 논의는 따로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대만 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선밍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대이란 지원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아라그치와 왕이 모두 그 부분을 의식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을 상대로 어떻게 공동 대응할지에 대해
사전에 비공개 조율에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
즉, 미국이 어떤 압박 카드를 꺼낼지 예상한 상태에서
중국과 이란이 사전 교감에 나섰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정치·군사 평론가 ‘마크’는 아라그치가 중국 측에
네 가지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는데요
첫째, 해상 봉쇄 상황 속에서
중국이 육상 루트를 통해 이란에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는지
둘째, 현재의 위기를 버틸 수 있도록
긴급 자금 지원을 제공해달라는 것
셋째, 무기와 군사 장비에 대한 추가 지원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국의 폭격으로 사실상 파괴된
우라늄 농축 시설을 재건하기 위한 중국의 기술 지원입니다
결국 이번 방문은 이란이 중국이라는
마지막 외교·경제적 버팀목을 상대로
지원과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움직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그런데 정작 중국의 반응은 이란의 기대와는 달랐는데요
왕이는 이란을 강하게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발언 내용을 보면
이란에 양보와 자제를 압박하는 듯한 메시지들이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왕이의 말을 하나씩 보면 그 의미가 더 분명해지는데요
"중국은 이란이 외교적 수단을 통해
정치적 해결을 추구하려는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
겉으로 보면 원론적인 외교 발언처럼 들리지만
사실상 싸우지 말고 협상하라는 압박에 가깝습니다
이어서 왕이는 또 이렇게 말합니다
"국제사회는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적이고
안전한 항행 회복에 공동의 관심을 갖고 있다
중국은 관련 당사자들이
국제사회의 강한 요구에 조속히 응답하길 바란다"
이건 결국 해협을 빨리 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어 왕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중국은 이란과 더 많은 걸프 국가들이 대화를 통해
선린우호 관계를 실현하길 장려한다"
주변국에 대한 공격이나 긴장 고조를 멈추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중국 측 공식 성명 어디에도
“미국”이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도
호르무즈 해협 호위 작전도 언급하지 않았죠
즉, 중국은 의도적으로
미국과의 정면 충돌을 피하는 모습을 보인 겁니다
왕이는 또 이런 말도 합니다
"중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높이 평가한다"
이 말 역시 겉으로는 이란을 지지하는 말처럼 들이지만
사실상 중국이 대신 나서서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을 그은 셈이고요
동시에 이란에 핵을 포기하라고
우회적으로 요구한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중국은 이란에 왜 이런 태도를 보이는 걸까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하나는 호르무즈 봉쇄가 중국에도
실질적인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수출 중심 경제라
다른 나라들이 중국 상품을 사줘야 경제가 돌아갑니다
그런데 해협이 막혀 세계 물류가 흔들리고
중동발 에너지 충격으로 각국 경제가 타격을 입게 되면
그 나라들은 자연스럽게
중국 제품을 구매할 여력도 줄어들게 됩니다
이란이 세계 경제를 흔드는 행동을 할수록
중국 역시 경제적 타격을 피하기 어려워지는 구조인 겁니다
또 하나는 미·중 정상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마크 평론가가 지적한 대로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이란 정권의 붕괴인데요
만약 이란 정권이 무너지거나 친미 성향으로 돌아설 경우
중국이 그동안 이란 신정 체제를 지원해온
각종 증거와 거래 내역들이
미국 손에 넘어갈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이를 근거로
중국을 더 강하게 압박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중국은 이란이 계속 버텨주기를 바라면서도
지금 당장 미국과 더 크게 부딪히는 것은
피하고 싶은 상황인거죠
이 점에서 이란 정권의 기대는
이미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신화사 성명에는 이런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이란 측은 중국 측을 신뢰한다"
이 말을 굳이 강조했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양측 사이에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입니다
이란이 중국에 바란 것은 "주도적인 역할"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결국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는
말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이 모든 상황을 정확히 읽고 있었습니다
아라그치가 베이징행 비행기에 오르기 하루 전인 5월 5일
루비오 국무장관이 백악관 브리핑에 직접 나섰습니다
그는 중국이 이란 외무장관을 만날 때
“진실을 말해줘야 한다”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인 말이 있죠
"나는 중국 측이 이란에 이렇게 말하길 바란다
당신들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하는 행동은
전 세계적으로 당신들을 고립시키고 있다
당신들이 문제의 원인이다
선박을 폭파해서도 안 되고, 기뢰를 설치해서도 안 되며
세계 경제를 인질로 잡아서도 안 된다"
사실상 미국이 공개적으로, 왕이가 아라그치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지까지 알려준 셈입니다
루비오는 중국의 경제적 이해관계도 직접 건드렸습니다
"중국은 수출 중심 경제다
다른 나라가 중국 상품을 사줘야 한다
그런데 해협이 막히면 다른 나라 경제가 파괴되고
결국 중국 제품도 팔 수 없게 된다
이란이 해협 봉쇄를 중단하는 것은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
그는 또 이란의 행동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만약 우리가 이란의 행동이 정상이라고
받아들이는 세상에 살게 된다면
모든 나라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기 위해
이란과 협상하고 통행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 된다
그것은 호르무즈 해협 뿐만 아니라
세계 다른 지역에서도 반복될 위험한 선례를 만드는 것이다"
루비오는 또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이란 봉쇄 규탄 결의안에
반복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때문에 걸프 국가들의 불만이
매우 크다는 점도 공개적으로 언급했고요
베센트 재무장관도 하루 전인 5월 4일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이란 에너지의 90%를 구매하고 있으며
결국 세계 최대 테러지원국에 자금을 대고 있는 셈"이라고요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이미 이란 문제를 논의했고
5월 14~15일 베이징 정상회담 기간에도
이 문제를 다시 다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이렇게 말했습니다
"2주 후 시진핑과의 회담은 중요한 회담이 될 것이며
우리 사이에는 우호적인 경쟁이 존재한다"
겉으로는 유화적인 표현이지만
실제로는 중국을 향한 강한 압박 메시지가 동시에 담겨 있는
강온 양면 전략인거죠
미국이 이렇게 강경한 압박을 이어갈 수 있는 배경에는
군사적 우위도 자리하고 있는데요
5월 5일, 미 중부사령부는 이렇게 밝혔습니다
"현재까지 총 51척의 선박이 방향을 돌리거나
항구로 돌아가도록 지시받았다"
이란을 드나드는 상선을 막기 위한 조치였는데요
이 과정에는 인도양에서 나포한 선박 두 척도 포함됐습니다
이란과 중국을 오가던 배들이었습니다
미국은 단순히 이란만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이란 석유의 대중국 수출 통로를 차단하고
중국이 이란을 지원하는
해상 루트까지 동시에 끊어버린 겁니다
그럼에도 중국은 지금까지 강하게 반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5월 4일 ‘쿠퍼‘ 중부사령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먼저 문제를 일으킨 것은 이란이었고 우리는 대응했을 뿐
우리는 단지 방어적 전력으로 행동했으며
상업 선박들이 계속 빠져나갈 수 있도록
철저한 보호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미군이 이란 기뢰가 없는 항로를 확보했고
헬기와 전투기를 포함한 방어 우산을 배치해
화물선들을 보호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 합참의장 ‘케인‘은 이란의 UAE 공격에 대해
"궁지에 몰린 끝에 나온 행동처럼 보인다"라고 평가했습니다
현재 이란 지도부는 미국의 이른바 ‘참수 작전’을
매우 두려워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리고 이 점에서는 중국 역시
이란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둘 다 미군의 압도적인 군사력을 의식하고 있다는 거죠
이 상황을 종합해 보면 하나의 그림이 보입니다
이란은 중국에 기대어 위기를 버티려 했지만
중국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란을 강하게 지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더 이상 중국에 의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겁니다
미국은 군사, 경제, 외교
세 개의 전선에서 동시에 압박하고 있고
중국에는 이란 문제가 협상 카드가 아니라
오히려 뜨거운 감자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선밍스의 분석대로
미국의 최우선 정책 목표는 이란 대응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중국 견제에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이란이 약해질수록 중국이 중동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공간은 줄어들고
베이징은 점점 더 미국의 압박 앞에 놓이게 됩니다
5월 14일, 베이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만납니다
그 회담의 한가운데에, 바로 이란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