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산은 소고기만 사는 걸로|베리타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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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츠맨의 실패를 딛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상품성을 선보였던 베리타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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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8 베리타스(2008)
04:03 이정도면 애썼다
07:25 파워트레인 하나 빼기
09:12 소고기만 사는 걸로...
#GM대우#스테이츠맨#베리타스
※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지켜주세요. 특정 브랜드, 차량, 오너에 대한 건전한 비판이 아닌, 욕설·도넘은 혐오 표현은 노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벼운 말 한마디지만 누군가에겐 큰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한국의 고급차 시장은 그다지 만만하지 않은데요.
앞서 무성의한 상품 구성으로 한 차를 처참한 실패를 겪었음에도
GM 대우는 이 여유로운 후주인들을 다시 한번 믿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윽고 2007년 4월, 서울 모터쇼의 양산형 모델이나 다름없는 쇼카를 선보이면서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과 기대를 모았죠.
스테이츠맨을 빼닮은 얼굴에 내신하게 뻗은 옆모습,
두툼하게 튀어나온 앞뒤 휀더와 극단적으로 짧은 프론트 오버행은
플래그십 대형 세단이라기보다는 스포츠 세단을 연상케 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차명이 확정되지 않았는지 GM 대우 컨셉트카 장명법에 발맞춰
L4X라는 이름표를 붙였고 전문 매체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스테이츠맨 후속 등으로 통했어요.
그렇게 2008년 9월 정식 출시된 L4X는 베리타스라는 완전히 새로운 차명으로 등장했습니다.
차명 베리타스는 진실 또는 진리를 뜻하는 라틴어로
이 모델 역시 전작과 동일한 홀덴 스테이츠맨,
카프리스의 배지 엔지니어링 차량이었지만
정치인을 의미하는 스테이츠맨의 실패를 교훈 삼은 것인지
이번에는 한국 시장을 위한 전용 차명을 부여했습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별도의 제품 이름을 붙였다는 것부터
한국 시장을 신경 썼음을, 즉 성의를 보여주는 대목이었죠.
외관은 전작의 수수한 분위기를 그대로 계승했습니다.
후드 위에 오너먼트 엠블럼을 제외하면 화려한 장식 요소가 없었고
L4X 쇼카에서 선보였던 세로형 그릴도 빠졌지만
도톰해진 헤드램프, 가로선을 강조한 그릴과 펌퍼로
차분하면서도 안정적인 인상을 고우차다운 무게감도 충분했습니다.
이 모델 역시 질리지 않는 깔끔함과 단정함, 견고함이 특징인
당시 GM 계열 디자인의 특징을 고스란히 따랐기 때문에
토스카나 라세티 프리미어 등 GM 대우의 다른 라인업과도 잘 어울렸어요.
미등을 켜면 눈썹처럼 들어오는 포지셔닝 램프, 그릴의 형상 덕분에
당시 판매되던 벤츠 C 클래스와 유사한 느낌이 들기도 했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오리지널 호주 세행에 제공하던 블랙 베젤 헤드램프가 아닌
크롬 베젤이 적용되어 카리스마가 좀 떨어져 보이는 게 아쉬웠어요.
눈에 띄는 부분은 측면이었습니다.
전작과 동일한 전장으로 여전히 동급에서 가장 긴 수치를 자랑했고
견고한 디자인의 알루미늄 휠은 최대 18인치 사양까지 제공해
꽉 찬 느낌을 연출했습니다.
특히 낮게 가라앉은 전면부, 사선으로 솟구치는 캐릭터 라인으로 역동감을 부여하면서
전작이 가지고 있던 지루한 느낌과 대형 세단 특유의 둔중한 느낌을 최대한 배제했어요.
가만히 있어도 마치 달려나갈 듯 스포티했고, 프론트 밴드에 붙은 방열구 장식과
그 속에 자리 잡은 방향 지시 등도 그러한 느낌을 배가시켰죠.
뒷모습도 이전 스테이치맨의 분위기를 적절히 이어받으면서도
신형 모델다운 세련된 분위기로 거듭났습니다.
떡하니 박혀있는 GM 대우 로고가 고급감을 해친다는 지적을 수용해
전용 엠블럼을 부착했고, 두툼한 크롬 라인이 무게감을 더했어요.
다만 마치 물고기처럼 뒤쪽으로 갈수록 안으로 둥글게 말려드는 형상을 띄고 있기 때문에
실제 수치보다 작아 보인다는 게 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두툼한 오버헨더가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전면부는 그나마 나왔지만
뒷모습만 따로 보면 5미터가 넘는 거대한 차체를 가졌다는 것을 짐작할 수가 없었죠.
또 중후함을 주고자 트렁크 끝을 차분하게 낮추는 동급 플래그십들과 달리
스케어 올라간 엉덩이, 원형으로 처리한 듀얼 머플러 등
경쾌함과 스포티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은 좋았지만
반대급으로 한국에서 고급 세단이라는 차급에 요구되는 중후함이 다소 떨어졌기 때문에
보수적인 분위기를 선호하는 주구매층 사이에서는
스타일 면에서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습니다.
대신 신뢰가 부수적이었습니다.
전작에서 지적받은 거의 모든 부분을 보완하면서
드디어 플래그십 대형 세단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구색을 갖췄지만
몇몇 고집스러운 부분들도 함께했어요.
먼저 스포티한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
아우디 A8이나 폭스바겐 페이톤을 연상시키는
4실린더 타입 계기판이 남다른 분위기를 연출했고
속에 자리한 LCD 정보창들도 한글을 지원해 편의성이 높아졌습니다.
또 스테이치맨 신뢰에 아킬레스 건이 됐던 핸드브레이크,
여전히 푸파킹이나 전자식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운전속도를 제대로 낮추고
콘솔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디자인해
깔끔한 신뢰 분위기를 연출했어요.
중앙에 자리한 창문 스위치가
이 차가 스테이치맨의 집게임을 안목적으로 드러냈죠.
이 밖에 아예 확 올리기에는 부담스러웠는지
허리춤까지만 올려놓은 내비게이션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오디오 역시 9개 스피커에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로 업그레이드해
겨울철 따뜻하게 데운 워셔액을 분사해
와이퍼가 작동 중 얼어붙는 것을 막는 핫샷,
커튼 에어백 등 각종 편의 및 안전장치를 추가한 것도 눈에 띄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뒷좌석에서의 편의성도 대폭 업그레이드됐습니다.
운동장 같은 레그룸은 여전했고
남다른 느낌을 줬던 헤드레스트 모니터는
1개의 루프 모니터로 대체됐지만
대신 전트림 기본 적용, 걸치적거렸던 유선 헤드셋도
여기에 작동 범위가 넓은 리클라이닝 시트,
전동식 후방 블라인드와 수동식 측면 커튼은 물론
풀옵션 사양에 한해 뒷좌석의 냉난방 온도까지 별도로 설정할 수 있는
트라이전 공조 시스템과 롤러 방식의 마사지 시트까지 지원하면서
수천만원 비싼 에쿠스나 체어맨 같은 경쟁 플래그십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편의 사양으로 무장했습니다.
마치 건반처럼 암레스트에 나란히 수놓인
전동 시트 버튼들이 참 특이했죠
심지어 헤드레스트까지 전동이었어요
열선 시트 스위치는 왜 커브를 열어야 보이게 해놨는지는 의문이지만
외관에서 짐작되듯 트렁크 공간도 광활해서
골프백을 최대 4개까지 실을 수 있었습니다
단, 전반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눈에 띄는 개선이 이루어진 것은 분명했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는데요
대세를 거스르는 센터페시아 디자인, 버튼의 작동 질감과 소재감이
물론 가격차를 생각하면 납득이 안 가는 것은 아니었지만
제조사곤 소비자들이건 이 차를 그랜저와 SM7이 아닌
오피러스와 체어맨, 에쿠스와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했으니까요
또 끝끝내 추가되지 않은 통풍 시트, 6.5인치 임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지상파 DMB나 내비게이션을 지원하는 건 환영할 만했지만
가뜩이나 옵션값도 비싼데 조작 편의성과 화질이 나빴고
후방 카메라도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하단에 달려있는 것도 불편했는데 이게 또 터치스크린이 아니어서
하단의 조그스틱으로 깨작깨작 조작해야 했죠
다행히 애프터마켓 장인들의 손을 빌리기엔 수월했지만요
또 블루투스 기능이 있지만 말 그대로 전화통화만 지원하는
핸즈프리만 탑재되어 있는 것도 아쉬웠고요
참고로 중국 시장에서는 과거부터 인지도가 높은
뷰익 브랜드를 통해 파크에비뉴라는 이름으로 수출됐는데
아무래도 뷰익 브랜드 자체가 GM내에서 준 프리미엄으로
포지셔닝되어 있는 만큼 인테리어도
이쪽이 훨씬 고급스러웠던 기억이 나네요
파워트레인은 전작의 것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기준 2.8L 사양을 빼고 전 트림을 3.6L로 통일했습니다만
하위 모델인 토스카 프리미엄 6와 뒤이어 등장한
신형 라셉티마저 6단 자동 변속기를 달고 나온 마당에
기어 역시 기존의 5단을 고수하는 바람에
페이퍼 스펙 면에서 실망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았어요
그래도 다행히 상위 트림에 고백일행 엔진이 기본이 될 만큼
주행 성능 부분에서는 불만이 크지 않았습니다
6기통 엔진과 이에 맞물리는 5단 변속기, 매끄러운 질감
부드러운 가감속에 초점을 맞춘 페달 세팅
대형 세단에 기대하는 폭신한 승차감은 직접 운전하기에도
뒷좌석에서 편안함을 누리기에도 만족스러운 수준이었습니다
생김새만큼 스포티하진 않았지만
핸들링을 비롯한 거동이 비슷한 체급의 대형 세단 중
가장 날렵하다라는 평가도 여전했고
후륜구동인 만큼 전륜구동 대형차나
가장 직접적인 경쟁 모델 오피로스와는
결이 다른 안정감과 승차감을 선사했죠
출시된 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2009년 상반기에는
한 차례 마이너 체인지가 이루어졌습니다
내외관에서의 변화는 없었지만
개선된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것이 특징이었는데요
캐딜락 CTS에 먼저 탑재된 신형 3.6L 직분사 엔진을 적용
출력과 토크를 끌어올렸고
이에 발맞춰 변속기도 6단으로 변경해
특히 신형 엔진은 낮은 RPM에서 최대 토크가 터져나와
더욱 경쾌한 주행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죠
이게 거의 반년 만에 이루어진 변화라
초기 물량 사신 분들은 좀 억울했을 수도 있겠네요
외관상에서의 차이는 거의 없었지만
이 모델부터 듀얼 머플러 팁이
듀얼 트윈 머플러 팁으로 변경된 것으로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베리타스는 전작의 실패가 무성의한 상품 구성에 의한 것임을 깨닫고
GM 대우 개발진은 아예 홀덴으로 보내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현지화 작업을 거치면서
좀 더 보완된 상품성을 갖추게 된 모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판매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죠
오너드리븐과 쇼퍼드리븐을 모두 아우르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으나
결국 어느 한쪽도 완벽하게 잡지 못한 애매함만이 보각되어
양쪽 고객 모두에게 선택받지 못했습니다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먼 회사 이미지도 물론 크게 작용했고요
출시부터 단종까지 국내 총 누적 판매량은 2,561대
그마저도 GM 대우의 임원진용 차량, 관련 계열사 사장님들을 비롯한
예관계에 계신 분들의 차가 대부분이었어요
무엇보다 등장 타이밍이 애매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GM 대우가 이 차량을 처음 소개한 것은 2007년 봄
하지만 정식 출시가 같은 해 하반기도 아니고
1년이 훌쩍 지난 2008년 하반기에 이루어지면서
많은 잠재 고객들이 경쟁차로 이탈해버렸습니다
스테이치맨 때만 해도 고리터분한 깍두기 차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결국 최대 1,5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할인 끝에
남은 재고 물량을 모두 소진하고
2010년 소리소문 없이 단종됐습니다
특유의 유니크한 매력과 동급 대형 세단 중 가장 경쾌한 주행재감으로
소수의 오너들만 만족하며 타는 차가 됐고
비주류 모델들이 의뢰 그렇듯
중고차 시장에서도 입소문을 통해
매니아들만 아름아름 찾는 모델이 됐죠
애초에 판매 볼륨 자체가 적어서
부품 수급과 수리비가 만만치 않았다는 게 복병이었지만요
이 밖에 인기가 없는 것도 서러운데
여러 차례 리콜을 겪으면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기도 했습니다
앞서 설명했던 워시웨이 동결방지 기능
핫샷이 아니라 다를까 장치가 과열되어
차량에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결함이 발견되어
장치를 제고하고 각 차주들에게 옵션 금액에 해당하는
설상가상 기존에 제공되던 길쭉한 폴딩 타입 시동키가
키박스에 꽂혀있을 때 주행 중 무릎에 걸려
ACC로 돌아가면서 시동이 꺼진다라는
황당한 결함이 보고되어
짧뚱한 고정형 키로 교체되었습니다
가뜩이나 버튼 시동 스마트키가 슬슬 대중화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여전히 키를 꽂고 돌려야 했던
베리타스의 체면이 더욱 구겨지는 리콜이었죠
한편 전작 스테이치맨처럼 GM 대우의 플래그십 세단으로서
GM 대우가 협찬을 진행한 드라마에
높으신 분들을 위한 의전용 차로 정종 등장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주월리정과 이순재 옹이 타는 차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지금까지 호주에서 영입된 GM 대우의 플래그십 용병
스테이치맨 그리고 베리타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준수한 주행성능, 수입모델치고는 나름 합리적인 가격표를 달았지만
정작 사소한 몇몇 디테일을 신경쓰지 못해
아쉽게도 두 모델 다 실패하게 됐는데요
사실 이것은 배지 엔지니어링의 한계를 드러내는 사례이기도 했습니다
해가 갈수록 소비자들의 입맛이 세분화됐고
이에 따른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남다른 개성을 찾는 문화가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특정 브랜드만의 강력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차량을 선호하기 시작했죠
덕분에 상부상조식 차량 공유는 한때 GM의 강력한 무기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힘을 잃어갔습니다
비슷비슷한 생김새와 무난한 상품성에
로고만 다르다고 차를 사주는 시대가 저물어버린 것이죠
같은 방식으로 차를 팔았던 미국 빅3 모두가
비슷한 결말을 맞이했던 건 절대 우연이 아닐 거예요
이로 인해 후속 개념으로 등장한 한국형 락크로스의
현지화 작업에 더욱 신경을 쏟았고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상품 구성
더 나아가 국내 생산을 추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이쪽도 성공했다고 하긴 애매하지만
다음에도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사소하지만 궁금한 자동차 이야기
멜론 머스크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