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와 지위를 빼앗겨 마스코트가 된 일본의 무당 무녀(미코) 이야기

당신이 몰랐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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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몰랐던이야기 #당몰이 #무녀 #미코 #일본 #신사 #역사 #무당
참고자료
https://omajinai-navi.jp/itako-detail/
https://fortunetelling.info/uranai-type/yuta-kaisetsu/
https://miko.org/~tatyana/reference/faq.html
https://japan.fandom.com/wiki/%E5%B7%AB%E5%A5%B3
https://sengoku-jidai-kassen.com/shinwa/20171129/
https://mtditako.net/blog/index.php/2021/03/12/20210312/
https://kumejimalife.com/about_noro/
http://www.hello.ac/period.classification.pdf
https://lani.co.jp/spirit-40177
https://www.e-aidem.com/ch/jimocoro/entry/iguchi05
당신이 몰랐던 이야기, 오늘은 일본의 무당, 무녀 미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얼마 전에 올린 일본의 무속신앙 신도 편에서도 일본 무녀에 대한 이야기를 살짝 다루었죠.
만약 신도 영상을 안 보셨다면 먼저 보시고 오시면 이번 영상을 더 재밌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안 보고 오셔도 이야기를 듣는데 불편함은 없으실 겁니다.
뭐 여튼 한국의 무당을 생각하면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
저는 막 들어오자마자 무서운 목소리로 소리를 치는 게 떠오릅니다.
한 번 가본 적이 있는데 저는 40살이 되면 일이 좀 잘 풀리고 그 전까지는 힘들게 산다더라구요.
이걸 풀려면 뭐 이것저것 해야 한다는데 아 예 하고 그냥 나왔습니다.
저한테도 그렇지만 보통 무당이라고 하면 억세고 무서운 이미지이죠.
반면에 일본의 무당인 무녀는 신사에서 긴 머리를 휘날리며 신비로운 아우라를 풍기는 미소녀가 상상됩니다.
이건 비단 환상이 아닌 의도적으로 일본이 연출해내는 이미지이죠.
일본의 종교, 신도의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무녀 미코는 신성함, 순수함, 신비함을 나타내며 신을 모시는 신사의 마스코트 같은 존재입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현재 미코는 권위와 지위를 빼앗겨 상징성만이 남은 모습이라 볼 수 있죠.
일본 무녀의 시작은 일본 건국신화에 등장하는 기예의 여신 아메노우즈메입니다.
두 남동생의 장난에 극대노하여 동굴에 숨어버린 태양신 아마테라스를 춤으로 다시 밖으로 나오게 했다는 아메노우즈메 전설이 무녀 미코의 시작이죠.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서인 고삭이나 일본 서기에 따르면 무녀의 기원이 되는 샤먼의 등장은 청동기 시대라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무녀는 훨씬 전인 신석기 시대부터 존재했죠.
신이나 혼을 빙의하여 개시를 내리는 샤먼의 형태로 말입니다.
일본의 신석기 시대에는 여성이 제사를 주관했으며 지위 또한 굉장히 높았죠.
일본 고대 부족국과 야마타이국의 여왕 히미코도 신의 개시를 전하는 무녀였습니다.
히미코는 왕에 오른 이후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귀신을 부리는 주술인 기도로 나라를 통치했죠.
하지만 3세기 후반 야마토 조정시대에 들어서면서 무녀대신 황녀나 황후가 신의 개시를 받는 자리에 서게 되며 무녀는 제사의 중심에서 보조로 전락해버립니다.
게다가 6-7세기 일본은 불교 황금기를 맞이하면서 무녀의 지위는 추락해버리죠.
죽음이나 병과 함께 임신, 출산, 월경, 성교 등을 부정함으로 간주하고
여성은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라는 당시 일본의 불교 사상은 신도와 일본인들의 생각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안그래도 일본은 남성 권력 사회가 확립되어 가던 시기에다 제사의 주도권도 남성이 잦게 되면서 황녀나 황후의 자리도 많이 낮아졌죠.
이때부터 신이나 혼을 빙의하여 신의 개시를 전하는 무녀는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고대 무녀에서 볼 수 있었던 주술적인 요소는 사라지고 천여성만이 강조되는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죠.
몇몇 소수의 무녀는 이타코, 도로 같은 한국 무당과 같이 빙의 능력으로 먹고사는 생업 무녀가 되었습니다.
국가적인 제사가 아닌 개인으로 일하는 사업자 같은 존재가 된 것이죠.
그래도 8세기 말 혜이안 시대에는 다시 무녀가 신사에 등장하게 시작합니다.
마츠리 즉 제사에서 신에게 바치는 춤인 카구라 춤을 추는게 무녀의 역할이 되었거든요.
그렇다고 해도 지위나 대우는 여전했습니다.
신사의 무녀는 보조였고 그게 아니면 먹고 살기 위해 떠들면서 빙의나 점을 치고 살았죠.
무녀가 현재 무녀의 모습에 가까워지기 시작한건 중세시대부터입니다.
무녀들이 추던 카구라 춤은 제사를 위해서만이 아닌 돈을 벌기 위해 공연하는 일종의 예술로 퍼져나갔죠.
이 시기 유명했던 무녀인 이즈몬 오크니는 전국을 떠들며 춤을 추고 다녔는데,
이게 일본의 전통 공연 예술인 가부키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오크니가 유명해지자 당시 전국의 유녀들이 오크니의 춤을 따라 추었는데,
아무래도 유녀들이다 보니 춤을 야식꾸리하게 춰서
17세기 에도 시대에 들어서는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여성 가부키가 금지되기도 했습니다.
일본이 근현대 시대에 돌입한 메이지 시대에는 일본의 전통 종교인 신도는 천황 순배를 강화하기 위한 국가신도로 바뀌었죠.
무녀의 빙의나 개신능력은 근대 국가로 거듭나는데 방해가 되는 사상이었습니다.
정확히는 신의 피를 이은 천황보다 무녀가 더 신성한 느낌을 주면 안되었죠.
결국 일본 정부는 무녀금지령을 내립니다.
몇몇 신사가 신도적 가치 측면에서 무녀의 존재의미를 호소하면서
춤만 출것을 조건으로 겨우 무녀는 살아남죠.
이때부터 보자 그러니까 단순 사무직 개념으로 무녀를 고용하는 신사도 늘어납니다.
무녀는 더이상 한국의 무당같은 존재도 신성한 존재도 종교적인 존재도 아닌 정말 마스코트가 되어버리죠.
현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제사에서 춤을 추는 전통은 유지되고 있죠.
신사에 근무하면서 제사 때 춤을 추는 본직 무녀는 여전히 채용기준이 까다롭습니다.
우선 신사의 성직자격인 신직이 여식이거나 아주 가까운 친족 또는 신사에서 태어난 사람이어야 하죠.
자격증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보통 신직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학과에 진학합니다.
학과가 마련되어 있는 대학도 몇 없으며 중요한 것은 입학하려면 졸업 후 근무할 신사가 정해져 있어야 하고
신사의 추천서가 필요하죠.
정년은 20대 후반이며 미혼이어야만 합니다.
신사마다 규칙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예외적인 경우도 있죠.
70에서 80살이 돼도 신사에서 근무하는 무녀는 있습니다.
다만 나이가 들면 뒤쪽에서 업무를 보고 무녀복도 입지 않죠.
보통 사람들이 무녀가 될 수 있는 기회는 단기로 모집하는 무녀 알바입니다.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무녀들이 무녀 알바이죠.
참고로 무녀 알바는 키, 몸매, 머리끼리를 따져서 뽑습니다.
외모만 보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미소녀의 이미지가 생긴 것이고요.
그럼 한국 무당 같은 무녀는 더 이상 없는 건가 궁금하실 수 있는데 소수시만 존재는 합니다.
구치오세계 무녀라 부르는데 이타코, 유타, 노로 등 일부는 지역마다 구치오세계 무녀를 다르게 부르죠.
이 중에서 이타코는 혹독한 수련으로 능력을 터득합니다.
이타코는 맹인으로 태어난 딸에게 어떻게든 먹고 살아가라며 수련을 통해 영적인 능력을 터득시켰던 게 시초이죠.
수련은 너무 험해서 목숨을 잃는 경우도 많습니다.
현재 이타코가 되기 위해서는 짧게는 2년, 평균 5년 정도의 수련을 거쳐야 하죠.
외워야 할 노래나 주문도 많아서 10살이 넘기 전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스승에게 인정받으면 가미츠케, 즉 신내림을 받을 자격이 주어집니다.
가미츠케 의식은 100일 전부터 준비해 의식 당일에는 휘노차림으로 가마 속에 들어가죠.
최면 상태와 같은 트랜스 상태를 거쳐 정신을 잃을 때까지 스승 그리고 다른 제자들과 함께 주문을 외웁니다.
이것은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가는 과정이며 저승에서 다시 귀환해야만 이타코가 될 수 있죠.
제자가 정신을 잃으면 스승은 강영술로 평생 동안 모시게 돼 수호신을 제자몸에 내려받고 신의 이름을 듣습니다.
제자는 혼수 상태를 이겨내고 즉 저승에서 돌아와 수호신의 이름을 말할 수 있어야만 의식에 통과할 수 있죠.
2022년 기준 이타코는 단 6명 뿐이며 제일 젊은 현역 이타코는 49세입니다.
계승하려는 사람이 없어 이타코는 사라질 위기에 있다고 하죠.
사실 일본의 어느 지역을 가도 구치오 세계 무녀들은 이제 정말 소수만 남아있습니다.
한국에는 동네마다 무당이 있는 것과는 다르죠.
그렇다고 신길을 가진 사람이 적다는 뜻은 아닙니다.
한국에서는 영적인 영역을 다루는 건 무당이나 법사 정도로 생각하지만
일본에서는 종교와 지역에 따라 이름도 모시는 신도 다 제각각이죠.
보통 영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을 영능자 영매사라고 부르는데
불교의 행자 또는 야마부시의 애니미즘을 근본으로 하는 기도사도 있고
알바가 아닌 신도의 무녀도 영적인 능력을 가졌다고 봅니다.
자신의 신기와 재주를 발휘하는 점쟁이도 있죠.
오키나와의 미야코섬에 사는 점쟁이 강카카리아라는 것도 있습니다.
신도영상에서 나온 이야기인데 일본은 신이 믿고 따르는 존재라기보다는
일상 속에 함께하는 것이라 여기기 때문에 이렇게 다양하게 생겨난 것이죠.
무녀가 아름답게 그려지는 대에는 의상도 한몫을 합니다.
하얀 상의는 하쿠에 또는 시라기누 빨간 하의는 히바카마라고 부르는데
기모노가 바탕이 된 의상이죠.
참고로 황갈색은 천왕 황단색은 황태자를 상징함으로 절대 쓸 수 없었고
연한 먹색 회색은 상복색이라 기피했습니다.
불교사상의 영향으로 천연성을 따졌기 때문인지
일반적으로 미혼여성의 상징이었던 빨간색 심홍색을 착용한 게
현재 대표적인 무녀복으로 이어진 것이죠.
신사마다 색이 다르거나 나이나 계급에 따라 하이색을 구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여담으로 무녀알바는 자격과 기회만 된다면 외국인도 할 수 있습니다.
유학생이나 취업이 가능한 자격이 있거나 일본 사람을 배우자로 든 경우죠.
실제로 외국인이 신직을 맡고 있는 신사도 있고
신사가 한참 바쁜 연말 연시에는 외국인 무녀알바도 볼 수 있습니다.
규모가 크고 유명한 신사는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기본적인 일본어만 할 수 있다면 외국인을 더 환영하죠.
종교정치에 정신없이 치이면서도 신사의 상징으로 살아남은
일본의 무녀 미코에 대한 이야기 이번 편은 여기까지입니다.
조만간에 한국 무당에 대해서도 다루어 보도록 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