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교수(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는 책 한권 더 보겠다는 아이와 승강이 벌인 일을 추억으로 떠올립니다. 덕분에(?) 아이는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수만 권의 책을 벗 삼아 자랐다고 합니다. 대학 입학도 공부도 졸업도 무난히 해낸 비법을 이렇게 답했습니다. “책에 다 있어.” 그가 “독서는 일이다. 빡세게 하는 것”(Feat. 🧱책)이라고 강조한 이유는 뭘까요? 생태학자인 그가 연구를 시작하면, 10년은 기본입니다. 어느덧 40만 명과 소통하는 유튜버가 된 사연부터, 뭐든 옆에서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꾸준하게. ‘아! 힘들어 죽겠다’고 하면서도 그냥 하는" 이유도 물었습니다. 설거지를 비롯해 각종 집안 일을 자신의 일처럼 여기게 된 깨달음도 멋집니다. 직접 만나보세요! :)
🎵 인터뷰 순서 00:00 하이라이트 00:35 최재천 교수 인사와 소개 01:09 아빠가 된 후, 아이에게 매일 책 읽어준 이유 05:21 요즘 아이들 '문해력' 평가, 기성세대 잣대? 11:09 독서는 일, 책은 빡세게 읽어야 한다? 12:34 유튜브 소통의 재미와 원동력은? 14:45 한국에서 아이 낳는 사람들은 바보? 18:24 여권 신장 위해 목소리 낸 까닭? 22:11 육퇴한 독자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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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확실한 육아 동지가 되고 싶은 '육퇴한 밤'이 문을 열었습니다. '구독'과 '좋아요'로 힘껏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지금 새끼 낳아서 기르는 동물은 망하는 동물이에요.
안 낳는 게 유리한 시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 키워보는 그 희열은
이 세상 어느 다른 거하고는 비교가 안 됩니다.
제일 신나고 멋진 일이거든요.
알면 사랑한다.
유쾌한 밤.
안녕하세요.
유아예대의 고고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최뢰천 교수입니다.
어쩌다가 유튜버가 돼서
최뢰천의 아마존이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생육아 얘기를 조금 더 해볼까 봐요.
교수님께서도 아들한테 책을 많이 읽어주셨다고
당시 어떻게 책을 읽어주셨는지 궁금해요.
미국에서 그 아이가 태어났는데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도 없지.
지극히 예민한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제 아내가 성가대 지휘를 하는 미국 교회에
할머니, 할아버지 부부가 애를 보러 오셨어요.
할머니가 별의별 얘기를 다 하시는 거예요.
오늘 아침에 뉴스에 이런 게 났는데
우리는 옆에 앉아서 저 할머니가 노망이 났나
이런 표정을 보고 있는 거예요.
한참 얘기를 하시다가 저희 둘을 딱 보시더니
니네 생각에 내가 지금 웃기지?
솔직히 그렇다.
니네들 생각에 얘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지?
그게 아니야.
얘가 말을 못한다 뿐이지 얘가 지금 다 듣고 있거든.
그런데 걔한테 하루 종일 까르르 까꿍
이런 것만 하면 얼마나 손해냐.
책 읽어주고 말하고 하라는 거예요.
그렇구나.
그래서 그냥 저희 둘은
걔가 눈뜨고 있는 시간은 무조건 번갈아 가면서
책 읽었어요.
어느 날 읽어주다가 제가 잠에 들은 거예요.
잠결에 누가 책을 읽고 있어요.
이건 뭐지? 깨어났는데
이놈이 그냥 혼자서 읽는 거예요.
읽는 게 아니죠.
이거 내가 수천 번 읽어줬으니까 외운 거죠.
페이지 딱 나고 그림 보면 지각을 하는 거예요.
디즈니 책을 많이 읽었는데
제가 이렇게 성대모사를 조금 하거든요.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늘
저 도널드 닥 흉내도 내고 미키 마우스 흉내 내고
구수 흉내 내고 했는데
똑같이 읽힌다고 하면서 읽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하여간 참 많이 읽어줬고요.
그러다가 이제 어느 날
그 녀석이 자기가 진짜 읽게 되니까
그다음부터는 또 다른 싸움이 시작이 되는 거예요.
9시에 저는 불을 꺼야 제 일을 할 수 있잖아요.
네, 맞아요.
그래서 이제 9시 불 꺼야 되는데
이것만 다 읽게 해주면 안 되냐.
안 돼! 눈 나빠져. 머리 나빠져.
사람은 잠을 제때 자야 되는 거야.
불 끄면.
아빠 왜 이렇게...
그 싸움이 참 즐거웠어요.
그 아이가 나중에 보니까
정말 책을 좋아했고요.
대학에 가기 전까지
그 아이 방에 책이 수만 권이 있었으니까
다 읽었지는 않겠지만
굉장히 많이 읽고
책을 가까이 하게 됐네요.
학교 성적은 그렇게 최고는 아니었는데
워낙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다 같이 보는 시험들 있잖아요.
그런 거는 또 잘 봐요.
어떻게 공부도 안 한 놈이
그런 거 제법 잘 본다.
책에 다 있어.
건방지게.
대학 가서도 공부를 잘 안 하시던데
그래도 어떻게 겨우 졸업한 걸 보면
너 어떻게 그래도 졸업은 했다.
책에 다 있어.
근데 그 말이 거짓은 아닌 것 같아요.
워낙 책을 많이 읽다 보니까
어디든 뭘 이렇게 하다 보면
읽은 책하고 걸리는 게 있대요.
읽다 보면 뭔가 걸린대요.
그래서 그 책을 바탕으로 적당히 버무리면
적당히 빠져나간대요.
책에 다 있는 거네요.
그 말이 그냥 하는 말은 아닌 것 같아요.
정말 재밌게 읽어주신 게
이렇게 크게 책에 스며들 수 있는
어른이 되게 만들어주신 것 같은데
요즘 같은 경우는 문외력 키워주려고
책 육아도 많이 하시고 하는데
선생님께서 쓰신 공부라는 책에
저는 이 문장을 한번 여쭤보고 싶더라고요.
요즘 아이들 문외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는
기성세대가 내린 것이다.
젊은 세대의 접근이 백과사전식이라고 했을 때
정보를 조각조각 취합하고
중간에 생각을 여는 스파크가 튀면서
자기 생각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렇게 말씀을 주셨거든요.
아이들이 이미 잘하고 있는데
괜한 저희 어른들의 걱정인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
혹시 직접 여쭤보고 싶어서요.
제가 이 책에서 한 얘기는
그냥 한 얘기는 아니고요.
이게 시대에 따라서 또 다 변하는 거잖아요.
옛날에 우리가 클 때야
말하자면 책을 한 권 다 떼고
그 책에 대한 독후감을 써야 되고
정서적으로 해야 되지만
저도 요즘 책을 한 권을 떼 본
기억이 별로 많지 않거든요.
제가 그거를 공격적 책 읽기다
이렇게 포장을 멋있게 했는데
요즘은 책을 어떻게 읽느냐
쳐들어가지요, 책으로.
그러고는 내가 필요한 부분만
캐내서 그 부분만 읽고
빨리 또 빠져나오잖아요.
실제로 많은 분들이 그런 식으로 하면서
편집을 하는 거잖아요.
그거는 제가 보기에 요즘 우리 아이들이
굉장히 탁월하게 잘하는 것 같아요.
물론 그런 거를 읽는 이런 거가
매끄럽지 않은 그런 부분들은
분명히 있겠지만
이게 우리가 생각하던
옛날 스타일의 무내력
그게 과연 요즘 세상에도
통용되는 무내력일까.
중요한 거는 혼자 읽게 되는 때부터가
중요한 거잖아요.
소산딸 안 읽고 있습니다.
그렇죠. 안 읽잖아요.
안 읽는 거의 원인 중에 제일 큰 게 TV잖아요.
스마트폰.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가정은
거실에 극장을 방불케 하는
거대한 대형 스크린을 놓고
우영우라든가 이런 기가 막힌 세계가
세계가 찬양하는 그런 기가 막힌 드라마를
저 보시면서
돌아와서 아이한테는
야 넌 왜 책을 안 읽냐.
세상에 이것처럼 불공평한 게 어디 있습니까.
세상에 어느 책이
우영우드라마보다 더 재밌는 책이
지금 어디 있어요.
참 말도 안 되는
저희 집에는 TV가 없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엄마는 저기서 책 읽고
아빠는 저기서 책 읽고
집구석이라고 재미가 하나도 없네.
나도 할 거는 책 읽는 것밖에 없네.
이래야 책을 읽는 거지.
책 외에 너무 재밌는 게
집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걔가 왜 책을 읽어요.
제가 보기에 설선수범하셔야 되는 게
가장 중요한 거고요.
아이가 볼 때마다 책 보고 있는 엄마,
책 보고 있는 아빠
이걸 하셔야 되는 겁니다.
그래서 그걸 제가
몸으로 가르치자라는 표현으로 하는데
우리는 너무 지나치게 말로 가르치잖아요.
당신은 하지도 않으면서
아이한테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데
그러지 말고요. 같이 읽으시고요.
제발 아이들한테 독후감 쓰라는 얘기하지 마세요.
그러면 또 읽기 싫어져요.
같이 읽으세요.
그런데 그걸 옆에서 들러붙어서 같이 읽으면
아예 재미없어하니까요.
아이가 읽는 책을 슬쩍 파악하시고
그 책을 읽으세요.
그리고 어느 날 아이가 책을 상당 부분 읽었다고
파악되는 날
그냥 그 책의 내용으로 대화를 슬쩍 해보시라고요.
야, 걔는 왜 그랬니?
뭐 이러면서 얘기를 하면
엄마, 그 책 읽었어?
나도 읽어보니까 되게 재밌더라.
그리고 서로 대화를 하다 보면
책을 읽은 만족감 같은 것도 생기는 거고
그러면서 서로 책을 어떻게 이해했나
이런 게 서로 공유도 되고
그러면서 예를 들면 정말 걱정스럽다 그러면
엄마가 아빠가 갖고 있는 문해력으로
아이와 대화를 나누면서
아이의 문해력을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일을 하시는 거지.
문해력을 내가 이제 너에게 키워줄 거야.
에이, 그게 아닌 것 같아.
저는 진화를 연구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더 그런지는 모르지만요.
아이들이 그렇게 생각하면 그게 현실이고
그게 우리가 지금 가고 있는 미래예요.
그거를 오히려 먼저 산 사람들이
그렇게 가지 말라고 지금 자꾸 붙들어 맬라 그러는데
그게 과연 옳은 일일까?
제가 이런 얘기하는 이유가
글도 시대에 따라서 변하잖아요.
그런데 어쩌면 우리가 기성세대가 문해력을 가지고
우리가 생각하는 문해력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닐까?
얘네들한테는 짤막한 카톡 메시지가 그게 글인데
새로운 세대의 아이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구조가 있는 거잖아요.
그걸 우리 눈으로 우리 잣대로 보면서
아, 이놈들은 도대체 문해력이 없어.
글쎄요. 저는 그 판단, 옳은 판단인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책을 줄 시간 날 때
여유 있을 때 읽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책을 빡세게 읽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씀을 해주셨어요.
왜 책을 그렇게 빡세게 읽어야 될까요?
독서는 일이어야 된다. 그렇죠.
내가 모르는 분야를 도전하는 게 독서지.
우리 요즘 왜 벽돌책이라는 표현이 있잖아요.
양자만화.
그런 거를 그래도 살면서
그런 거 한 권 정도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읽어보는 게
그래도 내가 책 좀 읽었다고 얘기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말랑말랑한 책만 맨날 붙들고 계시면
그런 책 죽어도 못 읽어요.
사실 우리 아마존 유튜브 채널 운영하고 계시잖아요.
이제 아마 구독자 벌써 37만 명.
그러게요.
아, 유튜버가 되셨어요.
유튜버라고 이렇게 소개를 드려도 되는 건지.
가끔 그렇게 소개 받아요.
아, 그러세요.
이와의 내 석자 교수고 어쩌고저쩌고 이렇게 소개할 때 가만히 있다가
유튜버라 그러면 와!
요즘 자주 인사받으신대요.
유튜브 잘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그래서 우리 재미님들과 소통하는 재미가 또 있으실 것 같은데
어떤 재미가 있으신지 좀 여쭤보고 싶고
1년 넘게 꾸준하게 해오고 계신데
원동력을 저희가 좀 배우고 싶어서 한번 여쭤보려고요.
저도 처음에 시작했는데 몇 달 동안 그냥 몇 천 명으로 계속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게 숫자가 늘어야 된다면서요.
그걸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지도 못하고
그 당시에는 제가 일주일에 한 번씩 스튜디오에 나타나면
제작팀이 항상 제가 문 열고 들어올 때
자기네들은 견눈질을 했다고 그러더라고요.
왜냐하면 제가 어느 날 들어오면서
아, 이제 그만합시다. 이렇게 해도 안 되는데
뭐 이렇게 애쓰냐.
접자고 그런 얘기할 줄 알고 늘 조마조마했다는 거예요.
제가 세상 계산에 좀 어두워요.
그래서 그냥 하면, 시작하면 그냥 옆에서 그만하라 그럴 때까지
꾸준히 해요?
그냥 해요. 그게 꾸준한 건지 뭔지 잘 모르고
저는 제 연구실에 연구가 지금 까치 연구한 지가 한 25년 됐고
김파란 원숭이 연구하는데 그것도 한 15년
지금 돌고래 풀어주고 돌고래 따라다닌 지도 거의 10년 가까이 되고
그냥 뭐 하면
10년은 기본
그냥 하는 거예요. 힘들어 죽겠다 그러면서 그냥 해요.
아마 그냥 유튜브도 그냥 하다가
어느 날 뭐가 하나 빵 터지니까
이른바 역주행이라는 걸 하더라고요.
특히 유튜브는 진짜 꾸준히 하다가
그중에 어느 하나가 되면 다른 게 다 따라서 같이 올라가는 거잖아요.
정말 유튜브 세계에서만큼은 꾸준한 거가 제일 큰 힘이다 생각합니다.
열심히 꾸준히 해야죠.
사실 그 역주행이라고 해야 되는 그 영상이 있었잖아요.
한국에서 아이 낳는 사람들은 바보다라고 했었던 그 영상이요.
아이를 낳지 않는 분들한테 늘 갖는 죄책감
그리고 또 아이를 낳고 키우는 분들의 어려움들을 다 어루만져 주셨던 것 같아서
그래서 영상이 더욱더 핫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그렇게 말씀하셨던 이유가 뭔지 궁금해요.
사실은 그 얘기를 제가 17년 전에 책으로 썼거든요.
우리가 세상 일을 볼 때 스케일을 달리해서 볼 필요가 있거든요.
이게 우리나라의 문제로만 이렇게 보면
출생률이 낮은 게 심각해 보여요.
그런데 이걸 세계 전체로 보면 참으로 반가운 일이거든요.
지금 모든 환경 문제는 궁극적으로 인구 문제거든요.
지금 우리가 기후변화 이런 걸로 고생하게 된 거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 거잖아요.
어떻게 보면 제 유튜브가 조회수가 거의 200만 명에 육박했거든요.
이 얘기는 이제는 사람들이 이런 얘기를 시작하고 있다는 거죠.
주변에 보면 환경 문제가 너무 저희가 피부로 와닿다 보니까
출산을 더 안 하려고 생각하는 그런 여성들도 실제로 되게 많이 늘었거든요.
남성들도.
그러니까요. 이게 국가가 기껏 한다는 게
돈 조금 더 드리겠습니다. 세금 조금 깎아 드릴게요.
그런데 왜 애를 안 낳으세요?
이런 식으로 여성들한테 육박 지른다는 게 한마디로 말이 안 되는 거예요.
그거를 제가 약간 거칠게 표현한 거죠.
사실 따지고 보면 진화생물학자의 눈에는
대한민국 여성들은, 대한민국 부부들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적응하고 있다.
진화적으로 보면 가장 잘하고 있는 나라거든요.
지금 새끼 낳아서 기르는 동물은 망하는 동물이에요.
자연선택 과정에서 도퇴당할 수밖에 없는 동물들인 거죠.
역시 대한민국은 가장 탁월한 동물들이 사는 나라인 거죠.
상황 파악하고 지금은 안 낳는 게 유리한 시절이다.
지금 안 낳고 있는 거예요.
그거를 무슨 재주로 뒤집겠어요?
제가 다섯 살 아이를 키우느라 정말 허덕허덕하고 있는데요.
그 허덕허덕하는 삶에 너무 큰 위로가 되더라고요.
이 아이가 태어나서 이 힘든 시간이 사실 너무나 기쁜 인간에 있어서
너무 큰 희열과 기쁨을 줄 수 있는 시기라는 말씀에
아이를 다시 한 번 볼을 쓰다듬고 머리를 쓰다듬고
아마 제 영상에는 편집이 돼서 안 나갔을 것 같은데
제가 생각해도 그 아이를 키우는 과정을 굉장히 즐겼고
굉장히 행복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아빠 별로 많지는 않잖아요.
그런 점에서 저는 되게 행복한 아빠인 것 같습니다.
유키즈에 출연하셔서 호주지폐지에 기여하신 내용들이 소개가 돼서
많은 분들도 아시게 됐고 교수님 살아오신 어떤 삶을 보면
여권 신장에 대한 목소리를 좀 꾸준하게 내셨거든요.
사실 그렇게 꾸준하게 발언해 주신 이유 너무 궁금해요.
여쭤보고 싶어요.
저도 궁금해요.
왜냐하면 저는 진짜 가부장적인 가정 꼽으라 그러면
거의 이렇게 손에 꼽힐 정도의 그런 가정에서 컸거든요.
그것도 또 아들만 4형제가 같이 컸거든요.
집에 여자라고는 어머니 한 분밖에 없는 거죠.
그런데 그 어머니가 아버지한테 여성으로 이렇게
곱게 대접받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는 크면서
나는 이 다음에 여자를 만나면 정말 잘해주고 싶다.
그런 마음은 있었는데 이게 안 되잖아요.
보고 배운 게 그거밖에 없으니까.
처음에 결혼해서 진짜 무지하게 많이 싸웠어요.
제 아내는 한국에서 컸는데 여성차별이라는 걸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았던 거예요.
딸들이 오히려 더 대접받는 그런 분위기에서 큰 거예요.
달라도 둘이 너무 다른 집안에서 커가지고
둘이 서로를 이해하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결혼하고 한참 살았죠.
78년 산 어느 시점에 제가 깨달았어요.
저 사람이 더 답답하겠구나.
잘해준다고 하면서 제 마음속에는 뭐가 있냐면
내가 이렇게 잘해주는데 좀 가부장 대접도 좀 해주고
얼마나 좋은가.
그러고 살았던 것 같아요.
설거지는 내가 하겠다고 자원을 하고는 설거지를 평생 했는데
처음에는 많이 깨먹었어요.
왜냐하면 이게 내 일이 아니거든.
저 사람의 일을 내가 지금 해준다 그랬단 말이에요.
한 78년 된 어느 날 토요일 오후에 설거지를 하다가
이상한 깨달음을 얻었어요.
햇빛이 등에 따뜻하게 내리쬐는 어느 토요일 오후였는데.
하다가 근데 나는 왜 이 일을 저 사람 일이라고 생각하고
늘 이렇게 하고 있나.
저 사람은 태어나면서 이런 일을 하려고 태어난 건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왜 나는 설거지, 음식하는 거,
장보는 거, 청소하는 거 이게 저 사람 일인데
내가 다 해주고 있는데 이걸 기분 나빠하면서 사는 거죠.
그 깨달음을 딱 얻고 나니까 모든 일이 내 일이 돼버렸잖아요.
일단 내 영역으로 들어오니까 나는 잘하고 싶은 거죠.
그래서 저는 설거지의 달인이 되어가는 거죠.
제 아내가 지금도 가끔 제가 설거지 끝내놓은 거
이렇게 와서 보고는 설거지 하나는 예술이다, 예술.
제 일이 되니까 정말 열심히 하는 거죠.
잘하는 거죠, 그다음부터는.
집안일이라는 거에 저희 둘은 구분이 없어요.
남자가 집에서 못할 일은
애를 낳는 일 하나 빼놓고는 못할 일이
내가 해보니까 아무것도 없더라.
그냥 집안일이 내 일이인 거죠.
자식 길러보는 기쁨은 인생의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씀 주셨는데
아마 이 말씀을 너무 공감하고 계실
저희 독자분들, 양육자분들께 힘이 되는 말씀
마지막으로 인사 부탁드릴게요.
저도 한 번 해봤거든요.
한 놈 키워봤는데
인생 다시 살라고 그래도 저는 또 하고 싶어요.
그 녀석을 키우면서 힘들었던 그런 기억 참 많지만
그래도 꼭 하나의 생명을 키워내면서
겪었던 행복, 만족감, 뿌듯함 이런 건
다른 인생에 다른 짓 해서 얻을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제가 우리 사회의 저출생 문제에 대해서
험담을 제가 많이 한 사람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런 얘기도 덧붙이고 싶어요.
아이 키워보는 그 희열은 이 세상 어느 다른 거하고는
이건 비교가 안 됩니다.
힘들지만 참 힘든 세상이지만
아이를 키우고 계시는 부모님들은 다 이유가 있는 거거든요.
그게 사람으로 태어나서 할 수 있는 일 중에
제일 신나고 멋진 일이거든요.
그런 결정을 하신 부모님들 응원하겠습니다.
아이하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거든요.
너무 힘들다고 생각하지 마시고요. 즐기세요.
아이는 그 아이가 또 다 운명을 갖고 태어났으니까
그 놈이 알아서 할 겁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요.
같이 삶을 즐기시면 그 아이도 잘 클 거예요.
걱정 너무 많이 하지 마시고요.
재밌게 잘 사시기 바랍니다.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너무 긴 시간 감사드립니다.
나중에 손주 육아가 한참 있을 때 한 번 더 오실게요.