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캐나다에 50% 관세를 때린 이유? 그 뒤에 숨은 중국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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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영상은 9월 8일부터 9월 11일까지 방송된 ‘이윤정의 이슈브리핑’ 4편을 묶은 주간 통합본입니다. 시청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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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미·캐나다, 50% 관세 충돌…갈등의 배후로 지목된 중국
2.미국이 진입 차단한 중국산 로봇, 한국 시장 빠르게 잠식
3.이란 유조선 5척 파괴한 미국의 전략은?
4.중국산 저가 공세에 흔들리는 유럽 제조업…한국엔 기회될까
■ 에포크타임스 추천 도서
공산주의 유령은 어떻게 우리 세계를 지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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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에 대한 9가지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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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초한전: 새로운 전쟁의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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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생성·오류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비디오 요약
AI 생성미국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북미 공급망 재편, 중국산 로봇 차단, 중동 에너지 통제라는 전략적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EU 또한 중국의 과잉 생산에 대응해 '유럽산 우선주의'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의 자동차, 배터리, 방산 등 주요 산업에 기회와 위협을 동시에 제공하는 복합적인 무역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캐나다도 약 2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로 맞섰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까운 동맹국으로 꼽히던 두 나라가
이제는 서로 관세를 주고받는 사이가 된 겁니다
두 나라는 왜 갑자기 정면으로 충돌한 걸까요?
표면적으로는 무역 문제지만 그 이면에는 더 큰 변수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바로 중국입니다
오늘은 그 내막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8월 21일,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협상이 결렬됐습니다
바로 다음 날인 22일
미국은 약 200억 달러 상당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사흘 뒤 캐나다도 “9월 8일부터 약 199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한다”라고 발표했습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를 두고 ‘달러 대 달러’
그러니까 같은 금액으로 맞대응하는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대상 품목은 철강과 알루미늄부터 가전제품 가구 조명기구까지
약 900개에 달합니다
표면적으로 협상이 깨진 이유는 세 가지였습니다
캐나다가 다른 나라와 무역협정을 맺을 때 미국과 조율할 것인지
자동차와 철강 알루미늄 관세를 얼마나 낮출 것인지
그리고 프랑스어 콘텐츠 규정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였습니다
프랑스어 문제는 이후 미국이 요구를 철회하면서 일단락됐지만
나머지 쟁점은 해결되지 않았죠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미국에 보복관세를 매긴 나라는 중국을 제외하면 캐나다뿐이라며
캐나다가 마지막 순간 약속을 뒤집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양측 모두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공통분모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중국산 제품의 북미시장 유입 문제입니다
휴스턴 세인트토머스대학교의 예야오위안 국제학 교수는
에포크타임스에 오타와가 워싱턴을 상대로
불필요하게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베이징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이는 분석가의 정황 해석일 뿐
캐나다 정부가 공식 확인한 사실은 아닙니다
미국이 진짜 걱정하는 건 중국의 과잉생산 제품이 캐나다를 거쳐
미국 시장으로 들어오는 일입니다
이걸 환적이라고 부르는데요
상품을 다른 나라를 거쳐
우회 수출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상하이에서 밴쿠버로 운송된 상품이
다시 미국 항구로 들어가는 겁니다
백악관은 지난 8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캐나다를 중국산 제품의 환적 경로로 이용될 위험이 있는
국가군에 포함했습니다
미국과의 무역 규모가 워낙 커서 정상적인 교역 속에
중국산 제품의 불법 환적이 섞여들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 중국산을 비롯한 외국 상품이 다른 나라를 거쳐
미국으로 우회 수출되면서 미국이 제대로 걷지 못한 관세가
총 150억에서 2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그리어 대표는 미국이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의 관세를 낮춰주면
중국 등 다른 나라의 저가 제품이 캐나다 시장을 장악하고
그 여파로 캐나다산 제품이
미국에 대거 유입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막을 공동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문제는 이게 꼭 배를 갈아타는 식의
물리적 환적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무역정책 전문가 이언 플레처는
‘가상 환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요
중국산 철강이 캐나다 시장을 장악하면
캐나다 기업들이 남는 자국산 철강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입니다
이건 불법도 아니고 원산지 규정으로 걸러내기도 어렵다는 게
플레처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캐나다는 지난 1월 카니 총리가 베이징을 방문한 뒤
중국산 전기차에 연간 최대 4만9000대까지
최혜국 관세율인 6.1%만 적용하기로
중국과 합의했습니다
트뤼도 전 정부가 미국을 따라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했던
100% 관세를 사실상 뒤집은 조치입니다
이 쿼터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고
중국의 캐나다 친환경 산업 투자도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그 대가로 중국은 캐나다산 농산물 관세를 낮췄고요
양국은 새로운 전략적 동반자 관계도 함께 발표했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중국과 경제 통합을 더 강화하면
캐나다산 제품에 100% 관세를 매기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카니 총리도 이런 미국의 우려를 의식한 듯했습니다
지난 6월에는 두 정상이 이 전기차 합의를 논의하던 중
마이크가 실수로 켜지면서
카니 총리가 중국산 제품이 물밀듯 들어오게 두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장면이 그대로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컨설팅업체 글로벌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윌리엄 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 전기차 합의를 두고
‘천막 안으로 들어온 낙타의 코’라고 표현했는데요
지금은 작아 보여도 결국 중국산 산업 소재가 대거 밀려들어오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는 캄보디아나 말레이시아를 거친 중국산 우회 제품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도 경고했고요
카니 총리가 물가 안정을 위해 값싼 중국산 수입을
계속 받아들이려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갈등을 가장 반기는 쪽은 역시 중국입니다
중국 공산당의 영문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캐나다의 보복관세를
‘중국식 반격’이라고 치켜세웠는데요
나토와 정보동맹 파이브아이즈 회원국인 캐나다가
미국의 일방적인 괴롭힘에 강한 타격을 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캐나다의 초당파 싱크탱크
맥도널드로리에연구소의 스티븐 나기 연구원은
중국이 미국과 캐나다의 갈등을 이용해
북미의 분열을 더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무역협상 결렬을 둘러싼 캐나다 국민의 불안감을 파고드는
중국의 인지전 그러니까 여론과 심리를 겨냥한
정보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입니다
그는 중국 입장에서는 전기차 시장을 일부 양보해
서방의 공동 대응을 흔들고 북미 제조업 동맹을 약화시키는 것이
더 큰 전략적 이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런데 이 갈등을 키우는 데에는 중국뿐 아니라
양국 정부의 국내 정치적 계산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부 장관은
이번 보복관세가 미국 특정 주를 겨냥해
백악관에 정치적 압력을 가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관세 타격이 큰 미시간주와 메인주 등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의 경합주와 겹칩니다
트럼프 행정부를 거침없이 비판해 온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총리는
아예 미국인들에게 “여러분의 일자리를 없앨 사람에게
투표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과거 트럼프 1기 때도 캐나다는 공화당 핵심 인사의 지역구인
켄터키주에서 생산되는 버번위스키에 보복관세를 부과해
정치적 압박을 가한 전례가 있습니다
반대로 미국 쪽에서는 카니 총리의 강경 노선이
캐나다 국민에게 경제적 부담을 떠넘기면서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노리는 것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실제로 카니 총리의 지지율은
지난 2월 63%에서 7월 51%로 떨어졌는데요
하지만 미국과의 무역협상이 결렬된 뒤에는
캐나다 국민 4명 중 3명이 협상을 중단한
카니 총리의 결정을 지지했습니다
미국에 강경하게 맞서는 모습이
카니 총리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미국이 캐나다를 압박하는 이유는 관세 문제만은 아닙니다
경제안보 측면에서 미국이 캐나다에 요구하는 건
결국 북미라는 경제권의 울타리를 함께 지키자는 겁니다
미국 멕시코 캐나다 세 나라가 맺은 무역협정
USMCA에는 회원국이 중국과 같은
비시장경제국과 자유무역협상에 나서려면
석 달 전에 다른 두 나라에 알려야 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캐나다는 미국의 추가적인 사전 조율 요구가
자국 주권을 침해한다고 반발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은 이 원칙이 흔들리면
북미 공급망 전체가 중국산 저가 제품에
뚫릴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마침 예정돼 있던 USMCA 재검토 절차도
지난 7월 1일 시작되면서
이 긴장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미국과 캐나다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노라드를 공동으로 운영할 만큼
군사·안보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결합된 동맹입니다
양국은 2024년 상품 교역액이 7611억 달러에 이를 만큼
세계 최대 규모의 무역 상대국이기도 하고요
그런 만큼 이번 갈등이 완전한 결별이 아니라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북미 공급망의 기준을 다시 맞추는
재조정 국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이 흐름은 한국에도 남의 나라 일이 아닙니다
한국 역시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면서
동시에 중국과 촘촘한 무역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입니다
미국이 캐나다에 중국산 제품의
우회 통로가 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처럼
한국도 철강과 배터리 전기차 태양광 반도체 같은 공급망에서
비슷한 선택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값싼 중국산 소재를 받아들여 당장의 물가와 원가 부담을 낮출지
아니면 미국이 요구하는 공급망 기준에 맞춰
중국 의존도를 낮출지
이 딜레마는 캐나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특히 중국산 저가 제품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면
국내에서 남은 물량이 미국 시장으로 향하는
이른바 ‘가상 환적’ 논란이
한국에서도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배터리와 전기차 분야에서도
중국산 소재와 부품의 사용 비율에 따라
미국 시장 진출 조건이 달라지는 규제가 이미 시행되고 있고요
다시 말해 이번 미·캐나다 갈등은
한국 기업들이 앞으로 마주할 공급망
재편의 예고편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윌리엄 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내미는 그럴듯하고
반짝이는 조건일수록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그 반짝임은 오래가지 않고 결국 처음보다 더 불리한 거래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좀 더 큰 그림에서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캐나다 압박은
결국 세계무역기구 체제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자유무역 질서를 흔들어온 중국을 겨냥한
큰 전략의 일부라는 겁니다
미국은 동맹국들과 공급망 기준을 먼저 맞춰야
중국에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보고 있고
캐나다가 그 첫 시험대에 오른 셈입니다
결국 미국과 캐나다의 관세 충돌은
두 나라만의 무역 분쟁이 아닙니다
중국산 제품에 북미시장의 문을 어디까지 열어줄 것인지를
둘러싼 공급망 힘겨루기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최근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을 국가안보 위험으로 규정하고
미국 시장 진입을 사실상 막아섰습니다
그런데 같은 중국산 로봇이 우리나라에서는 식당과 호텔을 넘어
기업과 국가 중요 시설에까지 들어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카메라와 마이크 열 감지기와 라이다 센서를 달고
시설 내부를 돌아다니는 로봇
만약 이 로봇이 수집한 영상과 공간 정보가
외부로 전송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오늘은 중국이 세계시장의 80퍼센트 이상을 장악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과
이를 둘러싼 ‘트로이 목마’ 논란을 살펴보겠습니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국내 식당과 호텔 등에 보급된 서비스 로봇
1만7천여 대 가운데 약 60퍼센트
그러니까 1만 대가 중국산으로 추산됩니다
지난해 8월에는 화이트해커 그러니까 해킹을 막는 보안 전문가인
밥디에이해커가 중국 푸두로보틱스의 서비스 로봇을 해킹해
정보를 손쉽게 빼낸 사례도 확인됐는데요
중국산 서비스 로봇이 외부 클라우드 서버와
실시간으로 영상과 위치 정보를 주고받는 구조여서
정보 유출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우려는 식당이나 호텔 같은 민간 영역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이동규 동아대 재난관리학과 교수는 부산일보 기고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산 4족 보행 로봇과 휴머노이드 로봇이
국가핵심기반 보호시설과 국책 연구기관에도
도입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예산 절감을 이유로 들여온 기기가
오히려 해커가 들어오는 뒷문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중국 로봇기업 유니트리와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LG CNS는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G1과 H1을 활용해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고 있고
향후 LG그룹 계열사 현장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로봇 스타트업 엑스와이지도 유니트리의 국내 공식 파트너사인
영인모빌리티와 손잡고 유니트리 휴머노이드에 자체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뉴빌리티 역시 유니트리와 업무협약을 맺고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와 4족 보행 로봇에
자체 자율항법 기술을 결합해
순찰과 탐지 정찰 등에 활용하는 솔루션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니트리는 미국 의회와 연방통신위원회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견제하고 있는 바로 그 회사입니다
올해 6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자사의 첫 로봇 시스템에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H2를 채택했다고 밝혔습니다
H2에 엔비디아의 로봇용 컴퓨터 젯슨 토르와
첨단 블랙웰 반도체를 결합한 형태인데요
중국산 로봇 몸체에 미국산 두뇌를 얹은 셈입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차이나데일리는
이를 중국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반겼지만
미국 의회가 즉각 제동을 걸었습니다
유니트리가 중국 정부와 군부에 광범위하게 연결돼 있다는 이유였는데요
미국 의원들은 전쟁부가 이 회사를 중국 군사기업 명단에 올리고
미국 정부 지원을 받는 연구자들이 유니트리 로봇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한 달 뒤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국가안보 위험을 이유로 외국산 신형 휴머노이드 로봇과
전력 인버터의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이를 두고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중국산 휴머노이드가 세계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이렇게까지 강경하게 나왔을까요?
FCC가 공개한 문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로봇에는 라이다를 비롯해 촉각과 음향
열을 감지하는 정밀 센서가 달려 있습니다
이런 센서는 사람의 얼굴과 목소리는 물론
건물 내부 구조와 이동 동선 같은 민감한 정보까지 수집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첨단 로봇은 본질적으로 네트워크에 연결된 시스템입니다
데이터 탈취와 외부 유출 원격 파괴나 교란
안전하지 않은 무선 업데이트 같은 해킹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는 뜻입니다
이 같은 취약점은 실제로 올해 초에도 발견됐습니다
외국산 로봇 한 기종에서 보안 결함이 발견됐는데요
해커가 전 세계에 있는 로봇 수천 대에 원격으로 접속해
카메라 영상과 마이크 음성은 물론
가정 내부의 지도까지 들여다 볼 수 있었던 겁니다
또 다른 외국산 휴머노이드에서는
해커가 로봇 한 대를 장악하면 그 로봇을 통해 주변의 다른 로봇까지
차례로 해킹할 수 있는 취약점이 발견됐습니다
해킹된 로봇들이 사람의 개입 없이 서로 연결돼
해커 한 명이 여러 대를 한꺼번에 조종할 수 있다는 건데요
이렇게 장악된 로봇들은 집단적인 감시나 교란에 악용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산 로봇이 정보 수집과 원격 통제에 악용되는
‘디지털 트로이 목마’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그리고 이런 우려는 중국산 드론을 통해 이미 현실로 나타났죠
미국이 이번에 이렇게 단호하게 나온 데에는
중국산 드론에 시장을 열어줬다가 겪은 뼈아픈 경험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2006년 설립된 중국 드론업체 DJI는
중국 정부가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투자기관의 지원을 받으며 성장했습니다
미국이 별다른 대비 없이 시장을 열어준 사이
DJI는 미국 상업용 드론 시장의 70에서 90퍼센트를 장악했습니다
2022년에는 백악관과 연방의회가 있는 워싱턴DC의 비행금지구역에서
중국산 드론 수백 대가 발견됐습니다
2023년 말에는
드론 떼가 17일 연속 버지니아주 랭글리 공군기지 상공의
제한공역에 나타났는데요
인근에는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6팀의 기지와
세계 최대 해군항인 노퍽 해군기지도 있습니다
핵무기 시험 관련 업무를 하는 네바다 국가안보시설 상공에서도
드론 비행이 확인됐고요
민감한 국방시설을 건설하는 업체들까지
DJI 드론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 사이버보안·기반시설안보국과 연방수사국은
2024년 공동 발표문을 통해
“중국산 드론이 민감한 시설의 정보를 중국 정부로
전송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이 같은 우려는 단순한 가능성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례로도 확인됐는데요
지난 8월 영국 해군의 K3 스카우트 무인정에 장착된 카메라가
중국의 네트워크 주소로 데이터를 전송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드론에서 로봇으로 형태만 달라졌을 뿐 편리한 기기가 민감한 정보를
외부로 실어나르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위험은 똑같습니다
이런 경험을 교훈 삼아 미국은 이제 중국산 로봇의 진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겁니다
중국의 로봇 산업은 아직 수익을 내기 어렵고
본격적인 상용화도 이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중국은 미국의 견제까지 감수하면서
왜 로봇 산업을 이토록 밀어붙이는 걸까요?
올해 상반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로봇과 관련 제품 구매에 쓴 돈만
최소 2억3천만 달러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가전망공사는 전력망 점검과 변전소 순찰용 로봇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이런 대규모 투자를 놓고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특정 작업에 맞춘 로봇팔이 더 저렴하고 안정적인데도
비싼 휴머노이드에 막대한 돈을 투입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타당하냐는 거죠
그럼에도 중국 공산당이 로봇 산업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제품을 많이 파는 데 있지 않습니다
로봇과 드론 인공지능을 둘러싼 경쟁이 이젠 산업의 주도권을 넘어
국가의 정보와 기반시설을 누가 통제할 것인가의 문제로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도 중국산 제품을 차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국 공급망을 키우고 있습니다
미국 전쟁부는 자국 드론 산업에 11억 달러를 투입하는
‘드론 도미넌스’ 계획을 내놨고요
로봇기업 1X는 핵심 부품과 공급망을 직접 통제해 만든
휴머노이드 ‘네오’로 중국산과 경쟁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도 선택의 기준을 가격과 성능에만 둘 수는 없습니다
정부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을 통해
중국산 서비스 로봇의 보안 위협을 점검하고
결과를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망법 개정도 추진 중입니다
기업 동의 없이는 정부가 예방 차원의 보안 점검을
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중국산 서비스 로봇이 개인정보와 실내 영상을
해외 서버로 전송할 수 있다며
“이런 구조를 방치하면
‘한국형 빅브러더’의 통로가 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동규 교수는 수입 로봇을 대상으로 ‘디지털 보안·안전 패키지 인증’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소프트웨어의 사이버 보안과
하드웨어의 배터리 안전을 함께 검증하자는 건데요
먹거리 안전을 위해 검역을 하듯이
수입 로봇도 해킹 취약성과 데이터 전송 경로
배터리 위험을 입국 단계부터 확인하는
‘사이버 국경 검역’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중국산이라고 해서 모든 제품을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카메라와 마이크를 달고 우리 안방과 공장
연구시설을 돌아다니는 로봇이라면 누가 만들었는지뿐 아니라
어떤 데이터를 모으고 어디로 전송하는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미국은 중국산 드론에 시장을 내준 뒤
뒤늦게 중국산 로봇에 문을 걸어 잠갔습니다
우리도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한 뒤에야 움직일 것인지
아니면 로봇이 더 깊숙이 들어오기 전에
안전장치를 세울 것인지 결정해야 할 때입니다
미국이 겨냥한 건 군함도 미사일 기지도 아니었습니다
이번엔 유조선이었습니다
지난 9월 8일
미군이 이란 유조선 다섯 척을 파괴했습니다
왜 하필 유조선이었을까요
그리고 이번 공격은
호르무즈해협의 통제권을 둘러싼 전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이란이 미 군함을 겨냥해
미사일을 쏜 데 대한 보복이었습니다
미 군함은 공격을 피했고 인명 피해도 없었습니다
미군은 이란 유조선 5척을 공격해 무력화했다며
선박 명칭도 공개했습니다
오만만 인근에서는
카비즈·차미나르·호라이즌 1·리에스코 등 4척을
하르그섬 인근에서는 데리야호를 타격했습니다
앞서 이란군 대변인 에브라힘 졸파가리는
자국 유조선 세 척이
미국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는 미국이 실제로 공격하면 중동 전역의 미군 기지와
미국의 이익을 겨냥해
새롭게 대응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사실 이번이 처음도 아닙니다
사흘 전인 9월 5일에도
이란이 미 해군 함정 두 척을 겨냥한 데 대응해
미군이 이란 선박 세 척을 무력화한 바 있습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란이 미 군함을 공격할 때마다
이란 유조선을 계속 공격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 발언이 그대로 실행에 옮겨지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유조선일까요
이번 공격이 이뤄진 곳은
전 세계 원유의 상당량이 통과하는
호르무즈해협 주변입니다
특히 주목할 곳은 다섯 번째 유조선이
공격받은 하르그섬 인근입니다
하르그섬에는 이란 원유 수출량의 대부분이
선적되는 핵심 터미널이 있습니다
미군은 아직 섬의 석유시설은 공격하지 않았지만
그 주변 유조선을 타격함으로써
언제든 이란의 원유 수출망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미국은 이란 본토의 석유시설을 직접 파괴하는 대신
혁명수비대와 연계됐다고
지목한 유조선을 선별적으로 타격했는데요
전면적인 석유시설 파괴는 피하면서도
이란의 핵심 수입원인 원유 수출망은
직접 압박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는 중국이라는 또 다른 변수도 있습니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입니다
이란산 원유는 선박 간 환적이나 선적 정보 조작
원산지 변경 등을 거쳐 이른바 ‘그림자 선단’을 통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갑니다
따라서 미국이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유조선을
직접 공격하기 시작한 것은
2가지를 동시에 압박하려는 조치로도 볼 수 있습니다
이란의 석유 수입원뿐 아니라
중국으로 이어지는 제재 회피 수출망까지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겁니다
다만 미국은 이번 공격의 공식적인 이유로
미 군함에 대한 이란의 공격 시도를 들었습니다
미국의 전략은 눈에
보이는 유조선 공격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군은 지난 넉 달 동안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 설치한
기뢰를 비밀리에 제거해 왔습니다
이른바 소해작전을 벌여 온 겁니다
이란은 한때 주요 항로에
기뢰 약 80기를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란 해안의 미사일과 무인기 레이더가
언제든 소해 작전을 탐지할 수 있어
미군은 대형 소해함을 대대적으로 투입하는 대신
네이비실과 무인수상정 무인잠수정을 동원해
야간에 은밀하게
기뢰를 하나씩 제거해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렇게 미국이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통제력을 약화시키는 동안
이란은 해상의 위협을 통행료 수입으로 연결하려 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테헤란은 오만을 끌어들여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모든 상선에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하고 이를 나눠 갖자고 제안했는데요
하지만 오만은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외신들은 오만이 미국과의 충돌을 피하고
역내 중재국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 이란의 통행료 구상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미국은 국제항로를 지나는 선박에
의무적으로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입장입니다
그럼에도 이란은 자체적으로
만든 페르시아만 해협관리국을 통해
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56척을 블랙리스트에 올렸고요
이 배들이 다시 해협을 지날 경우 벌금을 매기거나
나포까지 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이 이미 이 관리기구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놓은 상태여서
은행이나 해운사가 이 수수료를 지급하면
오히려 달러 결제망과
미국 시장 접근 자격을 잃을 수 있습니다
결국 이란의 해협 통제 구상과 통행료 징수 계획은
오만의 거부와 미국의 군사·금융 제재에
동시에 부딪힌 상황입니다
미국의 전략은 두 갈래입니다
바다에서는 기뢰를 제거하고 유조선을 호위해
이란의 해협 통제력을 약화시키고
다른 한편에서는 유조선과 항만 항공망을 압박해
이란 정권의 석유 수입과 물자 조달을 차단하는 겁니다
이란도 가만있지 않았습니다
이란혁명수비대는 미군이
호위하던 유조선 선단을 공격했는데요
자스크항에서 신형 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발사체를
최소 세 차례 발사했지만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이란은 미군 무인기 한 대를 격추하고
무인잠수정 한 대도 포획했다며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이란의 주장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미군의 자율형 무인잠수정 한 대가
하루 전 고장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는데요
하지만 이란이 공개한 장비와 같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란은 미 군함 두 척도 공격했다고 주장했지만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의 공격이 모두 실패했다며
이란 측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혁명수비대는 국영매체를 통해 미군을 수용하는
인접국의 항만시설도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습니다
해당 항구를 이용하는 선박 승무원들에게는
배에서 떠나라고 경고했고요
실제로 요르단 내 군사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요
요르단군은 이 가운데 18발을 요격했고
나머지 2발은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에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이란이 직접 미군 함정과 기지를 겨냥하는 사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도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에 나섰습니다
전선이 이란과 호르무즈해협을 넘어
주변 산유국으로 확대된 겁니다
이번 공격으로 사우디 남부 도시 네 곳에서
최소 73명이 다쳤고
부상자 가운데는 여성과 어린이도 포함됐습니다
부상자 규모로 볼 때
이번 공격은 지난 2월 분쟁이 격화된 이후
사우디를 겨냥한 공격 가운데 최대 규모로 평가됩니다
후티 반군은 “무인기와 미사일로
하미스무샤이트 공군기지와
아브하 나즈란 지잔의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관련 시설을 공격했다”라고 주장했는데요
미 항공우주국 위성사진에는
지잔 정유공장 상공을 뒤덮은 검은 연기와
아브하 석유 유통센터에서
솟아오르는 흰 연기 기둥이 포착됐습니다
세계적 석유기업 사우디 아람코의 일부 에너지 시설도
가동을 멈췄습니다
하루 40만 배럴을 처리하는 지잔 정유공장은
불과 한 달여 만에 두 번째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 시설이 반복해서 멈춘다면
그 여파는 홍해 해운 운임에까지 번질 수 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공격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명백한 징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후티 반군이 여러 측면에서
이란의 대리세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집트와 요르단 카타르 쿠웨이트 등 주변국들도 일제히
이번 공격을 규탄했습니다
후티가 사우디로 전선을 넓힌 배경에는
예멘 본토에서 정부군의 공세로
수세에 몰린 상황도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사우디 본토를 공격해 자신들에게 집중된 군사적 압박을
분산하려 한다는 겁니다
미국은 군사적 압박과 함께
경제 제재도 강화하고 있는데요
미 재무부는 이란에 자금을 댄 개인과 항공사를 포함한
30여 개 단체를 새로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이란 항공산업이 정권의 무기와
인력 불법 화물 운송을 도왔다는 이유입니다
미 국무부도 항공산업을 포함한
이란 정권의 금융 생명줄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압박 속에 이란 경제는
눈에 띄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주요 항구인 샤히드 라자이항과
이맘 호메이니항의 선박 활동이 크게 줄었고
화폐 가치는 급락하며 물가는 계속 치솟고 있습니다
이란 남부 아살루예 지역에서는
석유 노동자들이 임금과 세금 복지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이란의 농축우라늄 재고와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 문제까지 해결되지 않으면서
미국과 이란의 협상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고 있죠
이처럼 이란의 미 군함 공격과 미국의 유조선 타격
후티의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이 잇따르면서
중동의 원유 수송 불안도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사우디 석유시설이 공격받았을 때
브렌트유는 6주 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97.70달러까지 올랐습니다
이후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충돌이 이어지면서
브렌트유는 99.49달러를 서부텍사스산원유는
94.63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유가 상승을 미군의 유조선 공격
하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란의 기뢰와 미사일 위협
미군 함정과 상선을 겨냥한 공격 미국의 보복 타격
후티의 사우디 에너지시설 공격이 겹치면서
시장에 위험 부담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충돌이 끝나면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2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베센트 재무장관도 충돌이 끝나고
에너지 공급이 정상화되면
유가가 배럴당 40달러에서
50달러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고요
미국은 이란이 기뢰와 미사일로
호르무즈해협을 압박할 능력을 약화시키고
원유 수송의 안전을 회복하면
장기적으로는 유가도 안정될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군사적 충돌이 확대되면
단기적으로는 공급 불안과 유가 상승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이란이 기뢰와 미사일 통행료를 앞세워
국제항로를 통제하려는 시도가
저지될 수 있느냐는 데 있습니다
호르무즈해협의 자유로운 항행이 회복돼야
중동산 원유의 안정적인 수송도
국제유가의 장기적인 안정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본부 앞에
관 열 개가 놓였습니다
그런데 이 관에 들어간 건 사람이 아니라
유럽의 공장과 일자리였습니다
중국산 저가 공세에 유럽 제조업이 죽어가고 있다는 경고
이게 실제로 벌어진 시위 현장의 모습입니다
그럼 궁금해집니다
중국산 제품을 막기 위해 유럽이 문을 닫기 시작하면
한국 기업은 그 틈을 파고들어 반사이익을 보게 될까요
아니면 새로운 무역장벽에 함께 가로막히게 될까요
오늘은 이 질문의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지난 9월 7일 열린 이 시위를 주도한 곳은
유럽금속협회 유로메탈입니다
유럽의 철강 유통업체와 가공업체를 대표하는 단체인데요
시위 참가자들은 ‘EU의 경쟁력’
‘산업 일자리’ ‘유럽의 공장’ 등의 문구가 적힌
관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들은 중국산 부품과 소재의 저가 공세를 막지 못하면
올해 안에 EU 제조업에서
일자리 30만 개가 사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알렉산더 율리우스 유로메탈 회장은 이렇게 밝혔습니다
"우리는 보조금이나 특별대우를 요구하는 게 아니다
공정한 경쟁을 요구하는 것이다."
특히 철강산업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문제는 철강 완제품 몇 종류에 그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중국 기업이 값싼 부품을 앞세워 유럽의 공급망 깊숙이 들어오면서
유럽 기업의 생산 기반 자체가 약해지고 있다는 게
유로메탈의 주장입니다
그렇다면 중국산 제품이 이처럼 낮은 가격으로
유럽 시장에 밀려드는 배경은 뭘까요?
미국 경제학자 데이비드 황은 중국의 내수 부진 속에
정부 보조금과 저금리 금융으로 생산능력이 과도하게 늘어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국 내에서 소화하지 못한 제품이
해외시장으로 밀려 나오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유럽은 구매력이 크면서도 비교적 개방된 시장입니다
그래서 중국의 과잉생산 충격을 가장 먼저 받게 됐습니다
유로메탈에 따르면 중국의 대EU 무역흑자는
하루 10억 유로에 이릅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해마다 3600억 유로에 이르는 무역 격차를
더는 그대로 둘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더 큰 문제는 중국산 제품을 둘러싼 덤핑 논란이
완제품을 넘어 부품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율리우스 회장은 중국이 원자재 공급국에 머무르지 않고
핵심 제품과 부품의 공급자가 되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값싼 금속과 화학제품 자동차 부품 등이 유럽 공급망을 차지하면
완제품을 만드는 유럽 기업까지 중국산 부품에 의존하게 됩니다
공급망의 한 부분이 아니라
가치사슬 전체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율리우스 회장은 이런 움직임이 우연히 나타난 것이 아니라
중국의 5개년 계획에 담긴 산업 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값싼 제품을 많이 파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핵심 부품과 공급망을 장악해
산업 전반에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겁니다
대만 난화대학교의 쑨궈샹 교수는 유럽이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다고 분석했습니다
과거에는 중국을 거대한 시장으로 봤지만
이제는 유럽의 생산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는
구조적인 위험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건데요
유럽 업체들은 경쟁 조건도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유럽 기업은 생산 과정에서 높은 에너지 가격과
탄소배출 비용을 부담합니다
수입 원자재에 관세가 붙는 경우도 있죠
반면 해외에서 만들어진 완제품과 부품은
이런 비용을 충분히 부담하지 않은 채
유럽 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는 건데요
유로메탈은 제조업이 유럽을 떠날 경우
잃는 것은 공장만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투자와 전문기술 숙련된 일자리 위기 상황에서 필요한 생산능력까지
함께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유럽 자동차업계에서도 비슷한 경고가 나옵니다
유럽자동차부품공급협회 클레파는 유럽 자동차 부품산업에서
2030년까지 일자리 35만 개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2024년과 2025년에 발표된 감원 계획만
10만4000명 규모라고 밝혔는데요
독일 부품업체 ZF와 보쉬 타이어업체 콘티넨탈 등도
대규모 인력 감축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EU는 산업계의 이런 요구를 바탕으로 방어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반덤핑관세와 상계관세는 부당하게 낮은 가격이나
정부 보조금으로 경쟁력을 얻은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매기는 제도입니다
탄소국경조정제도도 주요 수단입니다
생산 과정에서 유럽과 비슷한 수준의 탄소비용을 부담하지 않은
수입품에 비용을 부과해
유럽 기업과의 경쟁 조건을 맞추겠다는 겁니다
공공조달에서는 ‘바이 유러피언’ 즉 유럽산 우선 구매 원칙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EU는 시장을 충분히 개방하지 않은
제3국 기업의 공공입찰 참여를 제한하고
유럽 기업을 우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역내 산업을 지키겠다는 취지입니다
EU 공공조달 시장은 연간 약 2조5000억 유로 규모인데요
이 원칙이 시행되면 기업들의 유럽 시장 접근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한국 기업에는 기회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중국산 제품에 관세가 붙고 중국 기업의 입찰이 제한되면
품질과 기술력을 갖춘 한국 기업이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국내 배터리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산 저가 제품을 겨냥한 규제가
한국 기업에 반사이익을 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옵니다
하지만 유럽의 보호조치가 한국에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닙니다
중국을 겨냥해 세운 장벽이
한국 기업에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U 집행위원회가 지난 3월 발표한
산업가속화법안에는 유럽산 부품을 우대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를 제외한
부품 가치의 최소 70%를 유럽산으로 채워야 합니다
다만 이 법안은 아직 유럽의회와 회원국의 심의를 거쳐야 해서
최종 내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 배터리와 전기차 등 일부 전략산업에서는
세계 생산능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비EU 국가의 기업이
1억 유로 넘게 투자할 경우 사전 심사를 받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법안이 그대로 확정돼 공공조달과 보조금에 유럽산 부품과
현지 생산 요건이 확대되면
한국 기업도 공급망과 생산 계획을 조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유럽에서
해마다 약 100만여 대의 차량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체코와 슬로바키아에 생산공장이 있지만
어떤 부품을 어디에서 조달하느냐에 따라
보조금이나 공공지원 대상에서 불리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방위산업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회원국을 중심으로
유럽산 무기를 우선 구매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 우선 원칙이 방위조달에 확대되면
한국 방산기업은 현지 생산이나 합작회사 설립 기술 이전 등을
요구받을 수 있습니다
법안이 발표되기 전
한국무역협회는 한국 기업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EU에 전달했습니다
이후 공식 법안에서는 한·EU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한국산 제품을 일정 범위에서 유럽산과 동등하게 인정했습니다
다만 전기차의 유럽 현지 조립 요건은 그대로 남아 있어
한국 기업이 완전히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유럽의 보호조치가 한국 수출에 부담이 될 가능성은
최근 철강 수출 통계에서도 엿볼 수 있는데요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EU가 새로운 철강 조치를 시행한
7월 한국의 대EU 철강제품 수출액은 1억8800만 달러로
전년 같은달보다 41.2% 감소했습니다
2013년 이후 7월 기준으로 가장 적은 규모입니다
수출 물량도 약 18만 톤으로 44.8% 줄었고요
EU는 당시 수입 철강제품에 적용하는 무관세 쿼터를 축소하고
쿼터를 넘는 물량의 관세를 25%에서 50%로 올렸는데요
한국 정부가 협상을 통해 감축 폭을 낮췄지만
한국 전용 쿼터도 258만1000톤에서
207만3000톤으로 19.7% 줄었습니다
물론 7월 수출 감소가 모두 EU 조치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대EU 철강 수출은 조치가 시행되기 전인
4월부터 감소세를 보였거든요
그럼에도 한 가지 흐름은 분명합니다
중국의 과잉생산에 대응해 유럽이 수입 장벽을 높이면
그 영향은 중국산 제품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한국 기업이 중국산 제품의 빈자리를 차지할지
아니면 유럽산 우선 정책에 막혀
함께 밀려날지는 산업과 품목에 따라 달라질 겁니다
브뤼셀에 등장한 관은
단순히 유럽 철강업계의 퍼포먼스만은 아닙니다
세계 무역의 중심이 값싼 제품을 자유롭게 사고파는 경쟁에서
자국의 공장과 공급망 일자리를 지키려는 산업 생존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이미 한국의 자동차와
배터리 방산 철강기업 앞에도 다가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