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러시아의 특수부대 스페츠나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발발했죠.
전쟁 전후 배경이나 정치적인 문제, 푸틴 개인의 도덕성이랑은 별개로
많은 사람들은 세계 군사력 2위인 러시아가 압승을 거둘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게 고전하는 중이고
전쟁은 계속해서 길어지는 중이죠.
특히 악명높은 스페츠나치의 패배 소식은 세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습니다.
질 높은 훈련과 함께 우수한 장비를 사용하기로 유명한 스페츠나치는
우크라이나에게 온갖 수모를 겪었죠.
특히 동네 마트에서 도둑질을 하는 스페츠나치 요원들의 모습은
코미디 프로에서 풍자를 위해 조작한 장면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스페츠나치는 부대 이름을 지칭하는 표현이 아닌 그냥 특수부대라는 뜻으로
러시아 기관에 소속된 특수부대들을 통틀어서 말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죠.
그러니까 미국의 델타포스나 한국의 707 특임대처럼 독립적인 부대는 아닙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동부전선에서부터 시작된 스페츠나치는
냉전이 종식되기 전까지 미국 사회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죠.
현재는 정보가 많이 노출되어 있는 편인데
실탄을 사용한 스트레스 극복 훈련부터 거격한 전투 시범으로 유명합니다.
방탄복을 입고 실탄에 맞기가 필수 과정이라는 사실도 익히 알려져 있죠.
간단한 소개는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그럼 지금부터 스페츠나치 이야기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까요?
앞에서 말했듯이 스페츠나치의 시작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였습니다.
독일과 소련이 동부전선을 중심으로 전쟁을 벌이던 시기
독일 점령지로 보낸 무장간첩들을 최초의 스페츠나치로 보고 있죠.
이 시절 스페츠나치 대원들은 무음저격총을 사용하며
전선 최전방에서는 독일군에게 야전삽을 휘둘렀습니다.
사실 이때는 말만 특수부대지 전문 장비를 사용하는 보병에 가까웠죠.
현재와 비슷한 모습의 스페츠나치는
냉전 시기인 1950년 개오르기 주코프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스페츠나치의 존재를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죠.
애초에 소속된 인원들 중 대다수가 징지병이었기 때문에
특수부대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수준이 낮았습니다.
스페츠나치가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벌어진 프라하의 봄사건부터였습니다.
소련의 명령으로 스페츠나치 여단은 프라하로 투입되었고
폭력을 더 큰 폭력으로 누르며 체코슬로바키아의 개혁을 중단시켰죠.
이후에도 소련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투입되는 등
꾸준히 활동을 이어 왔습니다.
그리고 서서히 서방 국가들 사이에서 악명을 떨치기 시작했죠.
보이지 않는 적과 같았던 스페츠나치는
1990년대 냉전이 종식된 이후에야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과장되어 있던 평가가 조금씩 깨지기 시작했죠.
1994년에는 스페츠나치에게 있어 가장 뼈아픈 체첸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체첸은 18세기 말 러시아 제국 시절부터 러시아가 눈독을 들이던 지역이죠.
이 지역은 카스피에와 카카스 일대에 위치한 작은 땅인데
풍부한 지하자원과 천연자원이 있어 러시아에게는 탐나는 곳이었습니다.
1859년부터 러시아가 체첸 지역을 장악하긴 했어도
반발이 엄청 심한 상태였죠.
러시아는 계속해서 체첸에게 항복하라는 말을 했지만
체첸은 러시아의 말을 고분고분하게 듣지 않았습니다.
뭐 이때까지는 서로에게 반발심이 있긴 했어도
어느 한쪽이 침공할 정도로 상황이 급박하지는 않았죠.
하지만 소련이 해체된 이후 러시아는 돈이 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러시아는 1994년 마지막 항복 요구를 끝으로 체첸을 침공했죠.
이때 체첸 침공은 러시아의 악명높은 스페츠나치를 중심으로 실행되었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전쟁은 쉽지 않았습니다.
1차 전쟁에서 러시아군은 체첸에게 제대로 타격을 입히지 못했고
마음에 들지 않는 평화협정을 해야만 했죠.
이후 1999년 체첸이 러시아 연방의 다케스탄 공화국을 침공하자
러시아는 2차 체첸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2000년대는 러시아가 소련 붕괴의 후유증에서 조금씩 벗어나던 시기여서
체첸을 상대로 큰 승리를 거두었죠.
문제는 전쟁이 끝난 뒤에 살아남은 게릴라들과 테러검들이었습니다.
러시아는 체첸의 게릴라들과 늑지전을 이어가야 했고
러시아 곳곳에서는 체첸의 테러검들이 독립을 외치며 범죄를 저질렀죠.
동시에 스페츠나치의 위상은 깎여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체첸의 게릴라와 테러검들에게 많이 휘둘렸기 때문이죠.
체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바로 다음 영상으로 만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록 스페츠나치가 휘둘렸다고는 하지만
실력이 없는 특수부대는 아니었죠.
체첸의 경우는 경험한 적 없는 전투방식이 영향을 많이 끼쳤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1995년 모스크바에서 현대전자 연수단이 테러검들에게 납치당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이때 투입된 스페츠나치 요원들은 테러검들을 단숨에 제압했죠.
이후에도 스페츠나치는 대테러 활동에 가담하면서
냉전 시기와는 다른 유명세를 다시 얻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인질을 구출하는 것보다는
범인을 제압하는 데 집중된 스페츠나치의 성격 탓에
너무 많은 희생자들이 나온다는 말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2002년에 벌어진 모스크바 극장 인질극이 있죠.
모스크바 극장 인질극은 체첸 반국인 모스크바의 오페라 극장을 점거해
약 700명의 사람들을 데리고 인질극을 벌였던 사건입니다.
이때 스페츠나치는 독가스를 살포하고 극장을 무력으로 진압했죠.
인질들 중 67명이 현장에서 사망했고
병원으로 이송된 이후 140명이 추가로 사망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스페츠나치는 아무런 고민 없이 독가스를 살포했을 뿐만 아니라
추후에 벌어지는 아비규환 속에서 제대로 된 응급처치도 못했죠.
2004년 베슬란 인질 사건을 보면
스페츠나치가 얼마나 잔혹한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하는지 볼 수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인질극이라는 평가를 받는 베슬란 인질 사건에서
스페츠나치는 테러검과의 협상은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죠.
스페츠나치의 강경한 태도의 테러검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물론 장기적으로 보면 테러 사건을 줄일 수 있다고 볼 수도 있죠.
목숨을 걸고 범죄를 저질러봤자
러시아에게서 얻어낼 수 있는 게 없다는 인식이
범죄자들의 머릿속에 강하게 박혔으니 말입니다.
스페츠나치가 범인 진압에만 초점을 맞추고 했다는 평가는
강도 높은 훈련 때문에 생긴 말이기도 합니다.
스페츠나치의 훈련은 좋게 표현해서 강도가 높고 효율적이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면 비인격적이라고도 볼 수 있죠.
예를 들어서 방탄복을 입은 상태로 실탄을 맞은 뒤에
방탄복을 사격했던 사람이 직접 들고 있는 관역을 맞추는 훈련이나
실제 칼을 목에 대고 제압하는 모습은 세계에 큰 충격을 선사했습니다.
덕분에 군사 관련 매체를 좋아하는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특수부대라는 농담 반에 진담 반이 섞인 평가를 받기도 하죠.
서양에서 보는 스페츠나치의 인식은
우리나라가 북한 무장공비를 보는 느낌과 비슷합니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선 인간 병기로
맨땅에서 날아올라 적을 기습하거나
야전사부로 투검을 하는 등 밈으로도 많이 활용되죠.
여기에 테러건 진압에 있어 인명피해를 딱히 신경쓰지 않는 듯한 행보와
사력쇼에 가까워 보이는 훈련 영상이 섞여
마초적인 캐릭터로 자리 잡혀 있습니다.
러시아에서도 이런 점을 의식하고 있는지
2016년부터는 친근감을 높이려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죠.
스페츠나치는 전문화된 영역에 따라서
특수전 대원과 체육요원, 해외 공작원 등으로 나누어집니다.
각자가 맡은 분야에서 최고의 기량을 내야 하는 만큼
선발 기준도 엄격하죠.
최고의 병력들만 모아서 훈련을 진행하는데도 너무도 혹독해
중간에 떨어져 나가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훈련소에서는 추적 및 정찰부터 생존기술과 방해공작 그리고 격투술 등
스페츠나치로서 겪을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가정하고 훈련을 받게 됩니다.
이후 배정받은 분야에 따라 러시아 국가기관 소속의 여단으로 편입되죠.
스페츠나치 여단은 소속에 따라 전문화된 분야가 따로 있습니다.
크게 FSB와 SVR 소속, 그리고 국가근위대와 국방부 법무부 소속
이렇게 4가지로 나누어져 있죠.
이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가진 스페츠나치는 FSB와 SVR 소속입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 FSB와 해외 첩보기관 SVR에 소속된 스페츠나치들은
대테러 임무부터 주요 인사 업무와 같은 임무를 수행합니다.
스페츠나치라고 하면 보통은 이들을 지칭하는 말이죠.
FBS와 SVR에 소속된 스페츠나치 중에서도 최정예로 꼽히는 것은 알파와 자슬론입니다.
알파는 FBS 소속의 스페츠나치로 1972년 미넨올림픽 대참사 이후 만들어졌고
테러지 난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부대죠.
2016년에 공개된 훈련 사진을 보면 미국의 특수부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뛰어난 장비를 착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알파는 1979년 소레나프간 전쟁과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서 실적을 올렸고
헤이루트 납치 사건 당시에는 인질범들의 가족들을 인질로 잡아 사건을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푸틴이 집권한 뒤에는 레드마피아 소탕에 가담하기도 했죠.
물론 불법산업이 전개와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보니 완전히 뿌리 뽑지는 못했습니다.
자슬론은 SVR에 소속된 스페츠나치로 극소수의 정의인원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과
초고가의 장비를 가지고도 경우 임무만 수행하는 점에서 음모론이 자주 등장하죠.
자슬론에 대한 정보는 공개된 것이 거의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주요 임무를 교란과 암살로 보기도 하죠.
전쟁에 개입하는 스페츠나치는 주로 러시아 국방부 소속의 CCO입니다.
이들도 큰 분류로 국방부에 소속되어 있을 뿐이지
자세히 들어가면 정찰연대나 해군 소속 정찰대 등으로 더욱 세분화되어 있죠.
그 중에서도 제45 독립특수 정찰련대는 최근 카자흐스탄 시위에 가담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대단한 실적이라고 보기에는 구린내가 많이 나는 실적이죠.
푸틴의 러시아 영향력 뿌리기에 투입된 것이니까요.
러시아 언론에서는 카자흐스탄 시위에 러시아가 가담한 것을 두고
미국이 의도적으로 러시아의 관심을 우크라이나에서 카자흐스탄으로 돌리려 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주장에 대해 말도 안 되는 낭설이라며 비난했죠.
세분화를 통한 체계적인 조직력과 함께 수준 높은 장비를 사용하는 모습이나 뛰어난 실적은
많은 사람들이 스페츠나치를 무섭고 강한 부대로 인식하게 만들었습니다.
불과 세 달 전까지는 말이죠.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는 계속해서 고전을 하는 중입니다.
외국 보도에 따르면 포로로 잡힌 러시아군 중에는 기본적인 사병 교육도 받지 못한 사람들도 있었죠.
징집병들이야 그럴 수 있지만 스페츠나치의 기습조가 항구에서 전원 체포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우크라이나에 잠입한 정찰료원은 임무를 시작도 못해보고 길거리에서 체포당하기도 했죠.
앞에서 알아봤던 제45 독립특수정찰련대는 우크라이나 키우 침공의 선두에 서기도 했습니다.
결과는 현재 키우 외곽의 사진들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당당하게 서있는 우크라군의 뒤로 러시아 탱크의 잔해가 나뒹굴고 있죠.
키우 지역은 러시아 기갑군인 우크라군에게 참패한 대표적인 지역입니다.
키우가 수도인 만큼 우크라이나가 죽기 살기로 달려들었던 것도 있지만
러시아군이 적군의 폭역을 생각 못하고 들어갔던 것이 크죠.
이후에는 잔인함으로 악명이 높은 체첸 부대가 투입되었습니다.
두 차례의 전쟁 이후 체첸은 완전히 러시아 소속이 되었고
그에 따라서 체첸의 악명높은 민병대도 러시아의 움직임에 동참해왔죠.
하지만 익히 퍼져있는 소문과 다르게
체첸 부대는 우크라이나군에게 참패를 당하고 붙잡혔습니다.
인터넷을 보면 잡혀서 수염이 깎이는 체첸 부대 병사들의 사진이 돌아다니죠.
스페츠나츠에 대한 굴욕적인 소식은 최근까지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저번 달에는 스페츠나츠가 마리우폴에서 전멸당했다는 소식도 들려왔죠.
마리우폴에 대한 전면적인 공세에 돌입한 러시아는
스페츠나츠를 투입해 시가지를 점령하려 했지만
우크라군에게 참패를 당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때 투입되었다고 보도된 스페츠나츠는 총참모부 소속으로
돈바스 분쟁에도 참여했던 기록이 있는 최정예 부대죠.
하지만 이들은 시가전 도중에 8대의 차량을 잃었고
150명이 사망한 뒤 나머지는 도주했습니다.
진위어부는 전쟁이 끝난 뒤에야 알 수 있겠지만
아니 땡 굴뚝에서 연기가 안 나는 것처럼
이렇게 돌아다니는 소문들 역시도
스페츠나츠가 연전연패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단면적으로 보여주고 있죠.
전멸 같은 큰 사건이 아니더라도
스페츠나츠 소속의 사람들이 우크라이나군에게 잡힌 사진은 실제로 꽤 많습니다.
러시아의 특수부대 스페츠나츠에 대한 이야기
이번 편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