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지칠 때, 유홍준 교수가 꼭 들르는 비밀 여행지ㅣ지식인초대석 (유홍준 교수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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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이 80을 바라보고 계시네.
교수님 개인적으로 마음이 힘들거나 힐링이 좀 필요할 때 찾아가는 그런 여행지가 있으세요?
내가 답사기 쓰면서 여기는 안 쓰겠다고 썼어요.
왜냐하면 그것 따라서 사람들 많이 가면 버릴 것 같아서 나 안 쓴다고.
아마 환상적일 겁니다.
유럽에 가서 이렇게 즐길 수 있을까? 아마 감동을 할 거예요.
안녕하세요. 이 시대에 진짜 대가들의 순도 높은 지식을 전해드리는 시간
지식인 초대석, 아나운서 한석준입니다.
오늘은 우리나라 미술사에 아주 지대한 공을 세운 분입니다.
명지대학교 석좌 교수를 맡고 계시는 유홍준 교수님 자리하셨습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라는 책을 쓴 유홍준입니다.
합쳐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500만 부가 나왔더라고요.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한 권을 쓰실 때마다 거기 나오는 문화유적들이 관광지가 돼버리는 바람에
지역경제 활성화에 정말 큰 기여를 하셨고
그래서 지역의 시청이나 이런 곳에서 엄청나게 요청을 했을 것 같습니다.
그게 93년부터 지자체가 시행되면서
명예군민시민제도가 생겼어요.
그래서 내가 명예강진군민 제1호고
명예전남도민 1호고
명예안동시민 1호고
그 외에도 제주도도 두 개를 받았죠.
아무튼 그런 거 하면 지금도 서운해하는 분들도 있죠.
사실 제가 안 가봐서 못 쓴 데는 없고
아직 안 썼을 따름이니까 조금 기다려주십시오.
그러게요. 정말 관광 가이드북이 아니잖아요.
그렇게 생각해도 난 나를 낮춰봤다고 생각 안 합니다.
그걸 계기로 해서 우리 문화유산을 더 익힐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가이드북이라도 관계없죠.
이런 질문 많이 받아보셨을 것 같고
어떻게 보면 좀 유치할 수도 있는데
해외여행 가는 사람들 정말 많지 않습니까?
국내 여행을 간다면 이런 데를 좀 가봐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들도 하시나요?
우리가 유럽을 간다고 하면
7박 8일이나 10박 11일
오가는 거 빼더라도 닷새 일주일을 보잖아요.
거의 그렇죠.
국내도 한 번 5박 6일 다녀보십시오.
아마 환상적일 겁니다.
근데 이제 국내에 있으면서 그렇게 시간을 낼 필요가 없으니까
이렇게 부분 부분 최소한 2박 3일, 1박 2일 말고
왜냐하면 2박 3일을 해야 두 번째 날은 훌로 답사를 합니다.
그렇게 했을 적에 몇 개의 번역으로 나눠질 수가 있어요.
전라남도의 사찰과 유배지를 포함해서 선배들이 살던 곳
그냥 말로 얘기하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보면
강진해남을 남도답사 1번지라고 쓰면서
내가 8번을 갔다 왔지만 이걸 쓰기 위해서
다시 한 번 가면서 쓴다고 썼어요.
그거 사실 거짓말이야.
13번을 갔었어.
거기에 전혀 기대치 않았는데 공감하는 부분이 땅 끝이다.
나주 지나서 강진에 가면
다산초당의 영랑생과 무이사 같은 철이 있고
해남에 가면 대용사가 있고 고산윤선도가 있고
땅 끝이라고 하는 철연한 곳에서 고산의 세연정을 보고 오는 코스는
다녀오고 나면 유럽에 가서 이렇게 즐길 수 있을까 봐 감동을 할 거예요.
또 하나는 경주에 2박 3일 동안 다녀보십시오.
다운타운에 있는 신라 고분에서
첨성대 안압지 박물관 보고 난 다음에
경주 남산 산자락에 있는 보리사 삶는 게
가능하면 용장사까지 해서 경주 남산을 보고
다음날 가문사 탑을 보고
대항암에 가서 간포 앞바다, 동해바다를 보고
돌아오는 코스로 보면 이게 피렌체를 갔을 때고
인스부르크를 갔을 때고
이렇게까지 나한테 오는가 하는 게 있을 거예요.
또 안동 지역은 선비들의 문화가 그대로 남아서
소수서원, 병산서원, 도산서원 보고
의성김 씨 종갓댁을 보고
충효당, 하해마을 본 다음에
코스를 어디로 잡냐에 따르지만
영양보은감에 있는 5층 전탑이 국보예요.
참 재밌는 게 죽기 전에 봐야 될
건축 101개 미국에서 나온 책이 있어요.
거기에 한국계 6개가 소개돼 있더라고요.
영양보은감의 전탑이 거기 들어있더라고요.
그런 데에 실릴 수 있을 정도의
외로운 반변천 천변에 있는 걸 보면
우리 자연의 풍광과 함께
1500년 전 유물이 보면
역사적 향기가 나오겠죠.
그리고 도산서원에서 청량산 지나서
낙동중학교 지나서 청암정까지 가는 길은
너무 아름답습니다.
예자치가 많아요.
내가 답사기 쓰면서
내가 여기는 안 쓰겠다고 썼어요.
왜냐하면 그것 따라서 사람들 많이 가면
버릴 것 같아서 난 안 쓴다고.
그 정도의 길입니까?
그리고 내가 학생들 데리고 답사 다닐 적에
한국미술사라고 하는 것이
서울에서 할 적에는
남한강변의 폐사지를 데려갑니다.
원주 구름면에 있는 법천사, 지광국사 현묘탑하고
거돈사터에다가 신륙사에
세종대왕 영릉을 다녀오면
그다음부터는 남한강변의 강변 풍경하고
어우러져서 자연, 국토에 대한 아름다움에 대해서
아주 사무치는 마음으로 가져오는 게 있어요.
그게 되게 가을에 가고
봄에 갈 적에는 추사고택으로 해서 예산에
서산마해불과 보온사터의 개심사 다녀오면
참 그 개심사 진달래꽃도 이쁘고
서산마해불, 백제의 미소
향토회와 역사에 대한 사랑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건 내가 체험을 하면서 했던 이야기고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중요한 특징은
사계절이 분명하다는 거.
내가 충청북도를 팔권에 가서나 쓰게 돼요.
단양팔경 비롯해서 청풍호수 이쪽에
1박 2일로라도 여러 번 다니고
그리고 난 다음에 썼어요.
그러니까 유물과의 대화
말하지 않은 것과의 대화 속에서
오히려 내가 말할 것들을 다시 찾아낸다고 하는 그 시간이
어떤 것이 경제적인가를 따질 때
빨리 보고 돌아오는 게 경제적인가
가서 그 유물과 함께 하룻밤을 지내고
내용을 소화한 다음에 돌아오는 것이 경제적인가
말하지 않은 것과의 대화라고 하는 게
자기 사색의 깊이를 올려주겠죠.
제주도를 사람들이 많이 여행가지만
제주도에 가면 바닷가 가고 놀고
이런 게 사실 대부분이지 않습니까?
제주도에서 이거 못 봤으면 다음에 갈 땐 꼭 봐라
라고 말씀하실 만한 그런 유산이 있다면?
제주도 답사기가 7권인데
이거를 여행책으로 많이 소화가 돼서
별권으로 띄워서 돌하루방 어디 감숙강이라는 제목으로
제주도 답사 안내서가 단행본으로 나와 있어요.
답사기에서도 제주 허씨를 위한 가이드북이라고 써 있어요.
제주 허씨가 뭐냐면
렌트카 번호가 다 허자가 붙어있어요.
요새는 하호도 있다고 그럽니다.
제주 허씨 제가 모르는 성씨가 있는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렌트카를 빌려야지 관광버스나 이거는 안 가는 곳이죠.
동서남북으로
그중에 여기는 꼭 가야 되는 건
다랑시 오름과 용눈이 오름
그 오름이 주고 있는 자연 풍광과
제주의 신비로움이 함께 어우러지는 게
제주에 오름이 360개인가 있다고 그래요.
오름이라는 게 기생화산이에요.
그래서 팥죽을 끓이면 부글부글하잖아요.
그 부글부글한 구멍이 다 오름이 되는데
용눈이 오름이 아름다운 것은
능선이 굉장히 아름다운 게
이 버글버글 거리는 거품이 세 개가 한 데에 어울려서
멀리서 보면 선이 이렇게 곡선을 지어 나가게 되죠.
근데 너무 사람이 많이 와가지고
거기서 출입 제한이 되어 있습니다.
지금 현재 어떤지 알아보고 가야 돼요.
어떤 때는 식생을 위해서 막아놨어요.
그리고 다랑시 오름은 올라가는데
계속 올라만 가야 돼요.
한 30분, 25분 걸릴 거예요.
촥 올라가면 마지막에 그냥
빵 하고 펀치 볼처럼 촥 들어가는데
바람은 또 얼마나 센지 몰라요.
거기에 올랐으면
그때 이제 제주를 느낄 수 있고
제주에는 1만 2천 귀신이 있는데
선문내 할망
와흘본항당에 있는 500년 된 흙나무에
오색 천들이 휘날리고
색동저오리도 있고 고무신도 있고
미신이라면 미신인데
제주도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다 본항당이라고 하는 곳에
자기의 마음을 갖다가 호소하는 곳이에요.
지금도 구멍가게 가면 소질하고 있습니다.
신종이
별거 아니에요.
이 묶음을 가슴에다 대고
신낭에 가서 소원을 빌면
선문내 할망이 이거 잊어먹지 않고
다 해준다고
그분들이 말하기를
본항당이라고 하는 곳은
영혼의 동사무소래
그런 절대자와 대화할 수 있는
그 문화를 갖고 있는 게
그 본항당의
그 신령스러운 나무와 있는 거거든요.
그게 제주 사람들이
섬사람으로서 죽음을 너무나 들면서
살고 있었던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신앙에 관한 이야기와
가슴 속에 올 겁니다.
그리고 꽃으로 아름다운 게 너무나 많잖아요.
동백꽃에서부터
여미지 식물원이라든지
까멜리아 동백숲도 있지만
제일 멋있는 거는
영실 계곡에서
1700꽂이까지 올라가는
우쌔오름까지 올라가는
그 털진달래 꽃밭
그 위에는 구상나무 숲이고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죠.
거긴 몇 월에 가야 되나요?
5월에 가야 돼요.
그게 거기서 철축제라고 그러는데
사실은 진달래예요.
지금도 어디 가고 싶은 데 있냐고
물어봤을 적에
때가 맞는다면
영실 진달래 거기를 보고 싶은 거가
왜 거기가 아름답냐면
바람이 얼마나 셉니까?
그러니까 그 진달래 나무들이
전부 상구머리로 깎은 것 같아.
그러니까 일본 사람들이
일본 정원 가위질한 거 있잖아.
그건 인공적이잖아.
이거는 자연이
그게 다 진달래 꽃으로 꽉 차 있고
구상나무에 하얀 줄기들이 올라가는 거는
어디 가서 볼 수 없죠.
그럼 혹시요.
아직 그렇게 글로 표현 안 하신
국내의 정말 멋있는 그런 장소 중에
이 겨울에 부모님을 보내드린다면?
요리가 단품 요리도 있고
코스 요리가 있잖아요.
코스 요리로 해주시죠.
안 쓴 거 중에 하나가
전라남도에 있는 사찰들
장흥 보림사에서
화순 운주사, 쌍봉사, 나조 불회사
그 한 바퀴 도는 코스는
정말로 환상적이에요.
우리가 송강사하고 서남사는 잘 알고 있는데
보림사는 구산선문 제1선문인데다가
화순의 쌍봉사는 가장 아름다운 승탑이 있고
운주사는 민중불교의 상징성을 갖고
불회사라고 하는 곳은
들어가는 비자나무 숲을 쫙 해서
겨울철에 늘 푸른 나무들이 있었을 적의 감동
동백나무 숲이라든지 비자나무 숲은
그게 그렇게 감동적이거든요.
그런 자연의 아름다움까지 보여줍니다.
그리고 경주는 아무튼
봄, 여름, 가을, 겨울 아무데 가도
거기서는 유물이 말해주는 거니까
자연 보다도요.
그리고 늦가을 지나서
초겨울 안동 서원들을 보면서
만약에 시간이 된다면
새로 옮겼지만 농암 고택 같은데
차가 들어가느라 몰라
진흙탕 길이면 차가 빠질 것 같은데
험한 오지 속에서
처연하게 있는 옛날 고관을 봤을 적에
시가 절로 나오고
그런 코스들 아마
이번 겨울에 많이들 다니게 되시지 않을까
이제 교수님이 80을 바라보고 계시는
그런 생각하실 것 같아요.
앞으로 난 여기까지는 다 쓰겠다.
그런 우리나라 문화유산, 자연유산들
그거보다 내가 벌려놓은 건 다 해야 되잖아요.
나의 문화유산 답사하기는
국토박물관 술래 3, 4권 쓰면 끝입니다.
그거는 틀림없어요.
근데 내가 여태까지 해온 것 중에 하나가
화인열전이라고
우리나라 조선시대 화가들이
삶과 예술을 두 권 쓴 게 있어요.
10여 년 전에 내가 그걸 절판을 시켰어요.
새로 연구된 것들이 많기 때문에
그걸 소화해서 다시 표현해야 된다고
내년에는 그거 보완할 거 보완하고
아울러서 3권 써서 책 내야 돼요.
바쁘시겠네요.
바빠요.
그러니까 난 늙을 시간도 없고
죽을 시간은 더 없고
지금은 정말 놀러 가실 때도
부담이 좀 되시겠습니다.
남에게 뭘 가르쳐야 된다든지
글을 써야 된다든지 하는 건
부담은 전혀 없이
나도 한 사람의 여행객으로서
즐기는 국내 답사를 한번 해볼까 싶어요.
교수님 개인적으로 마음이 힘들거나
힐링이 좀 필요할 때 찾아가는
그런 여행지가 있으세요?
그런 것이 따로 있었던 건 아니고
거기에 가면 마음이 힐링된다.
그런 걸로 얘기하면 역시
원주의 폐사지 거돈사터
한번 가보십시오.
거기에서 하고 싶은 게
사방이 산으로 둘러있는데
가운데 절터에
불쌍 놓았던 좌대 하나 있거든요.
거기에다가 그랜드 피아노 하나 갖다 놓고
그리고 우린 둘러 앉아서 하면
카라카라에 빅스리한 것보다도
더 멋있을 것 같아요.
거기에 축대를 쌓은 비인터가 있는 중에
한쪽 끝에는
800년 된 느트나무가 한 그루 있어.
그리고 저쪽에는
1200년 전에 세운
승탑과 돌고무기가 이고 있는
비석이 하나 있고
그 언덕 배지는
이렇게 층계로 되어 있거든요.
거기 앉아서
야외 음악회 한번 해보고 싶어요.
작은 음악회라도 좋을 것 같아요.
생각도 안 해봤는데
그거 너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일단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근데 교수님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쓴 유홍준입니다.
끝! 더 이상 뭘 말할 게 없는 것 같아요.
이런 인생
너무나 존경스럽기도 하고
그럼 저는 궁금한 게
1권을 쓰실 때부터
이렇게 10권이 넘어가는
대작을 쓰실 예정이셨어요?
아니었죠.
우선 이 책이
93년 5월 30일인가에 나왔는데
처음 쓰기 시작한 거는
91년 4월달에
월간 사회평론회 연재를 시작했던 거예요.
그게 2년 후에 책으로 나왔을 적에는
밀련셀러가 된 거죠.
그럼 1권을 내고 나서
2권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그때의 열기는
이루 말할 수가 없었죠.
인쇄공장이 쉬지 않고 돌아갔으니까요.
그래서 2권은 바로 내고
3권도 바로 냈어요.
그리고 나 이제 그만 쓴다.
이제 나 쉬겠다.
내 전공으로 돌아가겠다.
왜냐면
연석국 재밌다고
고무줄 팡처럼 늘어내면
앞에 것도 망하잖아요.
그러니까 잘한다고 할 때
끝내겠다.
그리고 저는
한마디에 단서를 붙였어요.
혹시 북한 문화유산 답사기를 쓸 기회가 있으면
그때 다시 시작하겠다.
그랬는데
97년에
북한 문화유산 답사기를 쓰게 됐어요.
금강산이 또 열렸잖아요.
4계절을 다 보고
책을 5권까지 쓰고
그다음에 이제 충전기간을 갖겠다고
한 2년 쉬고 난 다음에
문화유산 답사기가
안 쓴 데가 너무 많거든요.
그래서 기왕에 시작한 거
그거는 해야 된다.
해가지고
충청북도도 쓰고
서울도 쓰고
그다음부터는
고궁에 대해서 쓴 게 2권이고
사대문 안에 대해서 2권 쓰고
사대문 밖에 대해서 쓰려다가
내가 대한민국을 다 쓸 수는 없고
그동안 썼는데
빠진 것들을 하나씩 찾아갔는데
그 대신에
랜덤으로 찾아가는 게 아니고
시대 순으로 찾아간다.
그래서 구석기 시대
연천 전공의 유적지
신석기 시대
부산 영도
동산동 폐총
이런 식으로 해서
지금 현재 계획은
2권 더 쓰고서
피어레어도 딱 찍으려고 합니다.
시대별로 그냥 하다 보면
그 시대에 가장 대표적인 유적지
예를 들면
조선시대를 얘기하면
서원을 얘기해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도산서원, 병산서원 썼지만
소수서원을 쓴다든지
조선왕조의 위대한 유산 중에
백자의 고향인 경기도 광주
분원
답사기
이런 식으로 해서
책을 읽으면
한국 문화사가 느껴질 수 있게
구성을 해서
끝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번 책의 내용이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지 않습니까?
그게 거룩하게 얘기하면
지식인으로 산다고 하는 거는
이 시대에 대접받는 인생이에요.
그러면 그 지식인
한시대 지성으로 사는 사람은
이 시대에 대접받는 만큼
자기가 해야 할 몫이 있는 거 아니겠어요?
그것을 자기가 공부하고 익혔던 것을
동시대 사람들에게 나눠준다는 마음으로
글을 써서
책을 펴내거나 강연을 하고
사회활동을 하는 게
하나의 임무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그런 마음으로
글 쓰고
강연하고
또 여기에 이런 자리에 나오는 것도
똑같은 그런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나온 것은
문화유산 답사기가 아니고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로
쉽게 얘기하면
산문집
내가 제목을 달기는
잔문집이라고 그랬습니다.
잔문이 실제로는
내 글이 그렇게 고고하거나
우아한 글을 쓴 것이 아니고
인생만사에 널려있는 내용들을
아주 푸짐하게
푸근하게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잔문이 맞고
세상만사가 아니고
인생만사에 대해서 얘기한 거를
지난 30년 동안
곳곳에 쓴 것 중에서
버릴 거 버리고
그래도 남기고 싶은 글들을 묶은 게
이번에 낸 책입니다.
대중과 만나는 건 역시 책인데
좋은 글을 계속해서
많이 쓰고 싶어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렇겠지만
추도사가 많습니다.
추도사를 받는 인생이
우선 그 대상 자체가
한 시대를 의미 있게
살았던 분들이잖아요.
세상에 글을 쓰면서
추도사처럼 어려운 게 없습니다.
오늘 돌아가셨다고 그러고
내일 모레까지 2,500자 써달라는 겁니다.
그 사람이 그만한 인생이어야 되고
그 사람과 인연이 있어야 되고
근데 어찌 됐든
추도사를 뜻 있게 산 사람들이니까
그 뜻을 기리는 의미로
혼신의 힘을 기울여서 썼죠.
이번에 글 쓰면서
좀 아까운 에피소드 같은 거는
다시 다 집어넣고
리영희 선생님, 백기완 선생님은
역사적 인물이잖아요.
우리가 사람에 대한 관심이 제일 큰 거예요.
그런 점에서 글을 보면
그 사람의 삶을 보면서
나를 생각하게 하는 거고
또 추도사도 그런 의미로 쓰는 거고요.
추도사를 쓰는 사람들의 마음은
다 그럴 거예요.
이렇게 알찬 내용의 책이
바로 이번 책인데
저는 말씀하시면서 하나 궁금한 게
부채를 계속 가지고 계셨어요.
이 책의 부록이 글쓰기인데요.
내가 남다른 글 쓰는 습관 중에 하나가
부채에다가 메모를 합니다.
내 책에 대중적 글쓰기를 위한
15가지 도음말이라고 하는 항목이 있어요.
그 항목을 이렇게 1, 2, 3, 4, 5, 6, 7, 8, 9
쫙 쓴다.
그때마다 이렇게 구상을 하다가
또 심심하면 그림도 그리고
이렇게 추가해서 넣기도 하고
근데 왜 부채에다 하냐고 그러는데
본래 내가 답사 다니면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잖아요.
그러면 부채에다가 그림 그려서
하나씩 선물을 해줬거든요.
그랬는데 어느 날 글쓸 거가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아서
부채에다 메모를 했는데
이만큼 메모해놓고
그다음에 이만큼, 이만큼 하니까
설계도가 되더라고요.
부록이 밀리언셀러 작가가 말하는
좋은 글쓰기를 위한 15가지 조합.
부채에 쓰신 15가지가 이거군요?
문화유산 답사하기 발간 20주년 기념 행사를
국립중앙박물관 강당에서 했어요.
근데 청중 질문 중에
선생님은 글쓰기를 배우고 싶은데
선생님은 글 쓸 때 어떤 점을
생각을 합니까? 라는 질문이 있어서
이번에 아예 그거에 대한 예문들을
다 하나씩 넣어가지고
좋은 글쓰기를 위한 15가지 조언이라고 해서 실었죠.
첫째는 그 글이 어떤 형태든 간에
관계없이 하나의 그런 글로서의
완결미가 있어야 돼요.
다시 얘기해서 기승전결이 있어야 됩니다.
기승전결에서 제일 중요한 거는
첫 마디를 뭘로 시작하고
끝마디를 뭘로 시작하느냐는
글의 양에 따라서 200점인 거지
15시냐 30매냐에 따라서는 있지만
승은 전개하는 거예요.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예요.
근데 거기에 반드시 전이 있어요.
반전, 아주 드라마틱한 반전이 아니더라도
밋밋하게 가는 게 아니라
거기에 액센트를 줘야 되든지
뒤집든지 하는 거를 반드시 가져야 되고
첫 머리와 끝 머리를 어떻게
압축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염두에 두어서 기승전결을 삼아야 된다.
근데 글 쓰다 보면 첫 머리에 쓴 글이
마지막 결에 가서 쓰는 게
더 좋은 경우가 생겨요.
그럴 땐 빨리 뒤집어야 돼요.
어쨌든 기승전결을 이렇게 맞춰라.
그다음에 이건 내 습관이지만
권하고 싶은 거는
글을 쓴 다음에 제목을 짓지 말고
제목을 짓고 글을 써라.
사실상 글이라는 게
제목 정하고 첫 문장 생각나면
일사천리로 흘러요.
그게 힘들죠.
그다음에 세 번째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서술이 아니고 합당한 사례나 에피소드를
찾아서 집어넣으면
글이 생명이 된다.
정 안 될 쪽에는 유명한 분의 논문이라든지
유명한 명구를 집어넣어서
개입을 시키면
글이 갑자기 효과가 높아지는 경우가 있죠.
그거 세 가지만 딱 지켜도
좋은 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저의 다음 번책이 좋아진다면
전적으로 오늘 강의 덕분입니다.
여기에 보면
문장의 리듬을 생각하면서
글을 다듬어라.
그다음에 글을 쓴 다음에
반드시 다른 사람한테
읽히고 난 다음에 발표하라.
누구한테 읽히셨습니까? 주로
우리 연구원이나 편집자나
이 사람들에게
신문에 내까지 원고를 내야 될 때는
전화 걸어서 내가 읽어요.
그리고 자기가 쓴 글을
소리내서 읽어보면
반드시 몇 자는 고칩니다.
눈으로 읽는 게 아니라
소리내서 읽어보면
마음 자체가
글이란 내가 아는 것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쓰는 게 아니에요.
그럼 뭐냐?
내가 들려주고 싶은 거
남에게 알려주고 싶은 걸 쓰는 거기 때문에
반드시 상대방이 있는 겁니다.
다시 얘기해서 소비자를 생각하고
공급자로서 써야지
일방적으로 써서
소비를 놀려고 그러면 안 되는 겁니다.
그래서 미술평론이나
이런 걸 쓸 때 있잖아요.
그때는 내 잠정적인 독자를
미술에 아주 소양이 없는
내 친구를 염두에 두고 씁니다.
내가 이렇게 써도
그 놈이 이해할까?
독자는 그런 사람들이잖아요.
아는 사람만 보는 게 아니라?
그거는 논문이고
그다음에 글 쓰다 보면
최대한 아쉬워하는 것이
통영사가 부족하잖아요.
맨날 했던 소리
슬프다, 그립다, 안타깝다, 아쉽다
그걸 너무도 슬프다, 한없이 그립다
애타도록 안타깝기만 하다
마냥 아쉬운 감정
이거 갖고는
자기 표현이 안 되잖아요.
그럴 적에는
아쉬웠다든지
했던 사례를 집어넣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답사기 1권에서
다산초당에서 백년사로 넘어가는
산길은 소나무들이 있고
순란을 빌어서 꽃들이 피우고
새가 우는 그런 길인데
어느 해 갔더니
설립호파리로 소나무가 다 죽어버렸어요.
그래서 그거를 약을 친다고 치니까
벌나비가 다 죽어버렸어.
그러니까 산새가 우는 게
옴써버린 거예요.
정막강산도 그런 정막강산이 없는 거예요.
그렇게 다 묘사를 했어요.
그 쓸쓸함을
그래서 내가 살면서 느꼈던
쓸쓸했었던 때의 분위기로
솔밭과 산새가 사라진 만덕산의 봄
그것은 마치 외할머니 돌아가신
외갓집에 왔었던 것 같았다.
중학교 때 외할머니 돌아가셨는데
어쨌든 해마다 가듯이 갔는데
세상에 외할머니 없는 외갓집이
그렇게 쓸쓸한 줄 몰랐죠.
그러나 금방 왔어요.
이런 이미지로 들어갈 쪽에는
더 말할 거 없죠.
지난 30년 동안 22권에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내셨습니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전 세계에 있는 모든 글 쓰는 사람들에게
부러운 인생일 수도 있습니다.
뭘 여쭤보고 싶냐면요.
지금 책을 읽는 사람들의 숫자가
너무나 많이 줄었습니다.
근데 이름에도 불구하고
유홍준 이름 써있으면
그 책은 다
내가 이 정도는 봐야지
이런 생각을 한단 말이에요.
이유가 혹시 뭘지
지적인 욕구라는 건 다 있는데
그걸 채우는 방식이
활자화된 책으로서 읽는 것보다
다른 것으로 채우는 게 있어요.
예를 들면 만화로도 본다든지
유튜브 또는 넷플릭스를 통해서 보는 게
마치 종이 신문 안 보고
인터넷을 가지고서
사는 사람들 많잖아요.
마찬가지로 이 책도 그런 것 같고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지금 시절에 나왔을 적에는
그거의 10분의 1 정도뿐이 안 나갔을 겁니다.
그러니까 전달하는 방법이
달라지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래도 책이라고 하는 것이
자체가 갖고 있는 존재감이 있잖아요.
귀로 동양하듯이 듣는 지식하고
눈으로 활자 매체를 봐서
익히는 것의 근수가 다르잖아요.
그것을 MZ세대들에게도
난 그래도 아직 책으로 본다
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예요.
그런 사람들이 이제 또
사회의 리더가 될 거니까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거하고
여기에 갖고 있는 자양분을
놓치지 않는다는 거는 다른 거니까
난 크게 아쉬워는 안 하고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이런 프로도 있는 거예요.
이 책을 안 읽어도
이 프로를 본 사람은
뭔가를 얻어 가잖아요.
지식의 전달 매체죠.
내가 강연 부탁하면
되도록이면 가요.
가서 강연을 하기 시작하면
강연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문화유산을 전도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저절로 힘이 나요.
그러니까 마음 하나가
그렇게 바꾸는 것이
완전히 나를 다르게 하듯이
대중매체 나와서 얘기하는 거는
이런 책도 있다라고 하는 거를 알려주고
프로를 듣는 사람은
허턱하고 몇 가지를
낚아채가는 분이 있지 않겠어요.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이런 게 있다 하는 거를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유홍준 교수님과 이렇게
장시간 얘기하면서
말씀하시는 그 많은 곳들에
제가 직접 함께 다니는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글쓰기에 대한
식견이 녹아있는 짧은 팁
여러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짜 대가들의 고급 지식을 전하는
지식인 초대서
다음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