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화 2-17] 눈먼 부엉이, 한국전래동화, 선비, 부엉이, 개구리, 황새, 꾀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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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구슬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선비’가 자주 등장할 거예요 ^^
학문을 닦는 사람을 예스럽게 선비라 부르지요.
끊임없이 배우고 덕성을 키우며, 행동이 바르고 재물을 탐내지 않는 고결한 선비정신은 우리가 닮아야 할 전통 문화의 자랑이 아닐까요?
눈먼 부엉이
옛날 글도 잘 쓰고 아는 것도 많은 송선비가 살았어요.
송선비는 과거 시험을 7번이나 보았지만 번번이 떨어졌어요.
시험 감독관들이 뇌물 받친 사람은 급제시키고
뇌물을 주지 않으면 낙방시켰기 때문이에요.
어느 날 임금님이 허름한 옷을 입고 미행을 나섰어요.
궁궐밖을 나와 백성들이 사는 모습을 살피기 위해서지요.
임금님은 송선비의 집 모퉁이를 돌아서다
안에서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게 됐어요.
개구리 때문에 부엉이 눈이 멀었구나.
개구리 때문에 부엉이 눈이 멀었어.
개구리 때문에 부엉이 눈이 멀었다?
이게 대체 무슨 뜻일까?
어디 한번 물어봐야겠다.
실례하오나 내가 들으니 개구리 때문에 부엉이 눈이 멀었다
이런 뜻모를 말씀을 하시는데 그게 대체 무슨 뜻이요?
혼자 말이니 개념치 마시지요.
선비가 선뜻 대답을 하지 않자 임금님이 거듭 물었어요.
내가 궁금해서 그냥 갈 수가 없구려.
그게 무슨 뜻인지 말 좀 해주시오.
그럼 한번 들어보시지요.
옛날에 꾀꼬리랑 황새랑 누가 노래를 더 잘하나 내기를 했는데
부엉이가 심판을 보게 됐지요.
황새는 목과 부리가 길지만 아름다운 소리야 꾀꼬리를 당할 재간이 있나요?
하지만 욕심많은 황새는 어떻게든 꾀꼬리를 이겨보고 싶은 마음에
심판 보는 부엉이한테 뇌물을 쓰기로 했습니다.
때는 한겨울인데 개울을 샅샅이 뒤져 개구리 한 마리를 찾아 냈습니다.
그리고 그 개구리를 부엉이한테 갖다 바치며 말했지요.
당신도 알다시피 내가 덩치만 컸지 어디 노래 부르는 재간이 있어?
그러니 이걸 받고 심판이나 잘해주시오.
부엉이는 통지서 딸의 귀한 개구리 한 마리를 얻고 보니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노래 부르는 날 꾀꼬리가 먼저 노래를 했지요.
높고 낮은 고음 목소리로 노래를 간드러지게 잘 냈습니다.
다음에는 황새가 노래하는데
한 번 소리를 지르고는 끝이에요.
누가 들어도 상대가 안 되는데 부엉이는 개구리를 얻어 먹었으니 어쩌겠어요.
꾀꼬리는 잘하기는 하지만 너무 간드러져서 못 쓰겠고
황새는 한 마디밖에 안 했지만 우렁차서 쓸만하니 황새 승리!
이렇게 억지 심판을 본 뒤 부엉이는 그때부터 눈이 멀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임금님은 동물들의 이야기지만 사람 사는 세상을 아주 잘 찔러서 한 말이라
분명 무슨 사정이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보아하니 나이도 지긋하고 글 공부도 꽤 한 것 같은데
왜 표슬길에 나서지 않고 이리 묻혀 사시오?
과거를 보기야 여러 번 봤지요.
그런데 과거 시험장에 온통 개구리 잡은 황새와 눈먼 부엉이가 판을 치니
꾀꼬리가 어디 발을 붙일 곳이 있겠습니까?
그제야 임금님은 무슨 말인지 알아차렸어요.
하지만 세상에 어디 눈뜬 부엉이가 한 마리도 없겠소.
내 들으니 며칠 뒤에 또 한 번 과거 시험이 열린다는데 꼭 나가보시오.
임금님은 대걸에 돌아와 며칠 후 과거 시험을 본다는 방을 붙이게 했어요.
그날 과거 시험의 제목은
개구리 때문에 부엉이가 눈이 멀었다! 였어요.
시험관에게 뇌물을 바친 선비들은 한 줄도 글을 쓰지 못했어요.
송선비만 혼자서 줄줄 글을 써내려가 잠원 극재를 했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